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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18 결산] 규제문턱 낮추자 사모펀드 전성시대

이미경 기자
입력 2018.12.24 06:00 수정 2018.12.24 04:13

규제 완화하고 올해 시장서 돌풍…헤지펀드 단기자금 블랙홀

사모펀드 인가 봇물로 과열 경쟁 초래…수익률 부진 가능성

규제 완화하고 올해 시장서 돌풍…헤지펀드 단기자금 블랙홀
사모펀드 인가 봇물로 과열 경쟁 초래…수익률 부진 가능성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외 자산운용 250곳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324조9700억원을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외 자산운용 250곳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324조9700억원을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모펀드가 올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문턱이 낮아지면서 운용사 수는 급격하게 늘고 운용순자산 규모도 급증했다. 올 상반기 증시 호황 여파로 부동산과 해외 증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사모펀드 규모 확장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수익률도 한때는 20%대로 치솟으며 저금리 시대에 고위험 고수익을 수반하는 투자패턴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규제 낮아지자 시장서 돌풍

사모펀드 가운데 대표적으로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이미 22조 규모의 시장으로 급성장하며 단기자금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최대 20%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 뭉칫돈이 헤지펀드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지난 2011년에 한국형 헤지펀드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에는 2400억원 규모였지만 이미 100배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외 자산운용 250곳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329조547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에 나설 수 있도록 사모펀드 투자자 제한 인원을 기존 49명에서 100명까지 늘리는 등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문턱을 대폭 낮췄다.

'10%룰' 폐지는 국내 사모펀드가 글로벌 사모펀드와 동등한 경쟁에 나설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모펀드의 대기업 투자와 지배구조 개선을 활성화하고 인수합병 시장에서 국내 사모펀드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문턱이 사라지자 타임폴리오와 라임 등의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짧은시간동안 급성장하며 대형 사모펀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사모펀드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투자자 저변이 크게 확대된것도 사모시장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자산운용사들은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출시를 통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내년부터는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노란우산공제회 등 일부 연기금이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미미해던 헤지펀드에 대한 연기금의 투자 참여가 확대될 전망이다.

사모펀드 경쟁과열, 수익률 하락…공모펀드는 인기↓

사모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몸집이 커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우후죽순 사모펀드들이 생기면서 수익률 저하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한 중소형 사모펀드들이 시장이 급변하면 존폐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사모펀드 설정액 규모는 공모펀드보다 몸집이 크게 불어났다. 공모펀드 규모는 227조742억원으로 사모펀드(329조5000억원)보다 못미친다.

공모펀드에 대한 규제가 높다보니 자연히 사모펀드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사모펀드와 공모펀드간의 설정액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공모펀드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모아 운용하는데다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고위험 성격의 사모펀드보다는 규모 확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펀드 순자산 기준으로 보면 올해 공모펀드는 작년 말 대비 8.6%가 늘어난데 반해 사모펀드는 13.4%로 더 큰 증가세를 보였다.

주식시장 부진할때 주식 비중 낮은 사모펀드가 유리

하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가 대폭 낮아지면서 사모펀드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의 투자 비중에서 시장분위기에 좌지우지되는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고 있어서다. 최근 증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식 비중을 줄이는 사모펀드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모펀드들은 주로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좌지우지되는데 반해 사모펀드들은 주식 대신 채권형, 부동산이나 항공기 등 특별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한 종목에만 100%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운용사들은 민항기를 사들여 항공사에 빌려주고 임대 수익 등으로 수익을 내는 형태의 항공기 펀드들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외에 메자닌 투자,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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