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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린 손흥민, 중국전 89분의 대가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1.26 01:13 수정 2019.01.26 01:18

지친 손흥민, 바레인전 이어 카타르전에서도 침묵

UAE 입성하자마자 중국전 89분 출전 '치명타'

[한국 카타르]손흥민이 황의조를 바라보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 카타르]손흥민이 황의조를 바라보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손흥민 등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최대한 회복시켜야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카타르와의 8강을 하루 앞두고 했던 말이다.

현존 최고의 아시아 축구스타이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에 의존한 벤투호가 아시안컵 8강 탈락의 수모를 뒤집어썼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5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카타르전에서 후반 33분 의외의 중거리슈팅을 얻어맞고 0-1로 졌다.

59년 만에 정상 탈환을 기대했던 한국은 4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짐을 쌌다. 우승은커녕 4회 연속 아시안컵 4강 진출조차 이루지 못했다. 이미 4강에 진출한 이란-일본과 함께 ‘아시아 최강’이라고 자부했던 한국축구의 자존심은 완전히 구겨졌다.

EPL에서도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한 손흥민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하지만 체력이 고갈된 손흥민은 우리가 기대했던 손흥민은 아니었다.

손흥민은 이날 카타르전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섰다. 측면과 중앙을 누볐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초반에는 효과를 보는 듯했다. 몇 차례 날렵한 움직임으로 카타르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이청용과 자리를 바꾸며 카타르 수비진에 혼란도 줬다. 하지만 카타르 골문까지는 열지 못했다. 후반에는 직접 침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고,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도 했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침투는 날카롭지 않았고, 슈팅은 약했다. 손흥민이 살아야 황의조도 터질 수 있는데 이날 역시 그렇지 못했다. 손흥민이 지친 가운데 의외의 한 방을 얻어맞은 한국 축구대표팀은 주저앉고 말았다. 손흥민 체력 안배에 실패한 결과다.

[한국 카타르]벤투 감독 지시받는 손흥민.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 카타르]벤투 감독 지시받는 손흥민.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EPL에서만 6골(3도움)을 터뜨렸다.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은 절정에 달한 손흥민을 거의 모든 경기에 선발 투입했다.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소화하는 강행군 이후에도 손흥민은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하지만 체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필리핀전, 키르기스스탄전에 참가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토트넘-맨유전에 나서야 했던 손흥민은 지난 14일에야 UAE에 도착했다. 맨유전 90분 혈투 직후 비행기를 타고 6시간을 날아온 것.

휴식을 부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조 1위가 절실했던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 투입했다. 기대대로 손흥민은 팀이 기록한 2골에 관여하며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 앞선 가운데 손흥민은 무려 89분을 뛰었다. 물론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하면서 손흥민의 투입은 성공으로 남는 듯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이후 경기들에서 치렀다. 5일의 휴식기를 보내고 나온 바레인전부터 좋지 못했다. 컨디션이 오히려 중국전보다 좋지 못했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도 없고, 토너먼트 특성상 에이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손흥민은 연장 전후반 120분을 뛰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카타르를 만나 패하며 8강 탈락으로 치르고 말았다.

기성용 등 주축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플랜B’가 제대로 수립되지 않은 벤투호로서는 손흥민의 침묵과 함께 충격적인 8강 탈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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