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핵보유 묵인으로 가나…‘거래 성사’ 선언 같은 불안한 예감 손혜원의 ‘언론사 고소’ 압박…도무지 이해 못할 행보에 대통령 관심을 <@IMG1> 결국 핵보유 묵인으로 가나 미국과 북한이 다음 달 말께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뉴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월 말경에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장소도 결정했지만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언론들이 전했다. 트럼프의 ‘허풍 화법’은 변하지 않았다. “어제 우리는 북한(김영철)과 매우 훌륭한 회담을 가졌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만남이었다.” 대개 이런 투다. 이것도 일종의 기선잡기이겠다. “나는 이 좋은 기분을 잡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김정은에게 하는 말로 들린다. 세계인들에 대해서는 자신의 협상 수완을 과시하는 표현일 수도 있다. 어쨌든 너무 많이 들어서 싫증이 나기까지 하는 이런 허풍을 그는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이제부터 더 필요할지 모른다. 슬슬 재선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김정은과의 협상이 교착상태를 지속하는 것을 견디기 어려울 듯하다. 기실 그는 김정은을 겁주지도 감동시키지도 못했다. 따지고 보면 김정은이 그를 갖고 논 셈이 됐다. 트럼프의 공포스러운 무력시위도, 목을 죄는 경제 제재도, 친밀감을 한껏 풍기는 제스처도 김정은에겐 통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가진 자들과의 협상에서는 능할지 모르나 생사를 건 도박에서는 아무래도 김정은의 적수가 못되는 듯하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실패를 자인해야 할 필요는 없다. 주도권은 여전히 그가 쥐고 있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걸 못 해낸다고 해서 그의 협상 역량이 평가 절하될 것은 아니다. 문제는 김정은 집단이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위협하는 존재인가의 여부다.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미 국익을 존중할 것임을 김정은이 서약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보증하는 구도가 되면 미국으로서는 이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할 까닭이 거의 없어진다. 북한과의 협상이야말로 트럼프의 자존심과 미국의 위엄을 망가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로서는 북한이 ICBM 완전 폐기, 핵동결, 대미적대정책 포기, 조‧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폐기 또는 개정(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 폐지 등)에 동의하면 핵보유를 묵인해도 좋다고 판단할 법하다. 이를테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ICBM 폐기, 진척 상황 사찰을 수용한다면 이를 트럼프 외교의 승리로 포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이후는 별로 어렵지 않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꾼다 해서 미국이 손해 볼 일은 거의 없다. 이는 한반도 안보 당사자인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끈질기게 추구해온 일이기도 하다. 이를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해봐야 한국의 자유우파 국민들과 그 정치세력이 고작이다. 솔직히 미국 국민들 가운데 한국의 안보 문제를 심각히 인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다수 미 국민들에게 한국은 그저 외국 중 하나일 뿐이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요구만 많고 도움은 안 되는 성가신 존재로 인식하는 미 국민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애초에 한‧미동맹관계가 한국 정부의 애걸과 압박으로 성립된 이래 한국은 언제나 미국의 부담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세계경영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은 전략적 요충지일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전략개념으로 보자면 미국에 있어 한국이 어떤 희생과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지켜내야 할 만큼 사활적 이해가 얽힌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에 발목 잡히기보다는 한반도 내의 두 국가를 적절히 컨트롤할 수 있는 상태로 가는 게 더 유리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 않겠는가. 장사꾼은 밑지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바로 그 전형이다. 김정은은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미‧북 정상회담 시 트럼프를 유인할 수 있는 대안이나 조건들에 대해 논의했을 게 틀림없다. 트럼프에게 ‘협상에서의 승리’를 과시할 수 있는 선물들을 안겨주고 대신 실리는 김정은이 챙기는 방안이 아마도 마련되었을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시 의기투합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거래 성사’를 선언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 때문에 우울해진다. 미‧북 2차 정상회담 후에 전개될 상황은 짐작만으로도 공포스럽다. 한국 정부의 김정은 초청→그 선물로 5‧24조치 해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시행 선언→남북정상회담 개최→군사적 대치 상황 완화를 명분으로 한국의 군사적 대응수단의 대대적 제한 및 축소→정전협정 체제의 평화협정 체제 전환→유엔사 해체, 한‧미동맹 폐기, 주한미군 철수→연방제 통일을 내세운 개헌 추진. 