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평생 하고 싶던 남북정상회담 3년차에…왜? IMF 극복, 원하던 국정목표 아님에도 경제부터 <@IMG1> "DJ(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러지는 않았다." 12일 오후 국회 인근에서 만난 전직 국회의원의 한숨이다. 그는 연말연시에 민생경제와 사회안전 등 신경써야할 게 많은데 '국정 컨트롤타워'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며 '해가 뜨고 달이 지는' 형국을 우려했다. "평생 대통령이 되면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고 꿈꿔왔던 DJ도 일단 경제부터 살렸다"는 게 이 의원의 회고다. 사실일까. 한국대통령학회장을 지낸 함성득 박사는 '대통령학'의 최고 권위자다. 그는 저서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한 열정은 일반인의 상상 이상이었다"며 "대통령이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선' 남과 북이 만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선' 남북대화부터 하겠다던 김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과 만난 것은 2000년 6월이었다. 1997년 12월 당선된 때로부터 임기의 절반인 2년 반이 지난 뒤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에 당선돼 만 1년이 지나지 않은 올해 4월 김정은을 만나고 9월에 또 만나고 '연내 답방'을 추진 중인 것을 생각하면 진도 차이가 크다. 김 전 대통령은 왜 이리 더뎠을까. "원래 IMF 외환위기 극복은 대통령으로서 원하던 국정목표가 아니며, 대통령이 되면 실현하려고 평생 준비해왔던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는 김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 '발등의 불'인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했다. 그럼에도 그는 "외환위기 극복은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2001년 IMF 외채 조기상환을 이뤄내기도 했다. '평생 하고 싶었던' 남북정상회담은 IMF 체제 졸업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비로소 국정의 중심목표로 옮겨왔다. 집권 3년차에야 비로소 남북정상회담을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경제에 전문적인 식견이 있지는 않았다. 다만 평생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맞서 싸워온 민주화 투사로서, 내심 기존의 경제 발전 모델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IMF 외환위기는) 성장에만 매달려온 '박정희식 발전 모델'의 종말"이라며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찾아온 예고된 재앙"이라는 말에서 김 전 대통령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속내를 경제정책으로 '실험'해보지는 않았다. 재정경제부 장관에 이미 재무장관을 지냈던 이규성 전 장관을 임명했다. 보수정당인 자민련에서 추천을 받았고, 크게 흔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연말연시 민생경제 엉망인데 '답방'에만 올인 DJ도 안했던 '이념적 경제정책' 실험에 옮기기 <@IMG2>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12일 고위당정청회의에서도 경제 문제가 화두였다. 그럼에도 청와대 핵심의 시선은 '님이 언제 오시는지' 망부석처럼 북쪽만 바라보는 모양새다. 요즘은 지지자들도 '하고 싶은 것 다해'라는 말을 쉽게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연히 경제는 기본으로 챙기면서, 하고 싶은 것 다해'라고 집권 초부터 친절히 풀어썼어야 했을까. DJ를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에게 이런 '친절'은 필요 없었다. 경제에 식견이 없는데도 소득주도성장·공정성장·혁신성장 3대 기조로 '정책실험'을 하면서 사회 전공자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전진 배치했다. "DJ는 이러지 않았다" 정도가 아니라, 상인적 현실 인식을 강조했던 DJ와는 '반대의 행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은 역사가 자신을 'IMF 외환위기만 극복한 대통령'으로 기억할까봐 무척 조바심을 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함 박사는 "IMF 외환위기 극복은 그의 최대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평생 하고 싶었던 남북정상회담이 아니었다. 그의 남북대화는 임기 중에 이미 연평해전으로 파국을 맞이하기도 했다. '연막'이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가운데 김정은이 연내 답방할지의 여부는 아직도 불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김정은의 연내 답방 여부가 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느냐와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DJ도 대통령으로서 경제를 살리는 것은 자신이 평생 하고 싶었던 일보다 우선이라고 봤다. 문 대통령은 DJ의 길을 따를까, 아니면 "내가 뭐 경제 살리겠다고 말이나 했느냐"고 일갈했던 또다른 전직 대통령의 길을 따르게 될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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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도 이러진 않아"…'답방'에 해 뜨고 달 진다

정도원 기자 | 2018-12-13 06:00
DJ, 평생 하고 싶던 남북정상회담 3년차에…왜?
IMF 극복, 원하던 국정목표 아님에도 경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고 있다(자료사진). ⓒ평양사진공동취재단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고 있다(자료사진). ⓒ평양사진공동취재단

"DJ(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러지는 않았다."

