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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서 '소신발언' 잇따르지만 묵살 반복

이유림 기자
입력 2019.01.14 15:39 수정 2019.01.14 15:53

송영길·조응천·박용진 소신발언…당내 동조 의견 거의 없어

정치권 "정부 정책·당 대응 문제 있다는 방증으로 봐야"

송영길·조응천·박용진 소신발언…당내 동조 의견 거의 없어
정치권 "정부 정책·당 대응 문제 있다는 방증으로 봐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정부의 정책과 방향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여전히 소수 의견이라는 점에서 묵살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관련 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정부의 정책과 방향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여전히 소수 의견이라는 점에서 묵살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관련 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정부의 정책·방향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당 의원들이 '정부 엄호' 역할을 탈피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지만, 정작 여권 내에서 '소수 의견'으로 묻히는 분위기다.

송영길 의원은 지난 11일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원전건설 재개'를 주장했다. 송 의원은 "노후 원전과 화력발전소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여당에서 사실상 '금기어'로 여겨지던 원전 재개를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야당은 송 의원의 발언을 치켜세웠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용기 있는 발언을 환영한다"고 했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원전 건설 재추진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정작 민주당 의원들은 송 의원의 발언에 선을 긋고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원전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은데,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도 "송 의원 발언은 매우 유감"이라며 "송 의원의 신한울 원전 (건설 재개) 발언은 시대의 변화를 잘못 읽은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응천 의원은 당내에서 유일하게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주장했다. 조 의원은 청와대 직원들의 잇따른 비위 행위가 적발되자 "공직의 시작과 끝은 책임"이라며 "특히 대통령을 직접 모시는 참모는 더 빠르고 무겁게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의 '소신 발언'은 곧바로 당내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 수석 책임론은 대통령 흔들기", "조 수석을 두고 총질할 때가 아니다", "조 수석을 흔들지 맙시다", "조 수석은 촛불 정권의 상징" 등으로 조 수석을 감쌌다. 조 의원의 주장은 더이상 힘을 받지 못한 채 소수의 목소리로 묵살됐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불거진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의 질의 태도 논란과 관련, 유일하게 기자를 옹호한 민주당 의원도 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1일 YTN라디오에서 "기자는 물어뜯어야 기자다. 대통령께 편한 질문만 하는 사람이 오히려 간신일 수 있다"며 "'기자가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런 걸 가지고 과하게 (화를) 내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기자의 태도와 자질을 지적하던 당내 의견과는 상반된 목소리였다. 앞서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술 한잔 먹고 푸념할 때 할 얘기"라며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중요한 시간에 전파를 낭비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싸가지 문제보다 실력 부족의 문제"라며 "우리 기자님들도 함께 공부합시다"라고 힐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과 방향을 비판하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처럼 단순히 비주류 혹은 비문의 반발 섞인 목소리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소신발언을 한 의원들을 비주류라고 보기 힘들다"며 "결국 정부 정책과 당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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