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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고대 괴물? 돌아온 벨라스케즈 살아있나

김종수 객원기자
입력 2019.02.18 07:50 수정 2019.02.18 14:31

전 헤비급 챔피언 벨라스케즈, 2년 7개월 만의 복귀

다양한 각도 펀치 가능한 은가누 상대로 장기전 꾀해야

[UFC]벨라스케즈로서는 미오치치가 그랬듯 최대한 경기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 게티이미지 [UFC]벨라스케즈로서는 미오치치가 그랬듯 최대한 경기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 게티이미지

전 UFC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7·미국)가 돌아온다.

벨라스케즈는 18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토킹 스틱 리조트 아레나서 열리는 'UFC on ESPN 1'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3위' 프란시스 은가누(33·카메룬)와 맞붙는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벨라스케즈의 현재 컨디션이다. 과거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를 잇는 ‘70억분의 1’로 불렸던 벨라스케즈가 전성기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은가누도 감당하기 버겁다.

물론 그때의 상태와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벨라스케즈는 잦은 부상과 공백으로 정상적인 경기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날 은가누와의 경기는 무려 2년 7개월 만의 복귀전. 2013년부터 현재까지 고작 4경기 소화하며 팬들에게 점점 잊혔다. 일부 팬들은 ‘유리몸’ ‘고대 괴물’이라는 비아냥거림도 서슴지 않는다.

스탠딩 화력전 양상이라면 신체 조건의 우위를 점한 은가누 쪽으로 추가 기운다.

은가누의 타격은 정교하지 않지만 빠르고 강하다. 거구의 근육질 몸에서 뿜는 펀치는 스치는 정도만으로도 큰 데미지를 입힌다. 동물적인 동체시력과 특유의 반사 신경이 돋보여 상대의 공격이 들어오는 타이밍에서 카운터를 꽂는다. 힘을 바탕으로 한 ‘강제 서브미션(?)’ 공격에도 일가견이 있다.

통산 12승 모두 2라운드 내 끝낸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초반 화력이 매우 강하다. 반면 판정까지 갔던 3경기는 모두 내줬다. 장기전에 약하다는 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벨라스케즈도 은가누를 맞이해 실행할 수 있는 공략법은 정해져있다. 그동안 벨라스케즈는 스탠딩에서 전진 압박을 펼치다가 거리가 좁혀지거나 빈틈을 노출했을 때,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

맷집도 좋아 웬만한 타격은 무시하고 들어가거나 타격 맞불을 놓는다. 하지만 은가누를 상대로 그런 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무리다. 은가누의 펀치 파워는 그동안 벨라스케즈가 상대했던 어떤 선수보다도 강력하다. 펀치의 무게감만 놓고 따진다면 전성기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4·브라질)를 능가한다.

벨라스케즈가 무턱대고 밀고 들어가는 유형은 아니다. 레슬링 위협을 통해 상대를 혼란스럽게 한 후 '위빙(weaving)-더킹(ducking)'을 섞어가며 거리를 좁힌다. 잽이나 스트레이트 등 직선 펀치를 가진 선수에게는 많은 어려움을 줄 수 있다.

[UFC]하드 펀처 은가누(오른쪽). ⓒ 게티이미지 [UFC]하드 펀처 은가누(오른쪽). ⓒ 게티이미지

하지만 은가누는 직선은 물론 훅, 어퍼컷 등 방향에 관계없이 강한 펀치를 낼 수 있어 더더욱 까다롭다. 태클 타이밍에서 어퍼컷이나 니킥으로 카운터를 꽂을 수 있다는 점은 벨라스케즈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스티페 미오치치(36·미국)는 은가누와 비슷한 신장이라 거리 싸움을 펼쳐가며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무리하게 파고들지 않고 거리를 지키면서 장기전으로 몰고 갔다. 반면 사이즈가 작은 벨라스케즈는 어느 정도 거리를 좁혀야만 타격전이든 테이크다운을 노릴 수 있다. 경기 내내 은가누의 카운터에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래플링 실력 격차를 감안했을 때, 일단 그라운드로 전장이 바뀌기만 한다면 무조건 벨라스케즈가 유리하다. 문제는 그라운드로 끌고 가는 과정이다. 벨라스케즈는 과거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뛰어난 도스 산토스를 맞아 더티복싱으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은가누를 상대로는 클린치 공방전 시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파워가 좋아 완력으로 클린치 그립을 뜯어내고 빈틈에 펀치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맷집 역시 무시무시해 벨라스케즈의 공격을 정면에서 견디어내며 맞불 타격이 가능하다.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욱 어렵다.

벨라스케즈로서는 미오치치가 그랬듯 최대한 경기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은가누는 초반 화력은 엄청나지만 중반을 넘어가게 되면 체력적 문제를 드러내며 어려움을 겪었다. 장기전 경험이 많지 않아 집중력 또한 현저하게 떨어진다.

벨라스케즈 역시 전성기만큼의 체력 상태는 아닐지 모르지만 운영능력 등에서 앞서 경기가 길어질수록 유리한 입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 초반 무리한 압박보다 이른바 ‘버티기 전략’을 들고 나올 수도 있다. 원조 괴수로 헤비급을 풍미했던 벨라스케즈가 2년 7개월여의 공백을 깨고 전 최강자의 위용을 뽐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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