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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에 부는 폼팩터 혁신(하)]부품업계 새로운 수요 기대감 속 과제도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2.15 11:00 수정 2019.02.15 11:02

TV·스마트폰 형태 변화로 고부가 부품 수요 증가 기대

기술 난이도·생산성·비용 등 다양한 고민 상존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OLED.ⓒ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OLED.ⓒLG디스플레이
TV·스마트폰 형태 변화로 고부가 부품 수요 증가 기대
기술 난이도·생산성·비용 등 다양한 고민 상존


롤러블(Rollable·둘둘 말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폴더블(접히는·Foldable)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부품업계는 기대감과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고부가 부품 수요 증가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하는 동인으로 작용할 전만이지만 높은 기술적 난이도와 함께 수율(투입 대비 양품의 비율)과 가격 등으로 대중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자니 리스크가 부담이고 주저하다가는 다른 업체들에게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

LG전자가 올해 초 CES 2019에 첫 선을 보인 롤러블 OLED TV만 해도 최대 부품이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패널 가격 부담이 크다. 패널 가격이 일반 패널에 비해 3배 이상 비쌀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생산수율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높은 가격이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65인치 4K(UHD·3840X2160) 롤러블 OLED TV 패널의 가격은 3029달러(약 340만원)로 추정돼 현재 주력인 백색 OLED(WOLED) 패널과 비교하면 약 3.5배 높다.

일반적인 OLED 패널에 비해서 수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패널 제조 비용이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제품의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시장성과 구매력을 감안할 수 밖에 없는 출시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정확한 출시 시점을 못 박지 않은 채 연내 국내 출시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 출시라고 밝히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맥이 닿아 있다.

지난 2015년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약 4배 높았던 OLED 패널 가격은 이후 생산 수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4년만인 지난해 말에는 약 2배 수준으로 단가 차이를 빠르게 좁힌 사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패널은 일반적인 평면 패널과는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업계에는 존재한다.

폴더블 스마트폰에서도 이러한 고민이 존재한다. 중국 스타트업 로욜이 처음으로 내놓은 뒤 오는 20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LG전자·화웨이·샤오미 등이 신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격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제품이 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를 접으면 4인치대 스마트폰으로 펼치면 7인치대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다.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인 다른 업체 제품들에 비해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은 200만원전후가 될 것으로 점쳐져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OLED.ⓒ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OLED.ⓒ삼성디스플레이
가장 중요한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에 성공한 것은 2008년이지만 상용화를 통해 양산 단계에 이르기 까지는 10년이 걸릴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다. 20만회 이상 접고 펴도 디스플레이에 이상이 없는 내구성을 확보했지만 기존 OLED 패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인 주기판도 접었다 폈다 하는 물리적인 형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부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일 수 밖에 없다.

현재 인쇄회로기판(PCB)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Flexible PCB)을 결합한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삼성전기가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수십만회의 내구성 테스트를 거쳐 신뢰성이 확보됐지만 생산비용은 높을 수 밖에 없다.

당초 플렉서블 형태로 탑재될 것으로 예상됐던 배터리를 2개로 구성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도 높아지는 부품 단가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 폰이 스마트폰의 폼팩터(제품형태) 혁신을 가져오는 제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 애플이 아이폰XS‧XS맥스‧XR 등 신제품 출시에도 최근 실적이 악화된 것은 200만원에 가까운 높은 가격의 제품 출시에 대한 심리적 반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량을 조절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맞닿아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생산량을 상반기 30만~50만대, 연간 100만~130만대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와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로서는 완제품 업체들이 새로운 혁신 제품을 내놓은 것은 새로운 부품 수요 창출이라는 점에서 분명 반길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수익률(ROI)만큼 비용과 생산성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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