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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장관 '강한안보' 지휘서신…'무장해제' 우려 의식했나

이배운 기자
입력 2018.11.26 13:58 수정 2018.11.26 16:27

남북화해·군사합의이행 가속화에 ‘안보약화’ 비판 잇따라

“군 본연의 임무 조금도 변함없어…어느때보다 강한 힘 필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남북화해·군사합의이행 가속화에 ‘안보약화’ 비판 잇따라
“군 본연의 임무 조금도 변함없어…어느때보다 강한 힘 필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전군에 강한 군사력과 굳건한 대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휘서신을 하달했다.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 가속화로 평화분위기가 고조되고, 남북군사합의로 우리 군 ‘무장해제’를 초래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군심(軍心)’ 추스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서신에서 "올해 우리의 안보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했다“고 운을 뗏다.

그러면서 “현재의 안보상황 하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우리 군 본연의 임무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며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와 우발적 충돌 방지 조치는 국민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우리 군이 강력한 힘과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어 '강한안보·책임국방’을 구현하기 위한 다섯 가지 지침으로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한 튼튼한 국방태세 확립 ▲굳건하고 상호보완적인 한미동맹 발전 및 국방교류협력 증진 ▲국방개혁 강력 추진으로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하는 강군 건설 ▲투명하고 효율적인 국방운영체계 확립 ▲국민과 함께하고 신뢰받는 사기충천한 군 문화 정착 등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지금, 어느 때보다 강한 힘이 필요하다”며 “확고한 대비태세가 유지돼야 평화를 위한 우리 군의 노력도 결실을 거둘 수 있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이 지난 15일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GP를 폭파공법으로 철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이 지난 15일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GP를 폭파공법으로 철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 장관의 이같은 당부는 남북 긴장완화 조치에 따른 국방력 약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월 남북군사합의가 이뤄지자 각계에서는 북한 전력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군사력을 스스로 옭아매고 대비태세 약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한미연합군의 정찰·감시 활동을 제약해 수도권 방어태세에 구멍을 만들었고, 북한이 기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자산인 장사정포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지난 21일 국가안보 관련 토론회에서 “감시능력 약화로 유효한 정보생산이 곤란해져 도발·기습 허용, 즉각대응 곤란에 따른 아군의 대량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 아군이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정무적 판단 개입으로 대응 및 반격 자체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이밖에도 전방감시초소(GP) 철수는 유사시 즉응태세를 유지하는데 제약을 주고 전방에서의 근접항공지원 요청훈련, 연대단위 기동훈련, 포병사격 훈련 등이 제한되는 등 우리 군의 방어준비태세의 상향 조치들의 발목이 잡혔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이번 지휘서신을 하달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정 장관이 취임하신 지 두 달이 넘으셨다”며 “전반적으로 장관의 철학을 전달하는 입장에서 내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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