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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포스코의 성공 투자…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을 가다

로이힐(호주)=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입력 2018.11.26 14:00 수정 2018.11.26 19:25

‘로이힐 프로젝트’로 연간 1500만톤 철광석 확보

19일 로이힐 광산에서 포크레인이 트럭으로 채굴한 철광석을 옮기고 있다.ⓒ포스코 19일 로이힐 광산에서 포크레인이 트럭으로 채굴한 철광석을 옮기고 있다.ⓒ포스코


‘로이힐 프로젝트’로 연간 1500만톤 철광석 확보

포스코를 비롯한 세계 대다수 철강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 원료 수급’과 ‘원가 경쟁력’이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서호주 지역에 대규모 철광석 광산개발 사업인 로이힐(Roy Hill)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해 내년부터 연간 1500만톤의 철광석을 확보한다. 이는 포스코 연간 총 사용량의 26%에 해당하는 성공적인 투자 결과다.

지난 19~20일 호주 로이힐 본사와 광산을 방문해 철광석을 채굴하는 과정부터 344km에 이르는 전용철도를 통해 포트 헤들랜드에 상품화된 철광석이 선적되는 과정까지 살펴봤다.

광산 견학에 앞서 들린 오퍼레이션센터는 마치 SF영화속 한 장면을 옮겨놓은 듯 했다. 로이힐 광산에 설치된 40여대의 CCTV와 2대의 드론은 실시간으로 광산운영을 체크해 오퍼레이션센터로 보내졌다.

로이힐 오퍼레이션센터라고 불리는 본사는 서호주 퍼스에 위치해 있으며, 로이힐 광산은 퍼스에서 1200km 북쪽에 떨어진 필바라 지역에 위치해 있다. 오퍼레이션센터는 24시간 2교대로 운영되는데, 로이힐 광산 운영을 전반적으로 체크하고 광산의 여러 정보들을 모아 관리하는 본부 같은 곳이다.

19일 서호주 퍼스에 위치한 로이힐 오퍼레이션 센터 로비. 벽면에 설치된 LED화면이 다채롭게 변신하며, 로이힐에 온 포스코와 한국기자단을 환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19일 서호주 퍼스에 위치한 로이힐 오퍼레이션 센터 로비. 벽면에 설치된 LED화면이 다채롭게 변신하며, 로이힐에 온 포스코와 한국기자단을 환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서호주 퍼스에 위치한 로이힐 오퍼레이션 센터 사무실 전경. 직원들이 한쪽 벽면에 설치된 여러 대의 대형 화면에서 채굴된 철광석의 양과 포트헤들랜드로 보내지는 철광석 현황 등을 무인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로이힐 서호주 퍼스에 위치한 로이힐 오퍼레이션 센터 사무실 전경. 직원들이 한쪽 벽면에 설치된 여러 대의 대형 화면에서 채굴된 철광석의 양과 포트헤들랜드로 보내지는 철광석 현황 등을 무인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로이힐

로이힐 프로젝트의 성공이 의미하는 것은 포스코가 세계 메이저 철광석 공급업체들의 구매 의존도에서 벗어나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009년부터 로이힐 프로젝트 투자 검토를 진행했고 로이힐의 대주주인 핸콕(Hancock)사와 협상을 진행했다. 핸콕사는 호주 부호인 지나 라인하트가 소유하고 있는 자원 전문 지주회사다.

19일 로이힐 오퍼레이션센터에서 만난 한기호 포스코 서호주사무소장은 “로이힐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포스코가 지분투자하게 돼 시장에서 신뢰도를 얻었고 금융투자도 받을 수 있었다”며 “포스코도 로이힐에서 안정적으로 철광석을 공급 받으며 서로에게 윈윈(WIN-WIN)되는 사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뉴먼공항으로 가는 길 로이힐 광산이 있는 서호주 필바라 일대가 빨갛게 물들어 있다. ⓒ데일리안 19일 뉴먼공항으로 가는 길 로이힐 광산이 있는 서호주 필바라 일대가 빨갛게 물들어 있다. ⓒ데일리안

퍼스 로이힐 오퍼레이션센터에서 필바라 로이힐 광산으로 가는 길은 2시간의 비행과 차량을 포함해 약 4시간이 걸렸다. 필바라는 호주 철광석 매장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양질의 철광석이 보존돼 있다.

퍼스에서 필바라 이동을 위해 뉴먼공항으로 가는길, 비행기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자 땅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실제로 지나의 부친인 랭 핸콕 전 회장 역시 경비행기를 타고 지나가다가 이 빨갛게 물든 땅을 보고 필바라 광산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뉴먼공항에서 버스로 2시간을 달려 이날 저녁 필바라 로이힐 광산 빌리지에 도착했다. 빌리지는 광산에서 일하는 직원 1215명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광산의 직원들은 14일을 광산에서 일하고 12일은 집으로 돌아가 휴식한다.

