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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모처럼 연승' 산토스, 그래도 요원한 미오치치·오브레임

김종수 객원기자
입력 2018.12.09 07:32 수정 2018.12.09 07:33

투이바사 잡고 6년여 만에 연승...약점 여전

설욕 원하는 미오치치 등과는 현저한 수준 차이

UFC 헤비급 베테랑 주니어 도스 산토스. ⓒ 게티이미지 UFC 헤비급 베테랑 주니어 도스 산토스. ⓒ 게티이미지

UFC 헤비급 '시가노(Cigano)'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4·브라질)가 모처럼 연승에 성공했다.

지난 2일 호주 애들레이드서 열린 'UFC FIGHT NIGHT'에서 8전 전승 기록 중이던 타이 투이바사(25·호주)를 2라운드 TKO로 꺾고 베테랑의 건재를 알렸다.

무패 상승세를 타고 있던 투이바사를 상대로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준 것은 분명 박수 받을 만하다. 승패를 반복하다 연승모드에 진입한 것도 산토스로서는 의미 깊다. 케인 벨라스케즈와의 1차전 때만 하더라도 패배를 모를 것 같았던 산토스는 2013년부터 단 한 번의 연승도 없었다.

벨라스케즈·스티페 미오치치·알리스타 오브레임 등 상대들의 면면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왕년의 용맹했던 산토스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6년여 동안 산토스가 연승이 없었다는 것은 어색하게 다가온다. 그만큼 전성기의 산토스는 언제든 최상위권에서 경쟁할 파이터로 인정받았다.

투이바사 잡아도 아직은 물음표

산토스는 부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브레임·미오치치에 대한 설욕 의지를 내비치며 리벤지 매치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하지만 투이바사전에서 보여준 산토스의 경기력은 여전히 기대치를 밑돈다.

특유의 노련미와 냉정함을 앞세워 들소처럼 치고 들어오는 투이바사를 잡긴 했지만, 그가 오브레임·미오치치의 레벨은 아니다. 산토스와의 대결에서는 지나치게 본능적(?)이었다. 템포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면에서 힘 대 힘으로만 치고받으려 했다.

반면 오브레임, 미오치치는 스탠딩 및 그라운드에서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산토스 만큼이나 노련한 베테랑들이다. 투이바사처럼 경험과 멘탈 싸움으로 잡아낼 상대들이 아니다.

산토스 역시 전성기에서 멀어진 자신의 현 상태를 알고 있다. 때문에 예전보다 더 아웃파이팅에 신경을 쓰고, 잘 쓰지 않던 킥의 활용도까지 높이려 애쓴다. 그러나 투이바사전에서도 드러났듯, 산토스의 아웃파이팅은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다.

신체능력이 떨어진 상태라 투이바사가 힘으로 밀고 들어오자 케이지에 밀려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 일쑤였다. 디테일한 테크닉보다는 뚝심 있는 플레이에 익숙한 산토스가 갑자기 아웃파이팅의 비중을 키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로우킥 데미지에 충격을 받고 스텝을 넓게 밟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투이바사가 돌격할 때 카운터를 날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그러한 과정에서 투이바사를 쓰러뜨리고 승기를 잡았다. 데미지로 인해 산토스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고 판단한 투이바사가 경계를 늦추고 힘으로 달려들었던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산토스. 산토스 트위터 캡처 산토스. 산토스 트위터 캡처

부활 의지 바짝! 미오치치·오브레임 잡을 수 있을까

역전승을 따냈지만 투이바사전에서 산토스는 여전히 약점을 노출했다. 산토스는 앞으로 치고 들어갈 때 강하다. 뒤로 밀리는 상황에서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한다. 사이드 스텝이 좋은 편도 아니고, 물러나면서 카운터를 꽂는 기술이 빼어나지 못해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면 주춤하다가 케이지 구석에 갇히기 일쑤였다.

물론 전성기에는 그러한 약점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완력과 맷집이 좋아 웬만한 타격들은 신경 쓰지 않고 전진 스텝이 가능했다. 때문에 산토스에게 압박을 가한다는 자체가 힘들었다. 오히려 묵직한 돌주먹을 의식해 산토스가 치고 들어가면 뒤로 빠지기 급급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부분을 제대로 공략한 파이터가 벨라스케즈다.

1차전에서 거리 싸움을 하다 강력한 한 방을 맞고 무너졌던 벨라스케즈는 2,3차전에서는 거리 자체를 압박으로 없애는 방법을 선택했다. 벨라스케즈는 펀치를 휘두르며 압박했고 거리가 가까워지면 지체 없이 클린치 싸움을 시도했다.

산토스의 테이크다운이 강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무리하게 넘기기보다는 근거리에서 더티복싱으로 흐름을 잡아나갔다. 산토스가 타격 거리를 잡으려고 할 때마다 벨라스케즈는 비슷한 방식으로 거리를 좁히며 반격할 리듬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산토스가 사이드로 빠져나가는 스텝이 좋았거나 물러나면서 치는 위력적인 카운터가 있었다면 벨라스케즈에게 일방적으로 거리를 잠식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이바사전에서도 산토스는 예전보다 신체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이 같은 부분이 쉽게 보강되지 않았다. 투이바사는 힘으로만 밀어붙이려는 기색이 역력했고, 기술적으로도 투박하고 경기운영도 노련하지 못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산토스가 다소 어설픈 사이드 스텝으로도 빠져나갈 수 있었던 이유다.

산토스가 노리는 미오치치는 기량 자체도 정상급이지만 워낙 차분해 투이바사가 저질렀던 실수는 기대하기 어렵다. 오브레임 또한 최근 들어 더더욱 신중해지고 전략이 디테일하게 변했다. 신체능력이 전성기 수준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사실상 높지 않아 진정으로 리벤지를 원한다면 산토스 역시 여러 부분에서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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