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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자영업자 만나 "최저임금 인상도 설상가상"

이충재 기자
입력 2019.02.14 11:46 수정 2019.02.14 15:39

청와대서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 행사 열어

"호칭 '사장님'이지만 실상은 '자기고용 노동자'"

청와대서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 행사 열어
"호칭 '사장님'이지만 실상은 '자기고용 노동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자료자신)ⓒ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자료자신)ⓒ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다. 과다한 진입으로 경쟁이 심한데다,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호칭은 사장님이지만 실상은 자기고용 노동자에 해당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하 文대통령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 인사말]

여러분, 반갑습니다.

가게를 비우기 힘든 분이 많을텐데 시간을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난주가 설날이었습니다. 올 한해 복 많이 받으시고 사업 번창하시길 빕니다.

저는 골목 상인의 아들입니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이 연탄 가게를 하신 적도 있었는데 저도 주말이나 방학 때 어머니와 함께 연탄 리어카를 끌거나 배달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어린 마음에 힘든 것보다 온몸에 검댕을 묻히고 다니는 것이 참 창피했습니다. 자식에게 일을 시키는 부모님 마음이야 오죽했겠습니까?

그러나 그 시절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가족의 생계를 지켰고, 희망을 찾았습니다. 지금도 골목 상인과 자영업자들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오늘이 힘들어도 내일에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자영업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11조 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지원하고, 카드수수료의 대폭 인하 등으로 자영업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임대료 인상 제한과 계약갱신청구기간 연장, 환산보증금 상향 등으로 상가임대차 보호를 강화했습니다. 경영자금의 지원을 위해 6조 원 규모의 금융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과다한 진입으로 경쟁이 심한데다,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자영업과 소상공인 규모는 작년 말 기준으로 564만 명입니다. 여기에 월급 없이 일하는 가족 110만여 명을 포함하면 전체 취업자 2,682만 명 중 25%로 1/4이 자영업과 소상공인 종사자입니다.

그러니 자영업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규모가 이 정도라면 독자적인 경제정책의 영역으로 삼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경제주체를 노와 사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구분 속에서 자영업자를 경영자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영업자는 경영과 노동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호칭은 사장님이지만 실상은 자기고용 노동자에 해당하는 분이 많습니다. 중층과 하층 자영업자의 소득은 고용노동자보다 못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역대 처음으로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실을 신설하고, 자영업 정책을 경제정책의 중요한 한 분야로 끌어올렸습니다. 자영업의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성장 혁신전략을 마련하고 작년 12월에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종합대책은 정부가 처음으로 자영업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조율하여 만든 정책입니다. 자영업이 가진 특수성을 반영하여, 자영업의 사업영역 보호와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기본법 제정과 자영업 정책 전담 정책연구소 설치, 소상공인 시장진흥기금 4조원 확대 등 자영업정책 체계 혁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2년까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18조 원 규모의 전용 상품권이 발행됩니다. 이른바 할인 깡 같은 불법유통을 철저히 단속하여 지역상권과 서민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골목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추진됩니다. 전국의 구도심 상권 30곳의 환경을 개선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테마공간과 쇼핑, 지역문화와 커뮤니티, 청년창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을 조성합니다. 자생력을 갖춘 지역상권에서 자영업이 되살아나도록 할 것입니다.

전통시장도 적극 활성화하겠습니다. 올해 전통시장 지원 예산이 5.370억 원으로 크게 증액되었습니다. 전통시장 주변 도로에 주차를 허용했더니, 이용객이 30%, 매출이 24% 늘어났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을 100% 수준으로 높이겠습니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유통산업발전법 등 상권보호법도 개정하여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업을 보호하겠습니다. 올해 EITC 근로장여금을 3.8조원으로 획기적으로 확대했고, 자영업자도 115만 가구가 혜택을 받게 됩니다. 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도 도입할 것입니다. 또한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습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청와대에 모셔 대화시간을 갖는 것이 사상 최초라고 들었습니다. 경청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허심탄회한 말씀들 부탁드립니다. 답변이 가능한 부분은 관계장관이나 청와대 관계자가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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