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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3가지 깜짝발언'

손현진 기자
입력 2019.01.08 06:00 수정 2019.01.08 08:14

서 회장 "직판체제 완성 후 2020년 은퇴 계획"…소유·경영 분리 선언

경영권 승계 일축하고 합병설은 가능성 열어둬…中합작법인 설립 계획도

서 회장 "직판체제 완성 후 2020년 은퇴 계획"…소유·경영 분리 선언
경영권 승계 일축하고 합병설은 가능성 열어둬…中합작법인 설립 계획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이 깜짝 은퇴 선언을 했다. 서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이 깜짝 은퇴 선언을 했다. 서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셀트리온그룹

"올해 시무식에서 직원들에게 '우리의 마지막 인연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나갈 때를 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고, 은퇴까지 2년 남았다고 거듭 말하고 다니면서 저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국내에서 개최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깜짝 은퇴 선언을 했다. 추후 경영권을 자녀에게 승계할지 여부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관한 입장 등 항간의 관심거리였던 사안에 대해 진솔한 답변을 내놨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요 사업과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오는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나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공개할 내용을 미리 선보이는 자리였다.

서 회장은 올해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하고 직판 체계를 완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시장에 나서는 국내 기업들은 현지 유통사와 협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직판 시스템을 만드는 건 업계 최초다. 이는 셀트리온이 개발·생산·유통을 모두 책임지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직판체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해 봐야 알겠다'는 말이 최선이겠지만 1년간 총력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며 "작년에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3~4분기에 전초 작업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글로벌 직판체제를 완성한 다음에는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1단계 목표가 2020년까지 완전한 판매망을 갖춘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1단계까지는 창업주인 제가 맡아서 하고 이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 수십 개 나라를 누비며 영업 활동을 했던 그는 "은퇴하면 우선 잠을 자고, 도시어부를 나가려고 한다"고 그동안의 소회도 전했다.

서 회장은 2년 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면서도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에 대해 "CEO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아들은 이사회 의장으로 임할 것"이라며 "직원들도 믿지 않는 눈치지만 앞으로 지켜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씨는 화장품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로, 서 회장 차남은 셀트리온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정진 회장이 미디어간담회에서 그룹 중장기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이 미디어간담회에서 그룹 중장기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

서 회장은 또 계열사를 합병해 통합하는 안에 대해서는 "최대주주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게 좋다"면서도 "주주들이 동의한다면 합병하는 데 큰 저항감은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이 각기 존재하는 건 투자 유치와 케미컬 의약품 사업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그는 다양한 예측을 낳았던 '3공장 건립 부지'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놨다. 서 회장에 따르면 인천 송도에 있는 제1공장의 추가 5만ℓ 증설을 진행 중이며 제3공장은 국내에 건설할 예정이다. 다만 글로벌 수출 물량 증가에 따라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할 필요성은 남아 있는 탓에, 해외 공장을 신설하는 안은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인 중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해외 각국 정부와 협상해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을 보험에 등재시키면 더욱 많은 해외 환자들이 처방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에 의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그 첫 단추를 위해 작년부터 중국의 여러 파트너사와 협의해 합작법인 설립을 타진해왔다.

서 회장은 중국 합작 파트너사와 관련해 "현재 논의 중인 파트너사에는 국영과 민영이 다 포함돼 있다"며 "내년부터는 중국에 판매를 개시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상반기 안에 합작사를 결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제약시장을 공략하는 게 경제위기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한국경제 위기라는 말이 많지만 간단하다. 기존 산업에서 매출이 감소하면 새로운 산업이 감소분을 흡수해주면 된다"며 "저는 1400조원을 웃도는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그 가능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셀트리온은 글로벌 톱 바이오 제약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항체 바이오의약품과 에이즈치료제 등 케미컬의약품 전략 제품을 양 날개 삼아 세계 제약 시장을 공략할 계획으로, 지난해 9부 능선을 넘어 올해 정상을 향한 마지막 도약을 앞뒀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올해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지난달 허쥬마가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3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 허가 승인에 성공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주요 전략 제품 3종을 통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 확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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