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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분한 당대표 출마 속 김무성·김태호 불출마 '가닥'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1.24 04:00 수정 2019.01.24 05:55

김태호 불출마 "선당후사의 정신 지켜가겠다"

4·3 재보선 관련 '역할론' 강하게 제기될 듯

안상수·김진태 출마선언, 당권경쟁 총성 울려
'심판' 김병준도 '선수복' 갈아입을 태세 갖춰

3선의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2·27 전당대회 출마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당권주자 중 처음으로 출마선언을 한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정장 웃도리를 벗고 '좌파정권' '계파정치' '대권주자 비켜'라고 쓰인 송판을 수도로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3선의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2·27 전당대회 출마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당권주자 중 처음으로 출마선언을 한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정장 웃도리를 벗고 '좌파정권' '계파정치' '대권주자 비켜'라고 쓰인 송판을 수도로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대표라는 '꽃길'을 향한 분분한 출마 행렬 속에서도 김무성 의원과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로 가닥을 잡아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3선의 안상수, 재선의 김진태 의원은 23일 나란히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하며 당권 레이스의 총성을 울렸다. 안 의원은 '좌파정권' 송판을 수도로 격파하며 등장했고, 김 의원은 1000여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대통령 취임식을 방불케 하는 국회본청 앞 출마선언으로 '시민후보'를 자임하며 눈길을 끌었다.

심재철·정우택·조경태·주호영 의원 등 다른 원내 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주중에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며, 내주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오세훈·홍준표·황교안 등 이른바 원외 대권주자 '빅3'의 당권 도전 선언이 계속된다. '심판'이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조차 조만간 '선수복'으로 갈아입고 당권 레이스에 합류할 눈치다.

김무성, 불출마 방점 여전…김병준 공간 마련?
측근 의원 "전대 출마 관련해 논의한 바 없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은 23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위기가 오면 나서야 한다"고 했으나, 2·27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불출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데일리안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은 23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위기가 오면 나서야 한다"고 했으나, 2·27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불출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데일리안

이런 가운데에서도 정치적 체급이나 비중, 당내 세력으로 볼 때 밀리지 않는 김무성 의원과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이번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격 입당에 따른 구도 변화를 그간 예의주시해왔다. 최근 가까운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두세 명의 의원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출마를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달 7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던 것을 번복해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마한다면 출마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당대표로 선출이 돼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여전히 불출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김무성 의원과 전당대회에 관해 상의한 적이 전혀 없다"며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또다른 의원도 "거함(巨艦)이 쉽게 이리저리 급변침할 수가 없다"며 "전당대회를 불과 한 달 앞두고 갑자기 당선을 목적으로 출마하기가 쉽지 않다"고 시사했다.

실제로 몇몇 당권주자의 경우 최장 수 개월 전부터 캠프를 운영하기 시작한 사례도 있으나, 김 의원 측은 현재 전당대회와 관련해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위기가 오면 나선다'는 것은 일반론"이라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와 관련 '대권주자 불출마 촉구'를 하기 쉽도록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움직이는 측면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호 불출마 "선당후사의 정신 지켜가겠다"
4·3 재보선 관련 '역할론' 강하게 제기될 듯


김태호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사진)은 23일 선당후사를 내세우며 2·27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태호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사진)은 23일 선당후사를 내세우며 2·27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장외 최대 우량주'로 꼽히던 김태호 전 최고위원도 전당대회 불출마로 입장을 확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갈등과 분열의 작은 불씨라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며 "이번 당대표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른바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분분히 당대표라는 '꽃길'을 향해 나아가는 상황에서 김 전 최고위원의 불출마 결단은 신선함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들 주자들이 향후 당권경쟁 과정에서 "당이 어려웠을 때 당신이 한 일이 뭐냐"며 서로 치고받을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의 요청에 부응해 어려운 선거에 뛰어들어 선전했고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불출마 결단을 내린 김 전 최고위원을 향한 당원들의 평가는 올라갈 여지가 많다는 관측이다.

김 전 최고위원이 62년생으로 아직도 50대 중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어떤 식으로든 당에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남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우리 당의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4·3 재·보궐선거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다.

비록 김 전 최고위원이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단 선을 그었지만, 2·27 전당대회로 출범할 새 지도부도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필요성이 강하기 때문에 향후 모양새를 갖춰 삼고초려하면 김 전 최고위원이 선당후사를 명분으로 다시 한 번 떨쳐나설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우리 당이 가야할 길에는 힘을 더하고, 가서는 안될 길에는 가지 않도록 막아서는 게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며 "지금까지 변함없이 실천해온 선당후사의 정신을 지켜가겠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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