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서의 큰 울림, '그 사람들' 깨달아야 '적폐청산'이라는 저주의 굿판을 이제 거두라 검찰, 이번 기회에 과잉수사의 관행 점검해야 <@IMG1>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생을 마감하면서 마지막으로 쓴 유서에서조차도 본인의 따뜻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인품을 그대로 드러냈다. 군인으로서 가졌던 강직함과 위국헌신의 자세, 그리고 지휘관으로서의 책임지는 자세는 분명하면서도, 안으로는 한없이 겸손하고 상대를 생각하는 인품의 지장(智將)이고 덕장(德將)이었다. 유서에서 수사기관이나 집권 세력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문구가 들어있지 않을까 예상했던 사람들이 보기에는 밋밋한 유서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문장에, 그 행간에 담긴 의미와 큰 울림을 '그 사람들'이 반드시 느끼고 알아야 할 것이다. 정말 제대로 깨달아야 할 것이다. 강압적인 과잉수사로 국민의 군대를 매도하고 망가뜨리지 말라는 것, 군 뿐만 아니라 공직과 사회 전반에 너무 오래 계속된 적폐청산이라는 저주의 굿판, 죽음의 굿판을 제발 이제 그만 거두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세상이 참 묘하다. 유서에 나오는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라는 표현을 가리켜, 마치 고인이 이 사건에서 본인이나 기무사 직원들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단순히 문리적으로 해석하면 혹 그런 해석도 있을 수 있겠다 싶다. 입장에 따라 각자 보고 싶은 대로 본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고 고인이 적은 의미를, 고인의 변호인이었던 필자는 좀 더 많이 알것 같다. 모든 것을 자신이 안고 가겠다는 것은 결코 세월호와 관련하여 기무사가 무슨 잘못을 했고 벌 받을 부분이 있어서 그것을 사령관이었던 자신이 다 안고 가겠다, 부하들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 전혀 아니다. 고인은 이른바 세월호 '사찰' 수사 건에 관해서는 - 필자나 고인은 이 '사찰'이란 단어도 전혀 상황에 맞지 않아 쓰기도 싫었지만 - 본인이나 부하들이 그와 관련해 죄인 취급을 받을 어떤 잘못도 없었다는 생각에 한 점도 흔들림이 없었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에게 이른바 사찰을 한 것도 아니고 의무없는 일을 한 것도 아니며 그 시점에서 당연한 임무수행이었다는 생각에는 한 점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 일로 군에서 먼저 구속된 현역 장성 등 3명과 함께 자신, 그리고 지금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전 참모장까지 아무런 잘못을 한 게 없고 군인으로서의 양심에 아무런 가책이 없다는 신념을 확고하게 가졌다. 그러면 왜 안고 가겠다고 했을까. 이유가 있다. 1차적 이유는 기무사는 세월호 관련 임무수행에서 잘못이 없다고 보지만, 만약 군 법원이나 일반 법원에서 '잘못이 있다'고 문제를 삼는다면 이것을 사령관인 자신의 책임으로 하고 하급자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어달라는 수사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2차적 의미는 검찰이 고인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인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자료들을 내놓고 과잉수사를 진행할 의도와 조짐을 짙게 내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수사의 범위나 대상, 문제삼는 방향 등의 측면에서 그렇다. 그 조짐의 세부적인 사항은 몇 가지가 있지만 당장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겠다. 그것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수사팀에 대해 점검을 해주기를 요구하고 기대한다. 그래야만 앞으로도 이런 일을 줄이고 막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별건수사가 있었느냐고 기자들이 묻는다.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애매하지만, 분명히 과잉수사의 의욕을 드러냈고, 그런 과잉수사에서 별건수사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기회에 검찰은 제발 '팔이 안으로 굽는' 시각에서 점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때 정말 잘못된 수사관행을, 그리고 좌우도 제대로 돌아보지 않는 수사과욕을 검찰 밖의 국민들의 시각에서 한 번 돌아봐주기를 호소한다. 금수같은 범죄가 아닌 한 설사 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인권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이다. 30년 가까이 검사로 근무한 필자가 이런 글을 쓰게 되니 착잡하지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고언으로 봐주기를 기대한다. 글/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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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前기무사령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는 의미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 2018-12-10 05:30
<칼럼> 유서의 큰 울림, '그 사람들' 깨달아야
'적폐청산'이라는 저주의 굿판을 이제 거두라
검찰, 이번 기회에 과잉수사의 관행 점검해야


고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사진 왼쪽). ⓒ데일리안고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사진 왼쪽). ⓒ데일리안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생을 마감하면서 마지막으로 쓴 유서에서조차도 본인의 따뜻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인품을 그대로 드러냈다.

