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재분류 결정 성급했다" 푸본현대생명 주의 조치 종합검사 부활 앞두고 달라진 메시지…보험사들 긴장 <@IMG1> 금융감독원이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국내 보험사의 회계 관행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보험업계에 고무줄 회계 꼼수가 만연해 있다는 비판 속에서도 해당 사항은 개별 회사가 알아서 판단하면 될 부분이란 입장을 고수하던 기존 입장과 대비되는 주문이다. 특히 금감원이 4년여 만의 종합검사 부활을 예고하고 나선 상황에서 사뭇 달라진 메시지를 내놨다는 점에 보험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푸본현대생명에게 유가증권 계정 재분류 업무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경영유의 제재가 내려졌다.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받은 금융사는 3개월 이내에 문제가 된 내용들에 대한 개선·대응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해당 조치도 부적정하다고 판단 시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금감원은 과거 푸본현대생명이 성급하게 자산 재분류를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회계 상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한 번 넘기면 3년 간 이를 복구할 수 없는 만큼, 그 사이 금리 변화로 인해 발생 가능한 평가 손실과 RBC비율 변동을 시뮬레이션 하는 등 철저한 분석이 있어야 하는 사항임에도 푸본현대생명이 이를 소홀히 한 채 의사 결정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로 인해 실제로 지급여력(RBC)비율이 대폭 하락하는 등 푸본현대생명이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보험업계에서는 통상 150% 이상을 안전선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하반기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58.7%까지 오르긴 했지만, 그 직전인 같은 해 상반기 말에만 해도 147.7%에 머물고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계정 재분류 시에는 금리 변동이 중장기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나친 재무건전성 변동성 확대나 유동성 위험, 수익성 악화에 노출되는 일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금감원이 문제를 삼은 자산 재분류는 비단 푸본현대생명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2014년 이후로부터 최근 5년 동안에만 한화생명·오렌지라이프·DB생명과 같은 생명보험사들은 물론 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다수의 손해보험사들도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재분류했다. 올해에도 ABL생명과 MG손해보험 등이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자산 계정 변경에 나서는 목적은 재무 건전성 지표 개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가 기조가 이어지던 시장 여건에서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바꾸면 RBC비율 상승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만기보유자산은 채권 금리의 변동과 상관없이 만기까지 평가를 하지 않는 반면, 매도가능자산은 시가평가 대상이다. 이에 따라 금리가 떨어지면 매도가능자산에서는 그만큼 평가차익이 발생하고, 이는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돼 자본이 불어나는 착시를 가져오게 된다. 재무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이 다가오면서 보험사들의 이 같은 회계 조정 수요는 한층 커진 상태다. IFRS17 적용 시 RBC비율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2022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자본 여력에 있어 짐이 늘게 된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의 자산 재분류에 대해 줄곧 각사의 개별 판단에 맡길 사안이라는 견해를 내비쳐왔다. 보험사들이 실질적인 건전성 향상 대신 꼼수 회계를 통해 문제를 덮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아 왔음에도 보험사 스스로 전략적으로 판단해 시행하고 책임지면 될 일이라는 의견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금감원이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옮기는 회계 처리에 공식적인 주의를 당부하면서 보험사들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금감원이 2015년 폐지된 종합검사를 올해부터 다시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뒤, 이를 시범 실시한 푸본현대생명에서 자산 재분류 문제를 끌고 나왔다는 점은 더욱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검사는 금감원이 종합검사 부활을 앞두고 시범 사례 차원에서 진행한 건이었던 만큼 그 결과에 보험사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이 현행 회계기준 상 문제가 없다고 보고 지금까지 지적하지 않아 온 자산 재분류를 문제로 꺼내 들었다는 측면에서 보험사들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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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회계" 금감원 경고에 보험업계 '촉각'

부광우 기자 | 2019-02-01 06:00
"자산 재분류 결정 성급했다" 푸본현대생명 주의 조치
종합검사 부활 앞두고 달라진 메시지…보험사들 긴장


금융감독원이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국내 보험사의 회계 관행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금융감독원금융감독원이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국내 보험사의 회계 관행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국내 보험사의 회계 관행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보험업계에 고무줄 회계 꼼수가 만연해 있다는 비판 속에서도 해당 사항은 개별 회사가 알아서 판단하면 될 부분이란 입장을 고수하던 기존 입장과 대비되는 주문이다. 특히 금감원이 4년여 만의 종합검사 부활을 예고하고 나선 상황에서 사뭇 달라진 메시지를 내놨다는 점에 보험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푸본현대생명에게 유가증권 계정 재분류 업무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경영유의 제재가 내려졌다.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받은 금융사는 3개월 이내에 문제가 된 내용들에 대한 개선·대응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해당 조치도 부적정하다고 판단 시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금감원은 과거 푸본현대생명이 성급하게 자산 재분류를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회계 상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한 번 넘기면 3년 간 이를 복구할 수 없는 만큼, 그 사이 금리 변화로 인해 발생 가능한 평가 손실과 RBC비율 변동을 시뮬레이션 하는 등 철저한 분석이 있어야 하는 사항임에도 푸본현대생명이 이를 소홀히 한 채 의사 결정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로 인해 실제로 지급여력(RBC)비율이 대폭 하락하는 등 푸본현대생명이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보험업계에서는 통상 150% 이상을 안전선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하반기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58.7%까지 오르긴 했지만, 그 직전인 같은 해 상반기 말에만 해도 147.7%에 머물고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계정 재분류 시에는 금리 변동이 중장기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나친 재무건전성 변동성 확대나 유동성 위험, 수익성 악화에 노출되는 일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금감원이 문제를 삼은 자산 재분류는 비단 푸본현대생명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2014년 이후로부터 최근 5년 동안에만 한화생명·오렌지라이프·DB생명과 같은 생명보험사들은 물론 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다수의 손해보험사들도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재분류했다. 올해에도 ABL생명과 MG손해보험 등이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자산 계정 변경에 나서는 목적은 재무 건전성 지표 개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가 기조가 이어지던 시장 여건에서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바꾸면 RBC비율 상승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만기보유자산은 채권 금리의 변동과 상관없이 만기까지 평가를 하지 않는 반면, 매도가능자산은 시가평가 대상이다. 이에 따라 금리가 떨어지면 매도가능자산에서는 그만큼 평가차익이 발생하고, 이는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돼 자본이 불어나는 착시를 가져오게 된다.

재무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이 다가오면서 보험사들의 이 같은 회계 조정 수요는 한층 커진 상태다. IFRS17 적용 시 RBC비율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2022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자본 여력에 있어 짐이 늘게 된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의 자산 재분류에 대해 줄곧 각사의 개별 판단에 맡길 사안이라는 견해를 내비쳐왔다. 보험사들이 실질적인 건전성 향상 대신 꼼수 회계를 통해 문제를 덮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아 왔음에도 보험사 스스로 전략적으로 판단해 시행하고 책임지면 될 일이라는 의견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금감원이 만기보유자산을 매도가능자산으로 옮기는 회계 처리에 공식적인 주의를 당부하면서 보험사들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금감원이 2015년 폐지된 종합검사를 올해부터 다시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뒤, 이를 시범 실시한 푸본현대생명에서 자산 재분류 문제를 끌고 나왔다는 점은 더욱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검사는 금감원이 종합검사 부활을 앞두고 시범 사례 차원에서 진행한 건이었던 만큼 그 결과에 보험사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이 현행 회계기준 상 문제가 없다고 보고 지금까지 지적하지 않아 온 자산 재분류를 문제로 꺼내 들었다는 측면에서 보험사들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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