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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계 인사 키워드는 '안정'과 '젊은피'

박영국·이홍석 기자
입력 2018.12.11 11:27 수정 2018.12.11 14:43

임원 승진 폭 최소화에도 젊은 인재 등용에는 적극 나서

내년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미래 성장 철저한 대비 고려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SK 서린빌딩.ⓒ각사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여의도 LG트윈타워, SK 서린빌딩.ⓒ각사
임원 승진 폭 최소화에도 젊은 인재 등용에는 적극 나서
내년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미래 성장 철저한 대비 고려


올해 재계 연말 인사 키워드는 ‘안정’과 ‘젊은피’로 요약된다. 인사를 단행한 곳이나 단행을 앞둔 곳이나 모두 내년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하고 승진 인사 폭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젊은 인재들을 대거 등용하는 등 경영자 인력 풀을 늘리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미래 경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미 연말 인사를 단행한 삼성·LG·SK 등이 모두 성과주의 기조 속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인사를 앞둔 현대차·포스코 등도 대체적으로 이러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LG·SK 등은 모두 예년대비 승진 인사 폭이 줄어든 가운데 사장급 인사에서도 변화가 적었다. 다만 성과주의 기조를 반영해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에서 젊은 인재들을 대거 등용했다.

삼성·LG·SK,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 유임 속 50대 인사 약진

지난달 말 금융계열사에 이어 지난 6일 전자계열사 인사를 단행한 삼성에서 이같은 경향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김기남 사장(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부회장으로, 노태문 IT모바일(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한 것 외에 사장단에서 변화는 없었다.

지난해 선임된 김기남(DS·부회장)·김현석(CE·소비자가전)·고동진(IM·이상 사장) 부문장 등 삼두 마차 체제가 그대로 유지됐다. 올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달성이 사실상 확정됐음에도 전년대비 임원 승진 인사(221명→158명)폭을 줄이는 등 변화를 최소화했다.

다만 역대 최고 실적을 이룩한 반도체가 주력인 DS부문에서 역대 최대인 임원 12명이 발탁돼 적극적인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 DS 부문에서만 총 80명의 임원 승진자가 나오는 등 성과주의 인사원칙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지난달 28일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LG도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급 최고경영자(CEO)들이 그대로 유임됐다.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권영수 LG 부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자리를 맞바꾸고 지난달 초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이 LG화학 대표이사에 내정되는 등 비정기 인사에서만 변화를 준 것이 다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LG  구광모 LG그룹 회장.ⓒLG
임원인사에서도 총 185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는데 이 중 신규 임원인 상무로 선임된 이가 134명으로 전체의 약 7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4년 GS와의 계열 분리 이후 역대 최대규모로 최근 2년(2017년 100명·2018년 94명)과 비교해도 30~40명 많은 규모다.

상무 승진자의 평균 나이는 48세로 최연소 승진자인 송시용 LG전자 상무는 1979년생으로 내년에 만 40세가 된다. 또 외국인 임원으로 승진한 쑨중쉰 LG전자 중국동북지역 영업담당 상무도 1973년생으로 40대다.

LG그룹측은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최고경영자(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전자계열사와 같은날 인사를 단행한 SK그룹도 안정 속에서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전체적인 인사 폭은 지난해와 비슷한 가운데 1960년생인 최태원 회장보다 젊은 50대 초중반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전진배치하면서 ‘딥 체인지’ 의지를 확고히 보여줬다.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이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한 가운데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박성욱 부회장에서 이석희 사업총괄 사장으로 바꾼 것이 눈에 띈다.

또 SK건설 사장에 안재현 글로벌Biz. 대표가, SK가스 사장에 윤병석 솔루션&트레이딩 부문장이 각각 내부 승진하고 SK종합화학 사장에 나경수 SK이노베이션 전략기획본부장이 승진 보임되는 등 젊은 CEO 층을 두텁게 가져가는 모습이다.

세대교체 기조는 임원인사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이번 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임원의 평균연령은 48세로 젊어졌으며 그 중 53%가 70년대 출생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포스코, 승진 폭 최소화 속 세대교체·인력 재배치로 변화

이같은 경향은 조만간 인사를 단행하는 현대차와 포스코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기 임원인사 시기를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이달 셋째 주에 단행할 예정이다. 통상 수시인사로 대체해 왔던 부회장 및 사장급 인사를 올해는 정기인사에 포함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체적인 인사 기조는 ‘승진 폭 최소화’와 ‘세대교체’에 맞춰질 전망이다. 올해 실적이 부진한데다 내년도 경기 불확실성이 커 임원 승진 규모는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요 계열사들이 노사 문제에 걸려 있어 고강도 쇄신 인사가 일찌감치 예고돼 온 만큼 젊은 인재들로의 세대교체도 예상된다.

특히 지난 9월 승진과 함께 ‘그룹총괄’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계열사 핵심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앞서 이달 중순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설영흥 고문이 비상임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중국사업 관련 조직이 개편되면서 연말 인사에서는 다른 부회장들도 쇄신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이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임원 승진자 수는 지난해보다 5~10%가량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승진이 누락돼 회사를 떠나는 임원들도 상당할 전망이다.

오는 18~20일 정기인사를 단행하는 포스코는 승진 폭을 줄이면서도 젊은 인재 등용에는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 전체 90% 이상 매출을 담당하는 철강 부문 조직은 최정우 회장 취임 직후 2개 부문으로 나눠져 있던 것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대규모 인력 재배치를 앞두고 있고 비철강과 신사업 부문 조직 보완도 이뤄져야 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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