물론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야 되겠는가. 어떻게 지키고 발전시켜온 나라인데! 손혜원의 ‘언론사 고소’ 압박 경주에 가면 ‘황리단 길’이라는 거리가 있다. 2년여 전부터 황남동 일대에 조성되었다. 젊은이들과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지역이다. 서울의 ‘경리단 길’을 흉내 내어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 전에는 점집과 술집이 늘어서 있던 곳이었다는데 지금은 카페, 찻집, 선물가게, 옷가게, 레스토랑, 빵집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젊은이들을 부르고 있다. 한옥 숙박시설도 다투어 들어서는 중이다. 한옥 밀집지역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한옥을 지으면 자치단체가 지원을 해 준다고 한다. 자연 집값,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2년 전에 3.3㎡ 당 300만 원쯤 하던 땅이 최근엔 3000만 원씩에 팔린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요지의 경우다. 돈 많은 외지인이 50억 원을 갖고 와서 집 8채를 샀다는 소문도 있다. 그만큼 이 지역에 대한 투자가 활기를 띤다는 것인데 당연히 좋은 현상이다. 낙후된 지역이 개발되어 관광객 투자자를 불러 모으는 현상을 왜 나쁘다고 하겠는가. 손혜원 국회의원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뉴스에 연상되는 것이 경주의 ‘경리단 길’이다. 경주의 경우와 목포는 사정이 다르다. ‘황리단 길’은 자연스레 조성된 거리이지만 목포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작년 8월 문화재로 등록된 지역이다. 당연히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이 따른다. 문화재로 등록된 이상 복원 관리 정비 보수 등의 사업은 관에서 맡아주게 마련이다. 집 주인들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큰 혜택을 입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건 또 그렇다하고, 주로 일본의 적산가옥이라고 하는데 언제부터 그런 주택이나 구조물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키로 했는지 의아하다. 구 조선총독관저와 조선총독부 건물이 일제의 잔재라 해서 ‘기왓장 한 장 남기지 말고 부숴버리라’고 대통령(김영삼)이 명령했던 그 나라가 맞는지 해괴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손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목포에 갔다가 일제 강점기 집들을 보고 너무 반해서 사기 시작했다”고 했다는데 이런 의식 또한 난해하긴 마찬가지다. 이 지역이 문화재로 지정될 것을 몰랐다고 손 의원은 주장했다. 그런데 문화재 지정 1년 5개월 전부터 지정 후 1개월까지 1년 반에 걸쳐, 많게는 ‘22채’라고 보도될 정도로 많은 주택과 땅을 그의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과 친인척 명의로 매입했다. 그 배경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손 의원 자신은 목포를 살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비이락치고도 지나친 우연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였던 손 의원의 혜안(?)이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고 한다면 오히려 이해하기가 쉽겠다. 도시 재생사업을 국회의원인 한 독지가가 도맡아 나섰다는 이야기는, 손 의원의 경우를 제외하면, 듣느니 처음이다. 그가 왜 하필 목포에 그처럼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되었는지, 돈이 많은 것 같지 않은 친인척이 어떻게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하는 도시 재생 사업에 동참할 용기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개인들의 노력으로 목포의 그 지역이 재생되리라는 기약이 애초에 있었던 것 같지 않다. 한두 집을 숙박시설로 개보수하고, 음식점으로 꾸민다고 살아날 거리였다면 이제껏 방치되어 있었을 리가 없다. 뭔가 기대하는 바가 있었으니까 자신이 투자했거나 친인척의 투자를 권했거나 하지 않았겠는가. 그게 문화재 지정과는 정말 무관했을까? 손 의원은 당적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유감이나 사과의 뜻을 표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지난 15일 SBS에 관련보도가 나간 후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투기라면 의원직이 아니라 목숨까지 걸겠다”고 했다. 그런 다음엔 SBS를 비롯한 언론사들에 대해 ‘검찰 수사 의뢰’ ‘고소’ 등을 거듭 예고하고 있다. 심리적 압박 수단으로 들릴 수도 있는 이런 말보다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증거들을 먼저 내놓는 게 순서가 아닐까. 손 의원은 은행에서 11억 원을 대출받아 이중 7억 1000만 원을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에 기부했고, 재단은 이 돈으로 목포의 부동산 10채를 샀다고 보도됐다. 나전칠기박물관 이전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대출 조건으로 제시된 것이었는지 말이 그렇다는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 연고지도 아닌 지역에 집을 여러 채 사기 위해 받은 대출이라면 예사로 넘길 일이 못된다. 국회의원이든, 집권자 부인의 친구이든 법은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의 여당 소속이었던 한 의원의 도무지 이해 못할 행보에 대해 대통령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촉구한다.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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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잖아도 덜덜 떨리는데…嚴冬 2題

