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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고점론' 대처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듯 다른' 인사

이홍석 기자
입력 2018.12.07 11:40 수정 2018.12.07 12:35

양사 모두 임원 승진 규모 축소 속 수장 승진-교체 엇갈려

내년도 반도체 경기 하락 예상 속 사업 성과 주목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삼성전자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삼성전자

양사 모두 임원 승진 규모 축소 속 수장 승진-교체 엇갈려
내년도 반도체 경기 하락 예상 속 사업 성과 주목


올해 반도체 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동반 달성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말 인사에서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내년 반도체 호황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승진 인사 폭을 나란히 줄인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는 승진과 교체로 상반됐다.

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6일 단행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사에서 양사 모두 임원 승진 규모가 전년대비 감소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부문에서 김기남 부문장(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임원 승진자 수는 80명으로 지난해(총 99명)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다. DS부문은 반도체사업이 주력인 사업부문이다. 반도체는 올 3분기 누적 회사 전체 영업이익(48조800억원)의 약 76.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 신규선임 13명을 포함, 총 23명을 승진시켰다. 이는 지난 2013년 역대 최대인 43명 이후 이후 6년 연속 두 자릿수(37명(2014년)·19명(2015년)·25명(2016년)·41명(2017년)) 행진을 이어간 것이지만 전년대비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 2012년 SK그룹으로 편입 후 연말인사를 처음 단행한 2013년 말부터 5년 연속 이어온 그룹 내 최다 승진자 배출도 이번에는 SK텔레콤(25명)에 내주게 됐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30조5070억원과 영업이익 16조4137억원을 달성, 지난해 연간 실적( 매출액 30조1094억원·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넘어서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확정됐음에도 임원 승진 폭을 줄이는 등 내년도 반도체 경기 하락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내년 반도체 시장은 서버·모바일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와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 대내외적 경영 환경 변수가 커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의 임원 승진 규모 축소는 지난해 대규모 승진 영향도 있지만 이러한 사업 전망을 감안해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SK하이닉스
하지만 대표이사 인사에서 양사의 대응은 사뭇 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DS부문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6년간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박성욱 부회장 후임으로 이석희 사업총괄 사장(최고운영책임자·COO)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DS 부문장 선임 이후 1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반도체 성과 기여를 평가받았지만 지난 2016년 말 부회장 승진 이후 2년 연속 최대 실적의 성과를 거둔 박 부회장은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된 것이다.

이석희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2016년 말 사업총괄을 맡으면서 이미 사장으로 승진한 상태였지만 SK가 그룹 정책상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것을 승진으로 분류하고 있어 승진자 명단에 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반도체 경기 하락 부담은 동일하지만 양사가 처한 다른 상황에서 차이가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도체 성장을 이끌어 온 메모리반도체만 놓고 봐도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모두에서 초격차 기술로 경쟁사들에 비해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낸드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불균형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하는 전략을 꾀한 반면 SK하이닉스는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도록 조직의 고삐를 더욱 당길 수 있는 조치가 필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승진 인사 영향도 있지만 내년도 반도체 호황이 완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양사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장을 유지한 삼성전자와 교체한 SK하이닉스가 내년도 사업에서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 관심 가는 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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