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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靑…'연내 불가론'까지 터트린 연막작전

이충재 기자
입력 2018.12.11 03:00 수정 2018.12.10 23:50

"정해진 것 없다"→"서두르거나 재촉 않겠다"→침묵

언론보도 과열에 '속도조절'…이르면 이번주 가능성

"정해진 것 없다"→"서두르거나 재촉 않겠다"→침묵
언론보도 과열에 '속도조절'…이르면 이번주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발원지는 청와대였다. 지난 주말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가 없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 이후 '연내 답방 무산론'으로까지 번졌다.

10일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의 한마디는 또 다른 해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식 브리핑에선 답방과 관련한 언급을 아예 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날짜와 동선까지 거론한 언론보도가 쏟아지는 것이 부담이라는 청와대다. 일단 답방 예상시점을 연내에서 내년초로 옮기며 연막을 짙게 깔았다.

靑의 '말 못할 고민'…알아도 말 못하고, 몰라도 설명 못해

김 위원장 답방을 둘러싼 청와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확정된 것 없다"와 "확정돼도 말 못한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더라도 언제 불쑥 일정표를 던져줄지 예단하기 어렵다.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하겠지만, 시점을 못 박고 진행할 상황은 아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답방 조율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 '하소연'에 가깝다.

무엇보다 정상 간 만남을 위한 보안‧안전‧동선 등 통제가 가능한 북한과는 입장 차이가 크다. 예컨대 남북정상이 서울타워를 방문하는 일정을 짜기 위해선 차량이동 동선부터 해당 시설에 대한 통제, 경호인력 배치, 보도방식 등 사전 조율해야할 부분만 수십 가지가 넘는다.

이미 연말 서울타워 예약을 받지 말라는 정부의 협조요청이 있었다거나 김 위원장의 숙소로 워커힐 호텔, 총리공관 등을 비워놨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북한의 답변이 오는 즉시 답방 준비를 매듭지을 수 있는 준비를 해둬야 한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답방 일정을 급하게 짜야할 경우 프레스센터 없이 진행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일정 자체가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을 둘러싼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확정된 것이 없다"와 "확정되도 말 못한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하는 청와대다.ⓒ데일리안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을 둘러싼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확정된 것이 없다"와 "확정되도 말 못한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하는 청와대다.ⓒ데일리안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의 동선을 철저히 비밀에 붙이는 북한 체제 특성상 답방 일정이 잡혔더라도 사전 공개를 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는 북측에 답방 일정을 12~14일로 제시하고 물밑 조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 3월말 중국 베이징을 극비 방문할 당시에도 방중 시기와 동선 등을 철저히 비밀에 붙였다. 외신을 통해 사전에 언론보도가 나가자 동선을 바꾸는 방안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역시 '최고존엄'의 신변안전 문제에 있어서 극도로 예민한 북측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청와대 입장에선 '말 못할 고민'이 큰 셈이다. 적어도 김 위원장의 답방 직전까지는 연막탄을 짙게 피워둬야 하는 상황이다. 청와대 안팎에선 이르면 이번주 '깜짝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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