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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짠물 배당에 방아쇠···3월 ‘기업 곳간’ 뚫릴까

백서원 기자
입력 2019.01.24 06:00 수정 2019.01.24 07:47

주주권 행사 나선 국민연금, 기업 저배당 압박 전망

“일부 대형주 상황? 중형주·스몰캡으로도 확산될 것”

주주권 행사 나선 국민연금, 기업 저배당 압박 전망
“일부 대형주 상황? 중형주·스몰캡으로도 확산될 것”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지난 1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지난 1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는 3월 주총 시즌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배당확대 요구 강화에 나서면서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주주들의 권리 찾기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부터 공시되는 기업들의 배당 발표가 도화선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은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효과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기금을 비롯한 자금 집행기관이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를 하반기 평가 지표로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3월 주총에서 다뤄질 안건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활발한 검토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중요 안건을 준비한 기업, 또 대주주 지분이 25% 이내로 미미한 상황에서 주총 성립을 위해 외부주주의 의결권 위임이 필요한 기업은 바싹 긴장한 모양새다.

삼성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현대자동차그룹,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을 기다리는 한진칼 등은 이달 말 이사회를 앞두고 있다. 조만간 기업의 배당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윤태호 연구원은 최근 배당정책에 관련한 업계 변화에 대해 “일부 대형주에서 시작됐지만 대주주 지분이 취약하거나, 중요 안건이 주총에 올라왔거나, 낮은 배당성향 등 외부 공격 명분이 있는 중형주와 스몰캡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삼성, 현대차, 한진칼을 시작으로 시장에서 확대된 주주행동주의를 업체들이 더는 관망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배당 확대 요구를 강화하기 위해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배당 성향이 낮은 기업)을 기존 4~5개에서 8~10개 기업으로 늘렸다. 올해는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을 기존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에서 횡령, 배임 등이 발생한 기업까지 확대한다. 2020년부터는 비공개 대화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기업명 공개, 관련 의결권 안건 반대 등 주주행사가 더 강해진다.

특히 현 정부가 재벌개혁 관점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접근하기 때문에 배당 확대와 이사회 독립성 제고 등 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지주회사의 배당성향이 코스피를 하회하고 있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맞물려 각 사의 배당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최우선주로는 삼성물산과 SK를 제시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25% 이상의 배당 성향 유지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SK는 비상장 자회사(SK바이오팜)의 성장과 SKT 분사를 통한 중간지주회사 설립으로 보유 자회사의 재평가와 하이닉스 지배력 강화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김수현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개정이 연기될 경우 올해가 SKT의 지주회사 전환 기회”라고 짚었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올해 예정이었던 공정거래법 개정을 1년 이상 미룰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던 기업에게는 자회사 취득 요건의 부담이 경감된다.

김 연구원은 “SKT가 공정거래법 개정 이전에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면 SK하이닉스 지분 확대 부담이 경감될 수 있어 올해가 적기”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배당정책 변화는 우선주 재평가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독일의 우선주의 괴리율(0~10%) 비교 시 한국은 우선주에 대한 할인율이 과도하게 높다. 삼성전자 우선주(할인율 20%)를 제외하면 주요 기업의 할인율은 35~70%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주주가치 재고 움직임, 배당주의 우호적 환경 조성 등의 변화로 우선주 할인율 축소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윤태호 연구원은 “높은 할인율과 배당성향 개선 필요성, 지배구조 개선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고려해 눈여겨봐야할 기업의 우선주로 대림산업, 금호석유, 한화, 한화케미칼, GS, 대신증권, CJ, 현대차 등을 제시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화(3.01%), 현대차(1.18%), 대신증권(0.88%), CJ(0.85%), GS(0.77%), 대림산업(0.7%) 금호석유(0.56%), 한화케미칼(0.24%)이 모두 상승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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