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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 손흥민, 벤투 초강수에 클래스로 화답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9.01.17 01:49 수정 2019.01.17 01:52

[아시안컵]예상 밖 중국전 선발 출전

체력 우려 딛고 2-0 완승에 혁혁한 공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DB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DB

혹사 논란에도 클래스를 보여준 손흥민이 한국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흐얀 스타디움서 열린 중국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0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3전 전승을 기록,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중국은 2승 1패로 조 2위를 확정했다.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 출전 여부는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정상적 사고라면 손흥민은 휴식을 취하는 게 옳았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부터 총 13경기를 뛰었다. 3~4일 간격으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90분 풀타임을 뛴 뒤 곧바로 UAE행 비행기에 올랐다. 7시간의 장시간 비행, 시차와 기후 적응 등의 외부적인 요소를 극복해야 했다.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더구나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손흥민의 출전을 강행하는 것은 혹사가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조 1위를 위해 손흥민 카드를 시작부터 꺼내들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빌드업 상황에 참여하거나 2선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공간이 생기면 순간적인 수비 배후 침투로 상대를 흔들었다. 수비수를 달고 뛰는 움직임 덕분에 동료들도 한층 자유롭게 뛸 수 있었다.

팀이 조직적으로 움직였으며, 한층 역동적이고 빠른 템포의 경기력을 선보인 것이 고무적이다. 손흥민 효과는 전반 12분에 나타났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 스 커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전반 14분 키커로 나선 황의조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리드를 잡은 한국은 좀 더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중국의 전방 압박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한국의 빠른 역습에 고전했다. 중심은 손흥민과 황의조 콤비였다.

전반 17분 김승규 골키퍼의 던지기로 시작된 역습이 황의조에게 전달됐고, 반대편에서 빠르게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크로스를 올렸지만 볼 터치가 정확하지 못해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26분에는 손흥민이 직접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조준했다.

손흥민 ⓒ 데일리안DB 손흥민 ⓒ 데일리안DB

후반에는 세트 피스 상황에서 손흥민의 명품 오른발이 빛났다. 후반 6분 손흥민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김민재가 머리로 받아 넣으며 점수차를 벌렸다.

후반 중반에는 황의조 대신 지동원이 교체 투입되면서 손흥민이 최전방 원톱으로 한 단계 전진 배치됐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전방에만 고정적이지 않고, 쉴 새 없이 측면으로 빠져나오며 패스를 받기 위해 분주함 움직임을 가져갔다.

후반 30분 다시 한 번 코너킥에서는 손흥민의 센스가 돋보였다. 페널티 박스 안에 대기하던 황희찬에게 빠르게 패스를 전달했지만 마무리 슈팅이 정확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44분 구자철 대신 교체 아웃됐다.

최악의 몸 상태에도 조 1위 16강 진출과 중국전 승리라는 미션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본격적인 항해는 토너먼트부터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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