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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팬티' 잘 팔리는데 법망은 아직…속옷업계 속앓이

손현진 기자 | 2018-11-21 06:00
'케미포비아' 힙 입어 일회용 생리용품 대안으로 각광
정부 관리 품목에 없어 '위생팬티'로 판매…시장 성장 걸림돌


생리팬티 판매가 늘고 있지만 제도 정비가 늦어져 국내 속옷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좋은사람들의 생리팬티 판매가 늘고 있지만 제도 정비가 늦어져 국내 속옷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좋은사람들의 '똑생팬티' 관련 이미지.ⓒ좋은사람들

일회용 생리용품의 대체품으로 꼽히는 생리팬티 판매가 늘고 있지만 제도 정비가 늦어져 국내 속옷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보건당국이 생리팬티 시판 허가에 속도를 높여야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회용 생리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케미포비아(화학성분에 대한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생리팬티가 대안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별도의 흡수체를 부착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입기만 하면 자체적으로 분비물을 흡수하는 팬티형 면 생리대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유해물질로 불거진 '생리대 파동' 이후 이같은 친환경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추세다.

국내 속옷업체들도 이같은 수요를 겨냥해 관련 상품을 잇따라 개발해냈다. 이랜드의 속옷 브랜드 헌트이너웨어의 '더데이 위생팬티', 국내 스타트업 단색의 '논샘팬티', J&J크리에이션의 '싸이클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2월 속옷 브랜드 좋은사람들이 선보인 '똑똑한 위생팬티(똑생팬티)'는 지난 6월 시즌2 제품이 나온 인기 상품이다. 첫 출시한 지 10일 만에 1차 물량이 완판돼 3차까지 리오더를 진행한 바 있고, 매달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데다 사용법이 쉬운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한 소비자는 "일반적인 면 생리대는 속옷에 잘 붙여도 이리저리 움직여 불편했는데 생리팬티는 그렇지 않다"며 "생리컵처럼 제대로 사용하기까지 적응기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부담감이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품목은 생리팬티라는 정확한 표현 대신 '위생팬티'라는 광범위한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다. 정부가 의약외품으로 관리하고 있는 품목에 생리팬티가 없어서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혈을 흡수하는 용도로 쓰이는 제품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는데, 생리팬티라는 명칭은 소비자들이 의약외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약사법상 허용된 품목은 '생리대', '탐폰', '생리컵' 등 3개 뿐이다.

속옷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위생팬티라는 대체 용어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방수 기능만 있는 일반 위생팬티와 구분되지도 않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업계 차원에서는 팝업 스토어 행사나 소셜미디어 콘텐츠로 제품 홍보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생리컵의 국내 수요가 지속 높아지자 식약처가 시판 허가를 검토했던 것처럼, 생리팬티 역시 허가 작업에 속도를 낼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말 생리컵 시판이 허용되자 이를 수입 및 제조 판매하려는 업체들의 허가 신청이 쇄도한 바 있다. 생리팬티도 시장 확대를 위해선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속옷업체 관계자는 "위생팬티라는 불분명한 명칭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알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명문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등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손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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