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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황상'도 마음대로 못하는 대북제재 해제

이배운 기자 | 2019-02-22 04:00
트럼프 “대북제재 해제하고 싶지만 북한이 뭔가를 해야”
비핵화·인권개선·체재개선 조건 갖춰야…단기 해결 어려울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싶지만 그러려면 북한이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의회 승인 없이는 자의적으로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없는 처지를 전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는 ‘대북제재 및 정책 강화법’, ‘제재를 통한 적대국가 대응법’, '대외 원조법’ 등 여러 법률과 행정명령들이 얽혀 부과되고 있다. 과감한 정책결정으로 ‘트 황상(皇上: 현재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황제)’ 별명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도 완력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2016년에 제정된 ‘대북제재 및 정책 강화법’은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5가지 조건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significant progress)’을 보였다고 판단하고, 이를 의회의 관련 위원회들에게 증명해야 제재가 종료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 5가지 조건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핵·생화학·방사능 무기 프로그램 폐기 ▲정치범수용소에 억류된 모든 정치범들의 석방 ▲평화적 정치활동에 대한 검열 중단 ▲개방적이고 투명한 사회 확립 ▲북한이 납치하거나 불법적으로 억류하고 있는 미국 시민들(이미 사망한 미국 시민 포함)에 대한 완전한 해명과 송환 등이다.

미국은 그동안 북핵 목표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설정해왔다. 그러나 지난 핵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트럼프 행정부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로 조건을 완화 시키면서 불가역적 비핵화 항목을 제거했다. 더불어 생화학 무기 폐기에 대한 논의는 첫걸음도 못 떼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모든 정치범 석방’ 조건도 근시일 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정치범수용소가 인권침해의 온상임은 사실이지만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부당한 요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한국의 온갖 흉악범들이 수감돼 있는 교도소를 없애버리면 그에 따른 혼란사태를 감당할 수 있겠냐”며 “북한도 체제의 위협이 될 만할 인물들을 한 번에 석방시키는 것은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적 정치활동에 대한 검열 중단’ 및 ‘개방적 사회 확립’도 쉽지 않은 조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유례 없는 3대 세습 독재자로 정통성이 취약하다. 주민들이 체제의 실상을 파악하고 인권·자유에 대한 인식을 가지면 정권 존립위기가 닥칠 수도 있는 만큼 과감한 개방 정책을 펼치는 것은 어렵다.

불법적으로 억류한 미국 시민에 대한 송환 문제는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동을 마치고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석방 시켰다. 현재 북한에 남아있는 미국인 억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에 송환한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 씨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웜비어 씨의 유족측은 지난해 12월 웜비어 씨 사망에 대한 북한 당국의 책임을 제기했고, 이에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북한에 5억113만달러(한화 약 560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한해 예산이 약 7조원에 불과한 북한이 배상금을 온전히 지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특히 북한은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지적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어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례로 꼽히는 웜비어 씨 사건의 책임을 인정할 가능성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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