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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현실화·선택형 요금제 확대 필요”

조재학 기자
입력 2018.12.20 13:54 수정 2018.12.20 14:01

전문가 “전기 소비자 선택지 늘려야…전압별 요금체계로 전환”

대한상의서 ‘3차 에너지기본계획’ 토론회 열려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에너지산업 육성’을 주제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에너지산업 육성’을 주제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전문가 “소비자 선택지 늘려야…전압별 요금체계로 전환”
대한상의서 ‘3차 에너지기본계획’ 토론회 열려


정부가 수요관리에 중점을 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선택형 전기요금제 확대와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2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 토론회’에서 이상학 전자부품연구원 에너지IT융합센터 센터장은 “선택권 확대 요금체계를 구축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형 요금제 확대의 골자는 현재 통신요금제와 같이 다양한 요금제를 개발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늘리자는 것이다.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발전전력을 기존 요금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하도록 하는 ‘녹색요금제도’ 도입이 대표적이다. 녹색요금제는 독일, 호중,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이다.

이 소장은 “주택용 전기 소비자에게 계절별·계시별 요금제 선택권을 부여하고, 이를 위해 계시별 요금제를 비롯해 다양한 선택형 요금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가격체계 왜곡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전기요금체계를 현행 6가지 용도별 요금제(주택·일반·산업·교육·농사·가로등)에서 공급원가에 근거한 전압별 요금체계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 소장은 “전기요금 할인혜택 추가 신설을 제한하고, 현행 할인특례제도는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전기요금 현실화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행동데이터 생성, 융합서비스 모델 발굴 등 신산업 시장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샌드박스 도입‧한전 독점 구조 개편 필요

에너지 신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규제샌드박스는 시간·장소·규모 등 일정조건에서 기존 규제의 일부를 면제하거나 유예를 통해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영국의 경우 2016년 금융분야에서 최초로 도입했고, 영국을 비롯해 일본 등 20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재 ‘규제혁신 5법’(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금융혁신지원법, 지역특구법, 행정규제 기본법) 중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기본방향으로 규정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김희집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는 “한국의 에너지신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산업을 실행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산업 환경을 갖춰야 한다”며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신산업에 맞춰 전력시장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전기를 독점 판매하는 구조가 신산업 중 하나인 에너지 프로슈머 활성화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너지 프로슈머는 에너지 생산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재생에너지 등 분산형 전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 소비자가 남는 전기를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전기판매독점사업자인 한전은 에너지 프로슈머가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전기판매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해 기술발전 등을 적극 수용, 활용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통에너지 고도화 추진…경쟁력 강화 로드맵 마련

이날 재생에너지 확대, 수요관리 등을 골자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위축된 전통에너지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전통에너지는 원전, 화력발전, 석유 등을 말한다.

에너지전환 시대에서 원전산업은 안전한 운전과 적정 운전여건 구축이 필요하며, 화력발전과 석유산업은 미세먼지 감축 요구가 심화되고 있다.

3차 에기본에는 ▲원전 2.0 체계로의 원전산업 도약 ▲석유‧가스 산업의 생태계 유지를 위한 경쟁력 강화 ▲화석연료 발전의 환경책무 강화 및 관련 산업 육성 등이 포함됐다.

조현춘 에너지기술평가원 본부장은 “포스트(Post)-에너지전환 시대를 대비해 에너지 산업별 로드맵을 제시했다”며 “안전성과 환경성을 확보하기 위한 산업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석유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 ▲수송에너지 전환 목표의 합리화 ▲석유산업에 대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 등이 제시됐다.

김현철 대한석유협회 상무는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련 세제를 정비하고, 산유국 및 수출대상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필요하다”며 “석유산업의 생태계 유지를 위해 규제중심의 정책을 진흥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스산업의 신산업 분야에서 ‘탈탄소화’와 ‘융합·통합화’와의 합치성이 강조됐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산업은 탈탄소화를 추진하고 있고,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에너지 시스템이 통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호무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높은 천연가스 수입 가격이 제약요인이지만, 재생에너지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가스 신산업 중 분산형 전원은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산업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보조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가스산업도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신산업 발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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