군인으로서 가졌던 강직함과 위국헌신의 자세, 그리고 지휘관으로서의 책임지는 자세는 분명하면서도, 안으로는 한없이 겸손하고 상대를 생각하는 인품의 지장(智將)이고 덕장(德將)이었다.

유서에서 수사기관이나 집권 세력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문구가 들어있지 않을까 예상했던 사람들이 보기에는 밋밋한 유서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문장에, 그 행간에 담긴 의미와 큰 울림을 '그 사람들'이 반드시 느끼고 알아야 할 것이다. 정말 제대로 깨달아야 할 것이다.

강압적인 과잉수사로 국민의 군대를 매도하고 망가뜨리지 말라는 것, 군 뿐만 아니라 공직과 사회 전반에 너무 오래 계속된 적폐청산이라는 저주의 굿판, 죽음의 굿판을 제발 이제 그만 거두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세상이 참 묘하다. 유서에 나오는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라는 표현을 가리켜, 마치 고인이 이 사건에서 본인이나 기무사 직원들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단순히 문리적으로 해석하면 혹 그런 해석도 있을 수 있겠다 싶다. 입장에 따라 각자 보고 싶은 대로 본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고 고인이 적은 의미를, 고인의 변호인이었던 필자는 좀 더 많이 알것 같다.

모든 것을 자신이 안고 가겠다는 것은 결코 세월호와 관련하여 기무사가 무슨 잘못을 했고 벌 받을 부분이 있어서 그것을 사령관이었던 자신이 다 안고 가겠다, 부하들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 전혀 아니다.

고인은 이른바 세월호 '사찰' 수사 건에 관해서는 - 필자나 고인은 이 '사찰'이란 단어도 전혀 상황에 맞지 않아 쓰기도 싫었지만 - 본인이나 부하들이 그와 관련해 죄인 취급을 받을 어떤 잘못도 없었다는 생각에 한 점도 흔들림이 없었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에게 이른바 사찰을 한 것도 아니고 의무없는 일을 한 것도 아니며 그 시점에서 당연한 임무수행이었다는 생각에는 한 점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 일로 군에서 먼저 구속된 현역 장성 등 3명과 함께 자신, 그리고 지금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전 참모장까지 아무런 잘못을 한 게 없고 군인으로서의 양심에 아무런 가책이 없다는 신념을 확고하게 가졌다.

그러면 왜 안고 가겠다고 했을까. 이유가 있다.

1차적 이유는 기무사는 세월호 관련 임무수행에서 잘못이 없다고 보지만, 만약 군 법원이나 일반 법원에서 '잘못이 있다'고 문제를 삼는다면 이것을 사령관인 자신의 책임으로 하고 하급자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어달라는 수사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2차적 의미는 검찰이 고인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인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자료들을 내놓고 과잉수사를 진행할 의도와 조짐을 짙게 내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수사의 범위나 대상, 문제삼는 방향 등의 측면에서 그렇다.

그 조짐의 세부적인 사항은 몇 가지가 있지만 당장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겠다. 그것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수사팀에 대해 점검을 해주기를 요구하고 기대한다. 그래야만 앞으로도 이런 일을 줄이고 막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별건수사가 있었느냐고 기자들이 묻는다.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애매하지만, 분명히 과잉수사의 의욕을 드러냈고, 그런 과잉수사에서 별건수사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기회에 검찰은 제발 '팔이 안으로 굽는' 시각에서 점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때 정말 잘못된 수사관행을, 그리고 좌우도 제대로 돌아보지 않는 수사과욕을 검찰 밖의 국민들의 시각에서 한 번 돌아봐주기를 호소한다.

금수같은 범죄가 아닌 한 설사 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인권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이다.

30년 가까이 검사로 근무한 필자가 이런 글을 쓰게 되니 착잡하지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고언으로 봐주기를 기대한다.

글/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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