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이정미 단식으로 본 '프로단식러' 역사
최장 단식 현애자·폭행 피해 김성태 등 주목
민주회복·사퇴요구·진상규명 ‘각양각색’ 이유
최장 단식 현애자·폭행 피해 김성태 등 주목
민주회복·사퇴요구·진상규명 ‘각양각색’ 이유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2019년 예산안 합의에 반발하며 지난 6일부터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두 대표는 국회 본청 본회의장 입구 바로 앞에서 선거제 개편 수용을 촉구하며 “기득권 양당의 야합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대표의 단식 농성은 거대 양당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정치 역사에는 두 대표와 같이 단식 농성을 한 사례가 적지 않다. 민주회복·사퇴요구·진상규명 등 그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두 대표의 단식 농성을 계기로 이른바 ‘프로단식러’를 살펴본다.
◆‘27일’ 최장 단식러 ‘현애자’
가장 긴 단식 기간을 기록한 정치인은 현애자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다. 그는 제주 군사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2007년 6월 7일부터 7월 3일까지 27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현 전 의원은 물, 소금, 감잎차만 섭취해 체중이 11kg 줄고 혈압이 최저 50까지 떨어지는 등 건강 악화로 인해 단식을 중단했다.
◆피자 배달·폭행 피해 등 다사다난 단식러 ‘김성태’
최근 사회적 이슈를 몰고 온 단식 역사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사례다. 김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을 지난 5월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김 원내대표의 단식은 시작부터 피자 배달, CCTV 설치 청원 등 조롱을 받았지만, 예기치 못한 ‘폭행 사태’ 때문에 더 화제가 됐다. 그는 악수를 청하는 척 다가온 남성으로부터 턱을 한 차례 가격 당했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다사다난했던 김 원내대표의 단식은 8일 만에 종료됐다.
◆고기 냄새에도 단식을 멈추지 않았던 ‘김영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3주년을 기념하며 희생자를 위로하고, 전두환 독재 정권에 항의하는 뜻으로 1983년 5월 1일부터 23일간 단식투쟁을 벌였다.
김 전 대통령의 단식 투쟁 중 전두환 정부의 대처 일화가 눈에 띈다. 전두환 정부는 같은 달 25일 김 전 대통령을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시키고 수액을 맞게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단식을 지속하자 안기부 직원들이 병실 앞에서 고기를 구워 냄새를 피웠다고 알려졌다.
◆세월호 유가족 단식 말리려 동조 단식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도 곡기를 끊었던 적이 있다. 세월호 유가족인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말리기 위해 ‘동조 단식’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2014년 8월, 세월호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10일간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했다. 문 대통령의 당시 단식은 김 씨가 단식 시작 46일 만에 미음을 먹기 시작하자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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