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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앞둔 대학가 원룸촌은 올해도…“비싸지만 어쩌겠어요”

이정윤 기자
입력 2019.02.20 06:00 수정 2019.02.19 21:27

부족한 기숙사에 50만원 월세 부담…청년 “울며 겨자 먹기 식”

전세임대, 수요보다 공급 너무 적어…“절차 까다롭고 혜택도 그다지”

부족한 기숙사에 50만원 월세 부담…청년 “울며 겨자 먹기 식”
전세임대, 수요보다 공급 너무 적어…“절차 까다롭고 혜택도 그다지”


서울 동대문구 일대 대학가 인근 주택가 모습. ⓒ이정윤 기자 서울 동대문구 일대 대학가 인근 주택가 모습. ⓒ이정윤 기자

“LH는 1~2개 있을까 말까하고 거의 없어요.”

대학가 원룸촌에서 일명 ‘LH’로 통하는 ‘청년 전세임대주택’.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대표적인 청년 주거정책이다.

문제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사들은 수요보다 너무 적은 공급과 일반 월세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비용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부족한 기숙사에 50만원 월세 부담…청년 “울며 겨자 먹기”

지난 19일 성북구에서 만난 자취생 A씨(22세)는 “솔직히 요즘에 아르바이트도 잘 안 구해지고 하니깐 월세 내는 게 부담이다”며 “나와 친구들 모두 40만~50만원 가격대 원룸에서 지내고 있는데 학교 등록금처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지불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부동산 O2O플랫폼 다방이 분석한 지난달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전용 33㎡ 이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53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학교 기숙사는 비용부담이 적지만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워낙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일반대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21.5%에 그쳤다. 특히 이 마저도 외국인 학생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다보니 지방에서 올라오거나 통학이 어려운 지역에서 사는 학생들은 학교 인근 원룸촌에서 자취를 할 수밖에 없다.

전세임대 매물이 있음을 알리는 'LH전세' 안내를 붙여놓은 공인중개소 모습. ⓒ이정윤 기자 전세임대 매물이 있음을 알리는 'LH전세' 안내를 붙여놓은 공인중개소 모습. ⓒ이정윤 기자

◆청년전세임대, 수요보다 공급 너무 적어…“절차 까다롭고 혜택도 그다지”

정부에서는 주거 취약계층으로 내몰린 청년들을 위해 전세임대 등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현실적인 지원책이 되지 못하거나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의 경우 이달 지원자 145명 접수를 받으며 이제 막 첫발을 뗀 상황이다.

실제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후삼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부터 작년 7월까지 LH에서 청년전세임대주택 입주 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한 건수는 5만4893건이지만, 실제로 계약에 성공한 건수는 2만8465건(51.9%)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까다로운 조건에 비해 집주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없다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적은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워낙 공급이 부족해 귀한 매물로 통하는 전세임대 물량을 갖고 있는 공인중개소는 유리벽에 ‘LH 전세’ 또는 ‘LH 있음’이라는 안내를 붙여놓기도 했다.

동대문구 전농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세임대 같은 경우에는 절차나 방식이 지나치게 번거롭다”며 “간단히 말해 계약할 때 임차인, 임대인뿐만 아니라 LH 직원, 지정 법무사까지 와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앞은 월세가 나름 잘 나가는 편인데 굳이 복잡한 전세임대를 하려는 집주인이 없다”며 “집주인에게 지원금이 조금 나오는 것 같던데, 그것 때문에 월세장사를 포기하고 전세임대를 놓으려는 집주인은 별로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실제로 정부는 전세임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은 지 10년이 넘은 주택 중 전세임대를 8년 이상 놓는 집주인에게 최대 800만원의 수리비를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특히 임차인 입장에서도 전세임대를 한다고 해서 큰 폭의 비용절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동대문구 이문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예를 들어 1억2000만원짜리 전세임대의 경우 저리라고 해도 이자 비용에 관리비까지 하면 월 35만원 정도 나가더라”며 “그런데 워낙 전세임대주택 공급 자체가 적다보니 집을 찾다 지친 학생들이 그냥 1000만원에 45만원짜리 일반 월세로 방향을 돌리기 일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근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학교 앞 원룸 같은 경우에는 보증금을 낮추면 낮췄지 월세가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얘기 들어보면 요즘에 워낙 경제 상황도 안 좋고 하다보니깐 학생들이 자취 대신 왕복 4~5시간이 넘는 통학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축과 구축 원룸이 빼곡히 뒤섞여 있는 서울의 한 대학교 원룸촌 모습. ⓒ이정윤 기자 신축과 구축 원룸이 빼곡히 뒤섞여 있는 서울의 한 대학교 원룸촌 모습. ⓒ이정윤 기자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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