이진곤 언론인 | 2019-01-21 08:30
결국 핵보유 묵인으로 가나…‘거래 성사’ 선언 같은 불안한 예감
손혜원의 ‘언론사 고소’ 압박…도무지 이해 못할 행보에 대통령 관심을


ⓒ데일리안 DBⓒ데일리안 DB

결국 핵보유 묵인으로 가나

미국과 북한이 다음 달 말께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뉴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월 말경에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장소도 결정했지만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언론들이 전했다.

트럼프의 ‘허풍 화법’은 변하지 않았다. “어제 우리는 북한(김영철)과 매우 훌륭한 회담을 가졌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만남이었다.” 대개 이런 투다. 이것도 일종의 기선잡기이겠다. “나는 이 좋은 기분을 잡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김정은에게 하는 말로 들린다. 세계인들에 대해서는 자신의 협상 수완을 과시하는 표현일 수도 있다.

어쨌든 너무 많이 들어서 싫증이 나기까지 하는 이런 허풍을 그는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이제부터 더 필요할지 모른다. 슬슬 재선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김정은과의 협상이 교착상태를 지속하는 것을 견디기 어려울 듯하다. 기실 그는 김정은을 겁주지도 감동시키지도 못했다. 따지고 보면 김정은이 그를 갖고 논 셈이 됐다. 트럼프의 공포스러운 무력시위도, 목을 죄는 경제 제재도, 친밀감을 한껏 풍기는 제스처도 김정은에겐 통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가진 자들과의 협상에서는 능할지 모르나 생사를 건 도박에서는 아무래도 김정은의 적수가 못되는 듯하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실패를 자인해야 할 필요는 없다. 주도권은 여전히 그가 쥐고 있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걸 못 해낸다고 해서 그의 협상 역량이 평가 절하될 것은 아니다. 문제는 김정은 집단이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위협하는 존재인가의 여부다.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미 국익을 존중할 것임을 김정은이 서약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보증하는 구도가 되면 미국으로서는 이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할 까닭이 거의 없어진다.

북한과의 협상이야말로 트럼프의 자존심과 미국의 위엄을 망가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로서는 북한이 ICBM 완전 폐기, 핵동결, 대미적대정책 포기, 조‧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폐기 또는 개정(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 폐지 등)에 동의하면 핵보유를 묵인해도 좋다고 판단할 법하다. 이를테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ICBM 폐기, 진척 상황 사찰을 수용한다면 이를 트럼프 외교의 승리로 포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이후는 별로 어렵지 않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꾼다 해서 미국이 손해 볼 일은 거의 없다. 이는 한반도 안보 당사자인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끈질기게 추구해온 일이기도 하다. 이를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해봐야 한국의 자유우파 국민들과 그 정치세력이 고작이다. 솔직히 미국 국민들 가운데 한국의 안보 문제를 심각히 인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다수 미 국민들에게 한국은 그저 외국 중 하나일 뿐이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요구만 많고 도움은 안 되는 성가신 존재로 인식하는 미 국민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애초에 한‧미동맹관계가 한국 정부의 애걸과 압박으로 성립된 이래 한국은 언제나 미국의 부담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세계경영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은 전략적 요충지일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전략개념으로 보자면 미국에 있어 한국이 어떤 희생과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지켜내야 할 만큼 사활적 이해가 얽힌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에 발목 잡히기보다는 한반도 내의 두 국가를 적절히 컨트롤할 수 있는 상태로 가는 게 더 유리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 않겠는가. 장사꾼은 밑지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바로 그 전형이다.

김정은은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미‧북 정상회담 시 트럼프를 유인할 수 있는 대안이나 조건들에 대해 논의했을 게 틀림없다. 트럼프에게 ‘협상에서의 승리’를 과시할 수 있는 선물들을 안겨주고 대신 실리는 김정은이 챙기는 방안이 아마도 마련되었을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시 의기투합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거래 성사’를 선언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 때문에 우울해진다.

미‧북 2차 정상회담 후에 전개될 상황은 짐작만으로도 공포스럽다. 한국 정부의 김정은 초청→그 선물로 5‧24조치 해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시행 선언→남북정상회담 개최→군사적 대치 상황 완화를 명분으로 한국의 군사적 대응수단의 대대적 제한 및 축소→정전협정 체제의 평화협정 체제 전환→유엔사 해체, 한‧미동맹 폐기, 주한미군 철수→연방제 통일을 내세운 개헌 추진. 물론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야 되겠는가. 어떻게 지키고 발전시켜온 나라인데!


