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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전당대회, 인재들을 키우는 전대가 되야 한다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 2019-01-21 09:00
<김우석의 이인삼각> "동지 만들어 함께 난국 헤쳐 나갈 생각 해야"
"이번 전당대표는 정권창출의 가장 큰 시험대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기념촬영을 준비하며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기념촬영을 준비하며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국당 전당대회 일정과 룰이 확정됐다. 초기에는 ‘김태호 대 오세훈’ 구도로 가는 듯 하더니, 느닷없이 황교안 전총리가 한국당에 입당하며 대표경선 판도가 요동쳤다. 많은 예비출마자들이 출마를 접거나 별도로 뽑는 최고위원 경선으로 방향을 돌리는 분위기다. 반면 안나올 것으로 점쳐졌던 인사들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홍준표 전대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김무성 전대표 등이다.

홍준표 전대표는 그동안 대표경선 출마에 부정적이다가, 황교안 전총리의 입당에 맞춰 ‘황교안이 출마하면 나갈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로 급격히 변했다. 그리고는 ‘황교안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도로 ‘친박당’, 도로 ‘탄핵당’, 도로 ‘병역비리당’”(17일 페이스북)이라며 비판한 뒤, 연일 황 전 총리의 과거 ‘병역기피 논란’을 언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월 말 본인 저서 출판기념회 장소로 여의도를 정한 것을 보고 출마로 심중을 굳혔다고 예측한다. 애초에 승산과 명분없는 당권에 논란을 무릅쓰고 도전하기보다 외곽에서 일인미디어 ‘홍카콜라’와 싱크탱크이자 선거운동 조직인 '프리덤코리아'를 통해 대선역량을 키우는 전략이었다. 대선후보 경쟁에서 자신을 위협할 상대가 대표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그런데,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가 당권을 잡겠다고 입당했으니 전략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선 겨뤄서 이기면 좋은 것이고, 만약 지더라도 각을 세워놓으면 유리하다. ‘황교안 대표체제’는 많은 허약성과 걸림돌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김병준위원장이 그동안 ‘대표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건강하고 새로운 대표체제를 세워 당을 안정화시키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당에 안착하기 위해서다. 당연히 대권가도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그러나 새로운 대표가 그 기회를 박탈할 강력한 대권주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나마 기득권을 갖고 있을 때 겨뤄보기는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을 것이다. 홍준표식의 날카로움이나 당내기반이 없는 김위원장으로서는 더욱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주변 일부에서는 덕담으로 또는 김위원장을 앞세워 자신들의 당내 입지를 공공히 하기 위해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에게 김위원장 출마촉구 서명을 받아 김위원장을 설득(유혹)한다는 소문도 있다. ‘자칫 가능성없는 대표경선에 출마해 명예와 실리를 모두 잃고 정치낭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번에는 긴 안목을 갖고 참아야 한다’고 고언하는 지인들이 있다지만 결국 판단은 본인의 몫이다.

김무성 전대표는 좀 다른 각이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 때 ‘대표경선 불출마선언’을 했지만 지지하던 후보가 큰 표차로 낙선했다. 그 후 정치적 영향력이 급속히 약해졌다. ‘대리청정(代理聽政)’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약속(불출마선언)을 번복할 명분을 찾고 있었을 수 있다. 그 명분을 황전총리가 제공한 것이다. 일단은 명분을 찾기 위해 대표경선 전체의 ‘이상한 분위기’에 대해 비판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는 면밀히 표계산을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승산은 불투명하다. 무리하게 출마선언을 했다가 망신을 당하면 남아있던 정치적 자신도 다 소진되고 만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다.

황교안 전총리가 결국 대표경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튀지 않으면서도 엄청난 양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영남을 중심으로 전국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겸손’ ‘경청’ ‘소통’ 등의 정치적 인상 구축에 주력한다는 기사도 나왔다.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책제안도 좋고 어떠한 의견도 좋다. 정치신인 황교안이 가야 할 길, 한국당이 가야 할 길, 한국정치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질문에 답을 달라”며 “저는 많이 부족하다. 가야 할 길은 너무나 멀고 넘어야 할 산은 높다”고 했다. 입당이 변(辯)이 된 페이스북 글의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정확한 상황인식과 정치적 본질에는 아직 다다르지 못한 느낌이다. 황 전총리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며, 앞서 언급한 분들이 입장을 바꾸어 출마쪽으로 저울추를 옮기고 있다. ‘황교안발 소환효과’라고 할 만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입성이 두렵기 때문이다. 자신들에게 기회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임승차’, ‘무혈입성’의 기회를 주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상처를 줘야 다음에 자신들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모두 적이 되는 분위기다. 한편, 여전히 ‘태극기 세력’은 그를 ‘배신자’라고 폄하하고 심지어 증오한다. 박근혜전대통령이 나오면 그를 비토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모두 내부의 취약성이다. 이를 직시하고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덜컥 대표가 된다해도 상처뿐인 영광일 가능성이 크다. 그가 대표를 목표로 입당했을 리 없기에 실패한 정치신인이 되는 샘이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동지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배척하면 적이 되지만 안으면 동지가 된다. ‘여론의 힘’으로 그들을 제압하기보다, 이 기회에 동지를 만들어 함께 난국을 헤쳐 나갈 생각을 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겸손한 언행을 하는 것보다, 경쟁자들에게 신인의 겸손함으로 공을 들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지금 줄서는 일반의원들은 황 전총리 여론지지가 떨어지면 언제라도 등을 돌릴 수 있다. 그 때 경쟁자들은 큰 힘이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서라도 경쟁자를 돕는 ‘같은 전략’을 펼 것이기 때문이다.

야당의 대표주자는 필연적으로 여권의 집중표적이 된다. 권력의 먹잇감이 된다. 이회창 전총재의 경우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총풍, 세풍, 김대업을 내세운 아들 병역문제 등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추악한 공격을 폈다. 대부분 사실이 아님이 들어났어도 이후 책임지고 물러난 정치인은 없었다. 여당의 중진 설훈의원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위태로웠던 것은 이회창 총재가 ‘유일한’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이 총재를 대체할 대안이 있었다면 ‘이회창 대통령’이 가능했을 수 있다. 타겟(Target)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런 이유에서도 유력한 야당 지도자가 많을수록 최종목표를 위해 유리하다. 당원과 진영의 희망을 달성하는데 더욱 유용하다. 지도자는 지지자의 희망에 충실해야 하고 대중은 그런 지도자를 지지할 것이다. 야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일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방에 해결할 생각을 하지 말고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극단의 경쟁자를 동지로 만들 수 없을지 모른다. 그래서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본인을 지지하는 그룹의 배후를 살펴야 한다. 경쟁자와 지지층이 같다면, 반목을 통해 지지자를 갈라놓아서는 중·장기적으로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 함께 경쟁해도 좋고, 단일후보로 도움을 청해도 좋다. 과거 그들의 지지를 받았던 정치원로를 동지로 삼아야 배후를 든든히 해야 한다. 그 다음 더 먼 경쟁자들이다. 그들도 적이 아니다. 결국 대선을 위해 도움을 주고받아야 할 존재들이다. 그들을 존중하며 승패를 떠나 동지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정권창출를 위한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이다. 이번 전당대표는 정권창출의 가장 큰 시험대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글/김우석 (현)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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