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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대납까지 등장…새해 벽두부터 도 넘는 불법 영업 기승

부광우 기자
입력 2019.01.03 06:00 수정 2019.01.03 06:10

온라인 중심으로 일부 보험 설계사들 일탈 기승

"살아남고 보자" 생존 경쟁 심화에 커지는 우려

온라인 중심으로 일부 보험 설계사들 일탈 기승
"살아남고 보자" 생존 경쟁 심화에 커지는 우려


국내 보험업계가 불법적인 보험 영업에 몸살을 앓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보험업계가 불법적인 보험 영업에 몸살을 앓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불법적인 보험 영업이 새해 벽두부터 도를 넘어서고 있다. 고가의 사은품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넘어 아예 보험료를 대신 내주겠다는 음성적인 수법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 전반의 역성장이 점쳐지면서 보험업계의 걱정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영업 현장의 과열경쟁 우려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부 보험 설계사들의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고가의 사은품 제공은 물론 보험료 대납까지 제의하는 등 영업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즉시 차단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은 없는 현실이다. 해당 모집인들이 주로 활성화된 인터넷 카페에서 보험 관련 문의를 하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쪽지를 이용, 은밀하게 영업 행위를 벌이고 있어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상담을 하는 고객이 먼저 보험료 대납 기간을 물어보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소비자가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설계사가 가입자에게 비싼 사은품을 제공하거나 보험료를 대신 내준다는 것은 이를 감안해도 계약 모집인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더 크다는 의미다. 그 만큼 설계사가 판매 수당을 늘리기 위해 고객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특약을 들게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를 둘러싼 염려가 더욱 커지는 이유는 현재 시장 여건 상 이 같은 불법 영업이 더욱 만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가 본격적인 역성장 모드로 진입하면서 보험 영업 현장의 생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탓에 잘못된 길에 유혹을 느끼는 보험 설계사들도 많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보험업계의 수입·원수보험료는 지난해에 비해 0.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에 비하면 줄어든 감소폭이긴 하지만 3년 연속 보험료 감소가 예상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종별로 보면 생명보험은 감소세가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고 손해보험은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4.5% 감소에 이어 올해도 3.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올해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가율이 떨어지는 추세란 설명이다.

결국 이런 보험업계의 먹구름 아래서 무리한 영업이 이어질 경우 이는 소비자 불만으로 직결될 공산이 크다. 모집인들이 눈앞의 상품 판매에 치중할수록 상품이 가진 단점이나 유의사항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장기 금융 상품인 보험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는 훗날 가입자 민원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보험업계는 금융권 민원의 온상이란 멍에를 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금융 민원은 가운데 보험업계가 차지한 비율은 60.9%에 달했다. 이중 손해보험업계가 30.6%, 생명보험업계가 24.3%였다. 그 다음으로 비은행(23.3%)과 은행(11.5%), 금융투자(4.3%)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과도한 민원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보험업계가 짊어져야 할 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다른 금융권에 비해 고객 민원이 유독 많다며 보험사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더욱이 금융 소비자 보호를 누구보다 강조해 온 윤석헌 원장이 지난해 금감원의 수장으로 부임하면서 이런 기조는 한층 강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역성장 하는 와중 신규 가입자 유치를 눈에 띄게 늘리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영업이 기반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향후 계약 관리에 부담을 키우는 요소인 만큼, 당장의 상품 판매에 매달리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의 영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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