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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부실 주범' 소난골 프로젝트 해소 …경영정상화 탄력

조인영 기자
입력 2018.12.26 11:06 수정 2018.12.26 11:13

소난골 드릴십 2척 내년 1월·3월 순차 인도

9000억원 인도대금 확보…재무개선·경영정상화 박차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社 드릴십ⓒ대우조선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社 드릴십ⓒ대우조선

소난골 드릴십 2척 내년 1월·3월 순차 인도
9000억원 인도대금 확보…재무개선·경영정상화 박차


"해양플랜트를 신규 수주한 것과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이 소난골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인도를 확정했다. 2년 반 동안 지지부진했던 프로젝트가 우여곡절 끝에 해소되면서 내부적으로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 만큼이나 기뻐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Sonangol)사가 발주한 드릴십 2척을 내년 초 모두 인도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예정일은 내년 1월과 3월이다. 다만 계약금액은 당초 1조3297억원에서 1조1399억원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측은 "협상 과정에서 드릴십 AS 등 보증의무를 없애고, 지분투자 조건도 사라지면서 결과적으로 인도대금이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2013년 소난골로부터 드릴십 2기를 수주했다. 총 거래금액 12억4000만달러 중 20%에 해당하는 2억5000만달러를 선수금으로 받았다. 나머지 9억9000만달러는 인도 시점에 거래대금을 받는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으로 수령키로 합의했다.

대우조선은 건조를 마치는대로 2016년 6월과 7월, 드릴십 2기를 차례로 인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자 앙골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드릴십 인도도 이때부터 연기되기 시작했다.

유동성에 부담을 느낀 대우조선은 드릴십 인도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대우조선은 2016년 9월 특수목적회사(SPV) 설립 카드를 제안했다. 드릴십 잔금 9억9000만달러 중 80%는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20%는 특수목적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정상 인도만 되면 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수령할 수 있어 이자 납입 등 유동성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릴십 인도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대우조선의 재무상황은 나빠지기 시작했다. 2017년 만기를 앞둔 회사채 규모만 9400억원으로, 한 때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채권단의 채무재조정 및 3조원 가량의 자금지원으로 살아난 대우조선은 다시 소난골과의 재협상에 돌입했다. 소난골과 대우조선은 소난골 드릴십을 운영할 업체 및 용선처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 초 앙골라 정권 교체와 함께 소난골 경영진이 대거 변경되면서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우조선은 소난골 논의를 재개하기 위해 실무진을 앙골라에 파견했지만 1년 가까이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변화는 유가가 반등하면서다. 40달러대의 유가가 올해 들어 60달러대로 올라가면서 소난골측이 드디어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대우조선은 추가 보증의무 없이 건조대금 잔금만 받는 조건으로 드릴십 2척을 차례로 인도키로 합의했다.

소난골 인도지연으로 충당금을 쌓아왔던 대우조선은 이번 프로젝트 해소로 상당 부분 손익개선, 불확실성 제거라는 호재를 안게 됐다. 이번 계약금 확정으로 추가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대규모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LNG운반선 호황으로 올해 흑자 기조를 이어온 대우조선은 '부실 주범'이던 소난골 프로젝트를 2년 반만에 해소하게 되면서 9000억원의 실탄 확보 및 경영회복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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