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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노조 "항공업 모르는 KCGI가 경영을?...어불성설"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1.24 15:24 수정 2019.01.24 15:56

일반노조 입장자료 내고 회사 경영 개입에 우려 표명

"불안감 확산 저의 의심...속 다른 꼼수 있어"

대한항공 노조 홈페이지 캡처. 대한항공 노조 홈페이지 캡처.
일반노조 입장자료 내고 회사 경영 개입에 우려 표명
"불안감 확산 저의 의심...속 다른 꼼수 있어"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소위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의 회사 경영 개입에 우려의 목소리르 냈다. 항공업을 모르는 이들이 경영에 개입하는 것에 반대하며 자본논리로 고용불안을 획책하고 있다며 경고했다.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24일 입장자료를 통해 “소위 행동주의를 표방한다는 투기자본 KCGI가 지난 21일 배포한 우리 회사의 사업구조에 자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지난 21일 공개한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통해 회사에 대해 범죄 행위를 저지르거나 회사의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 금지를 제안하며 사실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는 KCGI가 억지로 회사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해석해 임직원들을 고용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자기들의 이익에 맞춰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곧 망할 회사로 호도하고 있다”며 “항공업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이 숫자만을 열거하며 구태의연한 제안들을 가지고 망해가는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KCGI가 대한항공과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있던 일본항공(JAL)의 상장폐지 신청 및 법정관리 사례를 거론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JAL은 정부의 낙하산 인사와 비효율적인 인력 운용에 따른 부담까지 겹치며 경영부실에 빠졌고 퇴직금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자 지난 2010년 법정관리에 해당되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노조는 지난해 3분기까지 1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온 대한항공과 비교할 수 없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회사는 그들의 주장처럼 쓰러져가는 깡통회사가 아니다"며 "2009년 파산했던 JAL을 빗대어 불안감을 확산하는 그 저의에는 반드시 속 다른 꼼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KCGI가 회사 부채 해소를 위해 제시한 부산사업부 분리와 노선 감축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노조는 "부산 항공우주사업부 조합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돈 안되는 적자 노선을 중단하자고 하는데 이는 현 운영되고 있는 회사 규모를 축소하자는 의미인 것인 만큼 인원 감축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당장에 돈 안 되는 것을 처분하고 돈 되는 것만 남겨 주식값을 올리려는 생각뿐”이라며 “자본 논리만 앞세워 임직원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가려는 KCGI의 방안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KCGI를 항공사 운영의 기본도 모르는 이들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들의 조악한 분석에서 당장 뽑아내기 쉬운 돈은 보이고 회사를 지속시키는 기본에 대한 통찰이 전혀 없음이 간파됐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회사를 현재에 이끈 진정한 힘은 우리 조합원들의 철저한 안전관리였다"며 "KCGI가 회사를 위하는 척 하며 효율성을 따지는 것이 노동자를 궁지로 모는 자본의 전형적 행태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50년간 축적한 다양한 직종의 항공 전문성을 바탕으로 상호 협력하고 있는 2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이끌어 온 메이저 항공사"라며 "우리 회사를 얄팍한 잔머리 돌림으로 마음대로 조정하려는 근거 없는 자만심에 심히 불쾌감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회사 경영진에게도 비판의 목소리를 견지했다. 노조는 "외부 투기자본이 회사를 이 지경으로 보고 있는데 경영진은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을 것”이라며 “아무리 KCGI가 속 다른 저의를 가지고 회사를 흔든다 해도 그 속에 다 틀린 말만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경영진은 어느 순간부터 경영 동반자인 노동조합의 역할을 무시했으며 눈을 감고 귀를 닫은 결과가 외부 투기자본의 유입으로 인해 지금 처한 대한항공의 현실임을 처절하게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당장 이 상황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통감하고 노조와 직원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경영진은 통렬히 반성하고 노조와 함께 진정한 변화와 새로운 50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객실관리·운송·정비 등 일반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일반노조와 조종사 노조, 공군 출신으로 이뤄진 조종사 새노조, 직원연대 등 4개 노조가 있다. 이번에 KCGI 사업 개선 제안을 비판한 곳은 일반노조로 노조원 수가 가장 많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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