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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공화국 혁신만이 살길이다-하] 규제철폐 없이 혁신도 없다

이호연 기자 | 2018-12-06 06:00
현대자동차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미국 AI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의 자율주행차 적용 예측 가상 시뮬레이션 화면.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미국 AI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의 자율주행차 적용 예측 가상 시뮬레이션 화면. ⓒ 현대자동차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사례 소개
‘네거티브 규제’ 원칙 고수, 혁신 환경 조성


[기획]기업이 병든다-기업 재도약 위한 4가지 개혁
1. '100년 기업의 꿈' 발목잡는 상속세
2. 어설픈 개혁이 기업 잡는다
3. 규제공화국-혁신만이 살길이다
4. 고비용-저효율 대립적 노사문화 개선해야

한국 기업들이 각종 규제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해외에서는 각종 신사업에서 규제 대신 혁신으로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존 산업은 물론 자율주행차, 핀테크, 헬스케어 등 각종 분야의 국내 스타트업이 한국 대신 글로벌로 둥지를 트는 것은 더 이상 놀랄 일도 아니다.

한국이 법률이나 정책에 허용되지 않는 것들을 불허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라면 해외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적 금지사항만 두는 ‘네거티브 규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금지사항만 아니면 기업들이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눈에 띄는 해외 규제 완화 및 혁신 도입 사례들을 소개해본다.

미국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자율주행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사람 대신 물건을 배달하는 자율주행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미국은 현재 60여개 기업이 앞다퉈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GM은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내년 주요 대도시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구글은 이달부터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유료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우버 역시 조만간 자율주행 실험을 재개한다.

국내에서는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손해배상보장법 등의 촘촘한 규제로 실험주행 하나 힘든 현실이지만 애리조나를 비롯한 미국 주 정부들은 각종 면제 제도를 통해 3~4년 이내 업체들이 안전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자율주행차를 업체별로 10만대까지 늘리는 등 환경 조성에 한창이다.

보험사 역시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 상품을 대거 출시하며 신사업 속도를 맞추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은 2035년 22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은 ‘거지도 알리페이로 구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핀테크 빅뱅이 한창이다. 글로벌 이용자 9억명이 넘는 최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는 대표적 선두주자이다. 중국은 사후규제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처럼 은산분리 등 산업자본 은행 지분 보유 제한 규정이나 비금융회사의 금융시장 진입이 제한적이지도 않다. 유연한 규제 방식과 시장진입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 핀테크 생태계는 모바일 결제는 물론 송금, 환전, 담보 신용대출, 신용평가 등 전반에 걸쳐 폭발적으로 성장중이다. 종합 회계 컨설팅 업체 삼정KPMG가 조사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서 중국은 8개 업체가 순위를 석권했다. 1위를 차지한 미국은 19곳을 보유했다. 한국은 단 한 곳만 이름을 올렸다.

핀란드는 휴대전화 ‘노키아’가 축적한 정보통신 기술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하고, 노키아의 우수인력을 재배치하면서 환골탈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북유럽 전형의 공공보건 시스템, 65세 이상 고령인구 지율 20%의 초고령 사회 진입 등으로 핀란드의 대표 산업으로 언급되고 있다.

핀란드는 ‘바이오 뱅크법’을 제정해 의료 관련 빅데이터 구축이 가능한 제도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방대한 규모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임상 실험등을 거침없이 진행중이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핀란드 GDP의 2.5%를 돌파했으며, 수출은 2017년 22억2000만 유로로 전년대비 5.3% 성장했다. 현재 450개의 헬스케어 기업이 활동 중이다. 국내에서 의료 정보의 소통과 활용을 막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원격 진료를 금지하는 의료법 규제 때문에 대기업마저 사업을 철회하고 있는 현실을 떠올리면 대조적이다.

이외 영국 금융규제 당국은 지난 2016년 규제 샌드박스를 최초로 도입, 올해까지 총 89개 사업자를 혁신적 금융사업자로 선정했다. 혁신적 금융사업자로 선정되면 신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영국에서는 이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신보험상품 등이 신서비스로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까지 진행된 영국 규제 샌드박스 테스트 기업 42개사 중 39개사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증 테스트를 마친 영국 기업의 90%는 시장 출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제조업 성장이 둔화하고 수출실적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기업에게 터닝 포인트로 될 수 있는 규제완화가 절실하다”며 “세계 경제 강국들이 주로 육성하고 있는 핀테크와 헬스케어, 친환경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의 규제 장벽을 제거하고 기업 혁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 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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