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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떠나는 임종석에 '레드카펫' 깔아줬다

이충재 기자
입력 2019.01.09 00:00 수정 2019.01.09 05:23

청와대 '2인자'의 이례적 인사발표…고별인사 시간 마련

'경질' 아닌 '아름다운 퇴장' 보여주기 위한 깜짝 이벤트

청와대 '2인자'의 이례적 인사발표…고별인사 시간 마련
'경질' 아닌 '아름다운 퇴장' 보여주기 위한 깜짝 이벤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청와대에서 2기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발표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청와대에서 2기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발표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8일 오후 4시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 단상에 오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기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발표했다.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오늘까지 대통령비서실장 임종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이 발표가 마지막 미션이다", "부족했던 기억만 가득하다"는 등 퇴임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형식은 인사발표 브리핑이었지만, 떠나는 임 실장을 위한 고별무대가 마련된 자리였다.

참모는 간 데 없고...靑 울려퍼진 '임을 위한 고별곡'

물러나는 대통령 참모가 카메라 앞에서 별도의 고별사를 하거나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오로지 대통령을 보좌하는 책무를 갖고 있어 '참모는 입이 없다'는 게 청와대 불문율이다. 더욱이 청와대 '2인자'가 인사발표를 위해 직접 단상에 오르는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인사발표는 대변인이나 국민소통수석의 몫이었다. 이날 자리에서 물러나는 임 실장이 '경질'이 아닌 소임을 마친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깜짝 이벤트라는 분석이다.

이날 브리핑에선 임 실장의 소회를 듣는 시간도 따로 마련됐다. 그는 "노심초사 지켜봐준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지난 20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초심은 흔들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안팎으로 더 큰 시련과 도전이 예상된다. 더 힘을 내서 헤쳐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임기를 끝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정치인 임종석'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자료사진)ⓒ청와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임기를 끝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정치인 임종석'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자료사진)ⓒ청와대

자연인으로 돌아간 '2인자' 대권으로 향할까

임 실장은 이날 임기를 끝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정치인 임종석'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비서실장 자리를 정치인생의 마지막 여정으로 여겼던 과거 정권의 2인자들의 퇴장과는 다른 길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여전히 50대 초반의 현역 정치인이다. 청와대가 임 실장이 떠나는 길에 화려한 '고별행사'를 열어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정치권에선 임 실장의 최종 목적지가 차기 대권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여권에선 임 실장이 한동안 휴식시간을 가지며 정치적 다음 수순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실장은 주변에 "당분간 쉬면서 가족과 여행을 가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청와대를 떠난 임 실장이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정치적 잠재력 크다는 점에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정치권에서 회자되면서 대권행보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2020년 총선에서 임 실장이 어느지역에 출마하느냐를 두고 설왕설래다.

기착지 2020년 총선…'반드시 잡는다' 벼르는 야당

차기 총선은 대권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 기착지 가운데 하나다. 정치권 안팎에선 임 실장의 서울 종로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승리할 경우, 임 실장은 곧바로 유력 대권주자로 올라서게 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종로를 거쳐 대권으로 향했다.

야권에선 임 실장을 견제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임 실장이 출마하는 지역에 '거물 인사'를 내세워 맞불을 놓겠다는 구상이다. 임 실장의 총선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2000년 16대 총선(서울 성동을)에서 34세의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지만, 18대~20대까지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금배지를 달지 못했다. 벌써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대결 상대로 거론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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