손혜원의 ‘언론사 고소’ 압박

경주에 가면 ‘황리단 길’이라는 거리가 있다. 2년여 전부터 황남동 일대에 조성되었다. 젊은이들과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지역이다. 서울의 ‘경리단 길’을 흉내 내어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 전에는 점집과 술집이 늘어서 있던 곳이었다는데 지금은 카페, 찻집, 선물가게, 옷가게, 레스토랑, 빵집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젊은이들을 부르고 있다. 한옥 숙박시설도 다투어 들어서는 중이다. 한옥 밀집지역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한옥을 지으면 자치단체가 지원을 해 준다고 한다.

자연 집값,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2년 전에 3.3㎡ 당 300만 원쯤 하던 땅이 최근엔 3000만 원씩에 팔린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요지의 경우다. 돈 많은 외지인이 50억 원을 갖고 와서 집 8채를 샀다는 소문도 있다. 그만큼 이 지역에 대한 투자가 활기를 띤다는 것인데 당연히 좋은 현상이다. 낙후된 지역이 개발되어 관광객 투자자를 불러 모으는 현상을 왜 나쁘다고 하겠는가.

손혜원 국회의원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뉴스에 연상되는 것이 경주의 ‘경리단 길’이다. 경주의 경우와 목포는 사정이 다르다. ‘황리단 길’은 자연스레 조성된 거리이지만 목포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작년 8월 문화재로 등록된 지역이다. 당연히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이 따른다. 문화재로 등록된 이상 복원 관리 정비 보수 등의 사업은 관에서 맡아주게 마련이다. 집 주인들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큰 혜택을 입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건 또 그렇다하고, 주로 일본의 적산가옥이라고 하는데 언제부터 그런 주택이나 구조물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키로 했는지 의아하다. 구 조선총독관저와 조선총독부 건물이 일제의 잔재라 해서 ‘기왓장 한 장 남기지 말고 부숴버리라’고 대통령(김영삼)이 명령했던 그 나라가 맞는지 해괴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손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목포에 갔다가 일제 강점기 집들을 보고 너무 반해서 사기 시작했다”고 했다는데 이런 의식 또한 난해하긴 마찬가지다.
이 지역이 문화재로 지정될 것을 몰랐다고 손 의원은 주장했다. 그런데 문화재 지정 1년 5개월 전부터 지정 후 1개월까지 1년 반에 걸쳐, 많게는 ‘22채’라고 보도될 정도로 많은 주택과 땅을 그의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과 친인척 명의로 매입했다. 그 배경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손 의원 자신은 목포를 살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비이락치고도 지나친 우연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였던 손 의원의 혜안(?)이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고 한다면 오히려 이해하기가 쉽겠다.

도시 재생사업을 국회의원인 한 독지가가 도맡아 나섰다는 이야기는, 손 의원의 경우를 제외하면, 듣느니 처음이다. 그가 왜 하필 목포에 그처럼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되었는지, 돈이 많은 것 같지 않은 친인척이 어떻게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하는 도시 재생 사업에 동참할 용기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개인들의 노력으로 목포의 그 지역이 재생되리라는 기약이 애초에 있었던 것 같지 않다. 한두 집을 숙박시설로 개보수하고, 음식점으로 꾸민다고 살아날 거리였다면 이제껏 방치되어 있었을 리가 없다. 뭔가 기대하는 바가 있었으니까 자신이 투자했거나 친인척의 투자를 권했거나 하지 않았겠는가. 그게 문화재 지정과는 정말 무관했을까?

손 의원은 당적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유감이나 사과의 뜻을 표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지난 15일 SBS에 관련보도가 나간 후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투기라면 의원직이 아니라 목숨까지 걸겠다”고 했다. 그런 다음엔 SBS를 비롯한 언론사들에 대해 ‘검찰 수사 의뢰’ ‘고소’ 등을 거듭 예고하고 있다. 심리적 압박 수단으로 들릴 수도 있는 이런 말보다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증거들을 먼저 내놓는 게 순서가 아닐까.
손 의원은 은행에서 11억 원을 대출받아 이중 7억 1000만 원을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에 기부했고, 재단은 이 돈으로 목포의 부동산 10채를 샀다고 보도됐다. 나전칠기박물관 이전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대출 조건으로 제시된 것이었는지 말이 그렇다는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 연고지도 아닌 지역에 집을 여러 채 사기 위해 받은 대출이라면 예사로 넘길 일이 못된다.

국회의원이든, 집권자 부인의 친구이든 법은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의 여당 소속이었던 한 의원의 도무지 이해 못할 행보에 대해 대통령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촉구한다.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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