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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달랐던 이란…짓밟힌 중국 축구굴기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1.25 07:16 수정 2019.01.25 07:39

이란, 중국 꺾고 15년 만에 4강 진출

한계 실감한 중국 축구굴기의 쓸쓸한 탈락

이란은 모든 면에서 중국을 압도했다. ⓒ 게티이미지 이란은 모든 면에서 중국을 압도했다. ⓒ 게티이미지

축구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다. 골 결정력, 연계, 힘 싸움, 스피드, 전술, 그리고 기세까지 모든 면에서 중국을 압도한 이란이다.

이란은 25일(한국시각), 알자지라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중국과의 8강전서 3-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강에 오른 이란은 베트남을 꺾고 선착한 오는 28일 일본과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이란의 아시안컵 4강 진출은 3위를 기록했던 2004년 이후 15년 만이다.

모든 면에서 수준 차가 느껴진 이란과 중국의 경기였다.

일단 볼 점유율은 52%-49%로 중국이 크게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는 공을 오래 지니고 있다 해서 승리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이란은 볼 소유권을 갖고 있을 때 최대한 효율적인 공격을 펼쳐 나갔다.

공격 수치에서는 이란이 슈팅 숫자 18-5, 유효 슈팅에서도 7-1로 크게 앞섰다. 특히 이란은 페널티 박스 바깥(슈팅 7개)과 안쪽(11개) 모두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언제 어디서 슛이 나올지 모르다 보니 중국 수비진은 허둥지둥 댈 수밖에 없었다.

패스의 질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이란의 패스 성공률은 75.6%로 중국(74.2%)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만큼 중국의 압박이 의도대로 잘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상대 압박을 풀어가는 과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날 경기는 축구팬 입장에서 경기장을 넓게 쓴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이란의 롱패스 수치에서 잘 드러난다. 중국의 거친 플레이를 의식해 최대한 몸싸움을 피한 이란의 선택 때문이었다.

이란은 중원 힘 싸움 대신 측면을 이용한 빠른 축구를 구사했다. 당연히 크로스 수치에서 16-12로 이란이 앞섰고 특히 롱패스에서는 70-49로 제법 큰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고 힘이 약한 것도 아니었다. 이란은 골 찬스가 나면 적극적인 어깨 싸움으로 볼을 빼앗았다. 페르시아인 특유의 우월한 피지컬이 빛난 장면이었다.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중국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영리한 전술을 들고 나왔다. ⓒ 게티이미지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중국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영리한 전술을 들고 나왔다. ⓒ 게티이미지

수준이 다른 이란의 축구를 경험한 중국은 자신들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축구 굴기’를 선언한 뒤 아시아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을 거듭한 중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내심 우승을 바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탈락한 뒤 팀을 재정비하고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선임한 이유도 이번 아시안컵에서의 뚜렷한 성과를 노렸기 때문이다.

명확한 한계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이다. 중국은 조별리그와 16강전을 거치며 약팀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하지만 한국, 이란 등 강호들과 만났을 때는 잦은 실수는 물론이고 의도와 다른 양상으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시아 정상급으로 발돋움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중국의 현실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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