12일 오후 국회 인근에서 만난 전직 국회의원의 한숨이다. 그는 연말연시에 민생경제와 사회안전 등 신경써야할 게 많은데 '국정 컨트롤타워'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며 '해가 뜨고 달이 지는' 형국을 우려했다.

"평생 대통령이 되면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고 꿈꿔왔던 DJ도 일단 경제부터 살렸다"는 게 이 의원의 회고다. 사실일까.

한국대통령학회장을 지낸 함성득 박사는 '대통령학'의 최고 권위자다. 그는 저서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한 열정은 일반인의 상상 이상이었다"며 "대통령이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선' 남과 북이 만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선' 남북대화부터 하겠다던 김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과 만난 것은 2000년 6월이었다. 1997년 12월 당선된 때로부터 임기의 절반인 2년 반이 지난 뒤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에 당선돼 만 1년이 지나지 않은 올해 4월 김정은을 만나고 9월에 또 만나고 '연내 답방'을 추진 중인 것을 생각하면 진도 차이가 크다.

김 전 대통령은 왜 이리 더뎠을까. "원래 IMF 외환위기 극복은 대통령으로서 원하던 국정목표가 아니며, 대통령이 되면 실현하려고 평생 준비해왔던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는 김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 '발등의 불'인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했다.

그럼에도 그는 "외환위기 극복은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2001년 IMF 외채 조기상환을 이뤄내기도 했다. '평생 하고 싶었던' 남북정상회담은 IMF 체제 졸업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비로소 국정의 중심목표로 옮겨왔다. 집권 3년차에야 비로소 남북정상회담을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경제에 전문적인 식견이 있지는 않았다. 다만 평생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맞서 싸워온 민주화 투사로서, 내심 기존의 경제 발전 모델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IMF 외환위기는) 성장에만 매달려온 '박정희식 발전 모델'의 종말"이라며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찾아온 예고된 재앙"이라는 말에서 김 전 대통령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속내를 경제정책으로 '실험'해보지는 않았다. 재정경제부 장관에 이미 재무장관을 지냈던 이규성 전 장관을 임명했다. 보수정당인 자민련에서 추천을 받았고, 크게 흔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연말연시 민생경제 엉망인데 '답방'에만 올인
DJ도 안했던 '이념적 경제정책' 실험에 옮기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12일 고위당정청회의에서도 경제 문제가 화두였다. 그럼에도 청와대 핵심의 시선은 '님이 언제 오시는지' 망부석처럼 북쪽만 바라보는 모양새다.

요즘은 지지자들도 '하고 싶은 것 다해'라는 말을 쉽게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연히 경제는 기본으로 챙기면서, 하고 싶은 것 다해'라고 집권 초부터 친절히 풀어썼어야 했을까. DJ를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에게 이런 '친절'은 필요 없었다.

경제에 식견이 없는데도 소득주도성장·공정성장·혁신성장 3대 기조로 '정책실험'을 하면서 사회 전공자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전진 배치했다. "DJ는 이러지 않았다" 정도가 아니라, 상인적 현실 인식을 강조했던 DJ와는 '반대의 행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은 역사가 자신을 'IMF 외환위기만 극복한 대통령'으로 기억할까봐 무척 조바심을 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함 박사는 "IMF 외환위기 극복은 그의 최대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평생 하고 싶었던 남북정상회담이 아니었다. 그의 남북대화는 임기 중에 이미 연평해전으로 파국을 맞이하기도 했다.

'연막'이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가운데 김정은이 연내 답방할지의 여부는 아직도 불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김정은의 연내 답방 여부가 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느냐와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DJ도 대통령으로서 경제를 살리는 것은 자신이 평생 하고 싶었던 일보다 우선이라고 봤다. 문 대통령은 DJ의 길을 따를까, 아니면 "내가 뭐 경제 살리겠다고 말이나 했느냐"고 일갈했던 또다른 전직 대통령의 길을 따르게 될까. 지켜볼 일이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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