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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이 지켜보는 우레이, 제2의 동팡저우?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2.18 07:48 수정 2019.02.18 14:39

발렌시아전에 이적 후 첫 선발 출전

'무색무취' 골 넣어야 한다는 부담 찾아와

3경기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우레이. ⓒ 게티이미지 3경기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우레이. ⓒ 게티이미지

13억 중국인의 희망봉 우레이(28)가 스페인 이적 후 첫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무색무취로 끝난 72분간이었다.

우레이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8-1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와의 24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기대했던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고 후반 28분 세메두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우레이는 지난 10일 라예 바예카노와의 홈경기서 교체 투입돼 동점골에 기여하는 PK 유도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 모습에 13억 중국인들이 들썩였고 큰 기대를 갖게 됨은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첫 선발로 나선 이번 발렌시아전에서는 존재감이 전혀 없었던 우레이였다. 홈팀 발렌시아가 경기 주도권을 움켜쥔 탓에 보르하 이글레시아스와 함께 최전방 투톱 공격수로 출전한 우레이는 좀처럼 볼을 잡기가 어려웠다. 전반 몇 차례 감각적인 패스와 크로스를 올린 것을 제외하면 눈에 띄지 않은 우레이다.

후반 들어서도 위협할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급기야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모습을 보인 우레이는 결국 후반 28분 세메두와 교체돼 벤치에 앉았다.

중국인들의 우레이에 대한 기대감은 엄청나다. 이른바 축구 굴기를 내세운 중국은 세계 축구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 곡선을 그리는 리그다. 정부 차원에서 축구 발전에 힘을 쏟고 있으며 각 클럽들도 유럽의 슈퍼스타들을 영입하며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정작 중국 본토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상황이 됐지만, 우레이는 지난 시즌 득점왕과 MVP를 차지하며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EPL 울버햄튼 이적설 등 빅리그로 진출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고, 우레이의 선택은 라리가의 에스파뇰이었다.

일단 출발은 순조롭다. 비야레알과의 데뷔전에서 번뜩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인 우레이는 바예카노전에서 PK 유도로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성공했다. 우레이의 장점인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이 세계 최고 리그인 스페인에서도 어느 정도 통했기 때문이다.

동팡저우는 맨유에서 부담을 이겨내는데 실패했다. ⓒ 게티이미지 동팡저우는 맨유에서 부담을 이겨내는데 실패했다. ⓒ 게티이미지

문제는 그의 포지션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우레이는 골로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출전이 거듭될수록 골 또는 도움을 올리지 못한다면 부담은 고스란히 선수에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던 동팡저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맨유로 이적했던 동팡저우는 취업비자 문제로 벨기에 로얄 앤트워프로 이적했고 세 번째 시즌 때 18골로 리그 득점왕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물론 벨기에 2부 리그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20대 초반에 이룬 성과로 인해 중국인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동팡저우는 맨유로 복귀했고, 이후 행보는 참담함 그 자체다. 빅리그의 벽은 그만큼 높았고 골은커녕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한 동팡저우는 2008년 8월 계약해지 수순을 밟아 퇴출됐다.

동팡저우는 우레이 입장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모델임에 분명하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는 사례의 입증이기 때문이다.

13억 중국인들이 보내주는 기대는 실로 대단하다. 2주 만에 그의 유니폼이 5000장이나 불티나게 팔렸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동팡저우 역시 우레이 못지않은 유니폼 판매량을 자랑했는데 이는 결국 선수에게 독이 되고 말았다. 과연 우레이는 골로 자신을 어필할 수 있을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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