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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PK예산으로, 오늘은 法흔들기로 '김경수 구하기'

이충재 기자
입력 2019.02.20 01:00 수정 2019.02.20 07:35

민주당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 이어 '판결문 읽기' 토크쇼

법원 겨냥한 '여론몰이'…"정권 눈치보는 법원만들기 아닌가"

민주당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 이어 '판결문 읽기' 토크쇼
법원 겨냥한 '여론몰이'…"정권 눈치보는 법원만들기 아닌가"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2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월 3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2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월 3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여당의 '김경수 구하기'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경남으로 내려가 선심성 예산지원을 약속하며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의 부당성을 강조한데 이어 19일엔 김 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부정하는 행사를 잇따라 열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재판불복' 후폭풍을 우려해 외부 전문가의 입을 빌려 1심 판결을 문제 삼았다. 행사 명칭도 법률연구 세미나를 연상케 하는 '김경수 지사 판결문 분석 간담회'로 명명됐다. 오후에는 '김경수 판결문 함께 읽어 봅시다'라는 대국민 토크쇼를 열고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민주당이 별도의 간담회와 토크쇼까지 열어 전한 메시지를 요약하면 '김경수를 석방하라'였다. 간담회 발제에 나선 법률가들은 김 지사에 대한 1심 판결이 직접적인 물증이 없고, 관련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내세워 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말 김 지사에 대한 보석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현역 지사이고 임기가 많이 남아 재판을 진행하더라도 불구속으로 진행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정상적인 법원 판단이라면 도정에 차질이 없도록 결정하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

이는 법정 밖에서 재판부를 향해 '보석 허가하라', '무죄를 선고하라'고 압박하는 것과 다름없다. 민주당의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휩쓸려 일부 지지자들은 아직 판결도 내리지 않은 항소심 재판장에 대한 인신공격, 신상털이 등 법치주의를 흔드는 손에 동참하고 있다.

"여당 눈치 보는 법원 만들기"…'진일보한 사법농단' 지적도

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노골적이다. 법원을 향한 압박과 흔들기가 가져올 여론의 후폭풍을 모를리 없는 여당이다. 당장 친문의 상징적 인물인 김 지사를 구해야 열혈 지지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민주당 저변에 깔린 인식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심기경호' 차원에서 여당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문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지니고 있어 '정치적 동지',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 김 지사다.

청와대 역시 김 지사의 1심 판결 직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더욱이 청와대는 지금까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의례적인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 그만큼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청와대와 여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장을 향해 인신공격, 신상털이를 하는 행태를 말려야할 여당이 오히려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권이 재판에 간섭하려는 '진일보한 사법농단'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사법농단이 정권과 결탁해 직접 재판에 개입하고 견제세력을 제거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못마땅한 재판 결과에 여론몰이 등으로 간접적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이라는 얘기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권이 재판결과에 '표정'으로만 말해도 무서운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여당이 별도의 행사까지 마련해 노골적으로 재판부를 흔들면서 사법부독립이나 3권분립은 뒷걸음치고 있다. 법원 입장에선 최근 청와대와 여당이 보내는 메시지가 '정치적 중립'이 아닌 '알아서 기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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