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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햄버거로 점심식사…"아내가 좋아한다"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1.22 14:28 수정 2019.01.22 14:31

패스트푸드점에서 오찬간담회 '격의없는 모습'

인건비 상승에 알바생 줄인 점주 위로하기도

洪 저격엔 "앞만 바라보고 국민과 가겠다" 일축

패스트푸드점에서 오찬간담회 '격의없는 모습'
인건비 상승에 알바생 줄인 점주 위로하기도
洪 저격엔 "앞만 바라보고 국민과 가겠다" 일축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2일 충남 천안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한 식사가 나오자 받아들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2일 충남 천안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문한 식사가 나오자 받아들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전·충남 방문 도중 패스트푸드로 점심식사를 하며 격의없는 모습을 보였다. 당권경쟁자들의 날선 비판에 대해선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황 전 총리는 22일 대전·충남 방문길에 올랐다. 이날 오전 충남도당을 찾아 핵심당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황 전 총리는 이후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천안·아산 지역 차세대 여성지도자들과 햄버거를 곁들인 오찬간담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황 전 총리는 민생경제·환경·여성 문제 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국정을 통할하는 국무총리를 지낸 만큼 폭넓은 관심사가 엿보였다는 관측이다.

황 전 총리는 주문한 식사가 나오길 기다리는 사이 점주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점주는 황 전 총리에게 "인건비 문제로 너무 힘들어 알바(아르바이트생)도 쓰지 못하고 무인주문기를 냈다"며 "저것(무인주문기)이 없으면 두 명이 여기서 주문을 받아야 하는데, 시급이 너무 올라가다보니 (아르바이트생) 절반을 줄였다"고 하소연했다.

"총리가 쓰러지는 우리나라를 올바르게 일으켜세워달라"는 점주의 호소에 황 전 총리는 "여기서 산 것을 맛있게 먹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식사를 들고 자리로 이동한 황 전 총리는 매장 식사라서 콜라가 1회용 컵이 아닌 플라스틱 컵에 담겨나온 것을 가리켜 "이래야 된다"며 "그동안 우리는 포장에 너무 많은 것을 들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여성 참석자는 "1회용품을 쓰지 않는 게 맞긴 하지만, 설거지를 하려면 인력을 써야 한다"며 "실상 설거지를 해보면 세제를 사용해야 하니, 수질오염까지 따지면 (환경에) 크게 도움이 되겠는가 싶다"고 다른 견해를 내비쳤다.

이에 황 전 총리는 "그런 점도 잘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선선히 수긍하면서도 "(1회용품 사용금지가 자리잡아 매장에서 설거지 수요가 늘어나면) 조금만 더 가면 자동으로 잘 세척할 수 있는 기계가 나오지 않겠는가"라며,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해결책이 도출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콜라로 건배하며 건배사를 제안받은 황 전 총리는 주저없이 "이기자"를 외쳤다. '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라는 의미라고 풀었지만, 사실상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당권행보를 하는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기자"라는 건배사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2일 충남 천안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천안·아산 지역 차세대 여성지도자들과 햄버거를 곁들인 프리토크 오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2일 충남 천안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천안·아산 지역 차세대 여성지도자들과 햄버거를 곁들인 프리토크 오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이날 황 전 총리는 점심을 패스트푸드로 하는 것과 관련 "(현장 일정을 다니다보면) 시간이 많이 지체되지 않느냐"며 "짧게 간단히 먹고 국민들을 계속해서 만나러 다니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손수 주문을 하고 식사도 직접 자리까지 들고가는 격의없는 모습으로부터 '의전총리'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는 관측이다.

이 자리에서도 황 전 총리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왜곡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햄버거는 별로 드셔보지 않으셨을 것 같다", "주문을 직접 하신 적이 있으시냐", "나온 음식을 손수 가져가시는 것은 처음일 것 같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황 전 총리는 웃음을 짓더니 "자주 온다. 아내가 좋아한다"며 "아내와 같이 오면 당연히 주문도 내가 하고, 나온 음식도 내가 날라다 준다"고 답했다.

실제로 황 전 총리는 이날 롯데리아에서, 과거 공항열차표 구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는 달리, 주문 등에 조금의 주저도 없이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행보에서 시중의 오해를 벗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는 분석이다.

점심식사 시간에 생활현장을 찾은 행보에서 상징적으로 읽히듯이, 황 전 총리는 당권경쟁자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일일이 반박하지 않고 당원과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뒷방에 앉아 대통령 놀이를 즐겼던 사람"이라고 '저격'한 것을 향해, 황 전 총리는 "나는 앞만 바라보고 국민과 함께 동행하는 길을 가겠다"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다만 전날 부산에서 조우해 '포옹 인사'를 나눴던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을 향해서는 "우리 자유한국당이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당내 통합을 의식한 듯 우호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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