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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과한 승부욕…벤투 감독 눈 감아줄까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1.17 11:31 수정 2019.01.17 10:31

교체 출전 끝내 무산되자 불만 표출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오른 이승우.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오른 이승우.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벤투호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출전 무산에 불만을 터뜨리며 물병을 걷어찬 이승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알 나얀 스타디움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중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3전 전승을 내달린 대표팀은 C조 1위를 확정지으며 16강 토너먼트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한국은 최종전 결과에 따라 A조 또는 F조 3위와 만나게 된다.

체력 저하가 우려됐지만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중국 진영을 휘저으며 도움 2개를 기록하는 등 수준이 다른 축구를 선보였다. 손흥민 합류에 힘이 난 선수들 역시 지난 2경기에서의 부진을 잊고 예전 좋았던 폼을 되찾았다.

하지만 승리를 차지하는 과정이 마냥 매끄럽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특히 대체선수로 합류한 이승우가 돌출 행동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우는 후반 들어 다른 선수들과 함께 터치라인서 몸을 풀었다. 교체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마지막 교체 카드는 구자철에게 썼고 이승우를 포함한 선수들은 벤치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승우가 물병과 수건을 발로 찬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교체 투입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당초 이승우는 부상으로 낙마한 나상호의 대체 선수로 이번 아시안컵에 긴급 수혈됐다.

마침 대표팀은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2차전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어 중국과의 경기서 벤치 멤버들의 대거 기용이 예상되던 터였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주전 선수들이 중국전에 총동원됐고 합류한지 이틀 밖에 되지 않은 손흥민까지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벤치 멤버로 차출된 이승우는 1~2차전과 마찬가지로 출격대기 상태였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선발 출전할 11명부터 교체 멤버 최대 3명까지 선수 선발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이승우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벤투 감독 머릿속에 이승우가 주전이 아닌 벤치 멤버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승우는 물병을 걷어차고 수건을 던져 자신의 처우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팀을 봐도 감독에 항명하는 선수는 눈 밖에 나기 마련이다. 대표팀이라면 향후 A매치 때 차출을 기대하기 어렵고, 클럽이라면 당장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일쑤다. 그만큼 축구는 감독의 권한과 팀 조직력을 중시 여기는 종목이다.

감독이 고집을 굽히는 극히 드문 사례가 있긴 하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이야기다. 당시 포백 수비라인을 고집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스리백에 최적화되어 있던 홍명보와 갈등을 겪었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기 싸움까지 벌일 정도였다.

결국 홍명보는 월드컵을 앞두고 엔트리서 제외되자 자신의 뜻을 접었고 내심 팀 내 정신적 지주가 필요했던 히딩크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극적인 화해무드가 조성됐다. 최고참이자 주장이면서 선수들의 전폭적 신뢰를 얻는 리더였던 홍명보도 팀을 위해 자신을 낮출 정도였다.

반면 이승우는 대표팀에서 핵심 자원이 아니다. 더군다나 선수기용에 있어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벤투 감독이다. 벤투 감독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승우에 대한 앞으로의 처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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