20일 로이힐 광산에서 기차에 철광석을 선적하고 있다.ⓒ포스코 20일 로이힐 광산에서 기차에 철광석을 선적하고 있다.ⓒ포스코

로이힐 광산은 핸콕사가 70%, 포스코가 12.5%, 일본 마루베니상사가 15%를 투자했다. 매장량은 23억톤이며, 연 생산규모는 노천채광 5500만톤이다. 이중 포스코가 가져가는 철광석 양은 올해 1400만톤이며 내년부터는 1500만톤을 확보할 수 있다.

25~40도를 기록하는 광산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 쬐어 덥고 건조했다. 이 때문에 선크림과 모자 긴팔 긴바지로 무장한 것은 물론 광산 환경을 감안해 헬맷과 보호안경, 방진마스크까지 착용한 후 견학을 시작했다.

20일 로이힐 광산 어드민센터에서 광산 관계자들이 무인드릴이 철광석을 탐사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20일 로이힐 광산 어드민센터에서 광산 관계자들이 무인드릴이 철광석을 탐사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가장 먼저 오토노머스 드릴링 룸(Autonomous Drilling room)을 살폈다. 이곳은 철광석이 있는 곳을 무인드릴을 통해 탐사하고 90~100m의 땅을 파서 철광석을 확보하는 과정을 통제하는 어드민 센터다.

로이힐에서는 무인드릴 9대가 운영되고 있고 이 과정을 2교대로 하루 총 4명이 관리한다. 무인드릴이 분석하는 정보는 퍼스의 오퍼레이션센터에 자동으로 전달된다. 무인드릴은 2년전 도입돼 올해 9대가 모두 완전 자동화됐는데 이로 인해 생산능력은 10~14% 향상됐으며 인건비도 줄었다고 광산 관계자는 설명했다.

20일 로이힐 광산에서 분홍색 조끼와 헬맷, 방진마스크로 무장한 기자단이 철광석 운반에 사용되는 트럭을 살펴보고 있다. 이 트럭은 원격 조정되는 자율주행 무인트럭이며 무게는 300톤이다. ⓒ데일리안
20일 로이힐 광산에서 분홍색 조끼와 헬맷, 방진마스크로 무장한 기자단이 철광석 운반에 사용되는 트럭을 살펴보고 있다. 이 트럭은 원격 조정되는 자율주행 무인트럭이며 무게는 300톤이다. ⓒ데일리안

이렇게 채굴된 철광석은 잘게 부숴져 가공되지 않은 원광석을 쌓아놓는 곳인 ROM(Run of Mine)으로 모아진다. 총 3개의 ROM이 있는 이곳에서는 서로 다른 품질의 철광석을 쌓아놓고 각각 분류된 품질의 철광석을 적절히 섞어 로이힐 규격(62%)으로 맞춘다.

전 세계 철광석 표준 인덱스는 철 함유량 62%이며, 저품은 56~58%, 프리미엄은 64~65%가 포함된 것을 말한다. 그렉 로이힐 CFO는 “로이힐의 철광석은 인(P) 함유량이 0.1%보다 낮아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고 언급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고객사에 맞게 재단을 거친 철광석 상품들은 철도를 통해 포트헤들랜드 항만으로 옮겨진다. 로이힐 광산에서 포트헤들랜드까지 344km의 전용철도가 깔려있으며 포트헤들랜드 2개 항만에서 철광석을 세계에 나르고 있다.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철’은 이렇게 긴 여정을 거쳐 생산되고 옮겨져 우리의 삶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로이힐 분홍색기차가 철광석을 운반하고 있다. 핸콕재단이 유방암 환자를 위해 후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상징하는 분홍색이 기차, 모자, 조끼, 옷 등 로이힐 곳곳에 사용된다. ⓒ포스코
로이힐 분홍색기차가 철광석을 운반하고 있다. 핸콕재단이 유방암 환자를 위해 후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상징하는 분홍색이 기차, 모자, 조끼, 옷 등 로이힐 곳곳에 사용된다. ⓒ포스코

19일 로이힐 광산에서 포트헤들랜드로 가는 경비행기에서 바라본 포트헤들랜드 전경.ⓒ데일리안 19일 로이힐 광산에서 포트헤들랜드로 가는 경비행기에서 바라본 포트헤들랜드 전경.ⓒ데일리안

로이힐 프로젝트는 2015년 12월 첫 선적 이후 약 2년간의 양산노력을 통해 올해 4월 당초 목표했던 연간 55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그 결과 2016년 2400만톤, 2017년 4300만에서 올해 5200만톤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

철광석은 유연탄과 함께 쇳물을 만드는 원료로 제조원가의 60~70%에 달한다. 좋은 품질의 철광석을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하는 것은 철강회사의 원가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로이힐 광산견학에 동행한 포스코 홍보그룹장(상무)은 “로이힐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사 보다 한발 앞서나갈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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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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