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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김정은 답방, 北고민 헤아려야"…서울行 경호우려 컸나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1.11 00:00 수정 2019.01.11 06:02

“최고지도자 서울로 오는 것에 내부적으로 많은 고심 있을 것”

전문가 “최고존엄 유고사태, 있을 수 없는 일…근처에 돌하나 떨어져도 큰일”

“최고지도자 서울로 오는 것에 내부적으로 많은 고심 있을 것”
전문가 “최고존엄 유고사태, 있을 수 없는 일…근처에 돌하나 떨어져도 큰일”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 시점이 불투명해진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의 ‘체제차이’를 언급했다.

최고지도자의 신변안전 및 경호에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북한체제의 특수성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 답방은 그 자체로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전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직접 약속하고 발표했던 일인 만큼 반드시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편으로 북한은 우리와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사상 최초로 최고 지도자가 서울로 오는 것에 내부적으로 많은 고심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그 고심을 헤아려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 체제는 최고지도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경우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지침을 마련해 두고 있지 않다.

이준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최고존엄’이자 ‘신’이 갑작스럽게 죽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정은 유고사태에 대비한 대응지침을 마련하자고 제안하는 것 자체가 불경죄로 처형될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1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하고 있는 차량을 12명의 경호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해 4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1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하고 있는 차량을 12명의 경호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처럼 김 위원장을 신격화 하는 체제는 북한당국이 각별히 경호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된다. 이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답방 중 근처에 돌이라도 하나 떨어지면 엄청난 문제가 될 것”이라며 남북이 경호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철두철미한 경호를 펼친다는 것은 지난해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북측 경계선을 코앞에 둔 판문점 내에서도 방탄 차량에 탑승한 뒤 12명의 경호원들이 둘러싸는 'V자' 경호를 선보였다.

국내 보수단체들이 무력 충돌을 불사한 ‘김정은 답방 반대시위’를 잇따라 예고한 상황에서 북측은 경호 문제에 대한 우려를 거두기 어려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에서 “김정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처럼 환영인파가 모이는 장면을 만들어 균형을 보장해야 한다”며 “북한의 가장 큰 고민은 다원화된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노동당 간부들은 충성 경쟁을 하느라 김정은의 방한을 앞 다퉈 반대할 것이 뻔하지만, 김정은과 이설주 본인들은 남한에 가고 싶어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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