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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 실패’ 벤투호…걱정만 키운 사우디전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 2019-01-01 06:27
PK를 실축한 기성용. ⓒ 연합뉴스PK를 실축한 기성용. ⓒ 연합뉴스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벤투호의 최종 평가전은 실망 그 자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상대로 졸전에 그치면서 해결해야할 과제만 잔뜩 늘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벤투호는 출범 후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를 이어갔다.

이번 사우디전은 결과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평가전은 평가전일뿐이다. 하지만 아시안컵 개막을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선수들의 몸놀림이 모두 무거웠다. 즉 컨디션이 정상궤도로 올라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전반에 변형 스리백을 가동하며 부분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왼쪽 풀백 홍철, 김진수가 결장함에 따라 본의 아니게 황희찬이 왼쪽 윙백으로 나서야 했다. 플랜 B를 실험한다는 명목 하에 이러한 벤투 감독의 실험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은 스리백 전술에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공수에서 흔들렸다. 사우디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벤투호의 후방 빌드업을 억제했다. 세밀한 숏패스를 통한 빌드업이 여의치 않자 무분별한 롱패스 빈도가 늘었다. 김승규 골키퍼의 킥은 부정확했고,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은 잦은 패스 미스로 공 소유권을 상대에게 내줬다.

2선에 출전한 황인범, 이청용의 몸 상태도 최악이었다. 이뿐만 아니다. 믿었던 황의조마저 발끝이 무뎠다. 세 차례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특유의 킬러 본능이 예전 같지 않았다.

손흥민이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황의조가 침묵한다면 이번 아시안컵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꼴이다. 손흥민 없이 사는 법을 터득해야 했던 사우디전에서 에이스 부재를 절감해야 했다.

그나마 후반에는 경기력이 살아났다. 4-2-3-1 포메이션으로 회귀했고, 이청용과 황인범 대신 이재성, 구자철이 투입됐다. 황희찬도 2선의 오른쪽 윙어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좀 더 역동적인 활약을 펼쳐보였다.

또, 사우디는 체력 저하로 인해 압박의 강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과 비교해 볼 점유율을 빼앗아오며 어느 정도 정상적인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고, 여러 차례 슈팅 찬스를 생산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세밀함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이날 9개의 슈팅 가운데 골문으로 향한 유효 슛은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승리할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있었다. 후반 36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기성용의 슛이 골문을 외면했다.

59년 만에 아시아 정복은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과연 남은 기간 벤투 감독이 얼마나 팀을 잘 추스르고, 본선 첫 경기에 맞춰 컨디션 사이클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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