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이재명 부인"이란 경찰…'정치 공세'라는 李

경찰 "'혜경궁 김씨'=이재명 부인 김혜경씨"

이재명, 반박…"아내가 아니란 증거 넘친다"

경찰 "'혜경궁 김씨'=이재명 부인 김혜경씨"
이재명, 반박…"아내가 아니란 증거 넘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를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로 결론지은 데 대해 이 지시가 19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경기도청 신관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며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비슷한 것들을 몇 가지 끌어모아서 단정했다"며 경찰의 '증거'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저들의 저열한 정치 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보다도 더 도정에 더 집중해서 도정 성과로 그 저열한 정치 공세에 대해 답을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김 씨와 동일인이라고 판단한 것은 크게 세 지점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거주지·대학 전공·휴대전화 뒷자리·아이폰 교체시기까지 일치

우선 '성남 분당 거주 여성', 'S대 음대 출신', '아들 군 복무' 등이 일치한다는 점 등이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프로필에 자신을 이같이 설명했는데 이는 김 씨의 개인정보와 일치한다.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가 '44'이고 이메일 아이디도 비슷하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한 시점이 동일하다는 점도 또 다른 근거다.

경찰은 트위터 글 하단에 '안드로이드폰에서 작성된 글'이라고 적힌 부분이 2016년 7월 중순부턴 '아이폰에서 작성된 글'로 바뀌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같은 시기 분당 거주자 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이동통신사 고객 가운데 전화번호 끝자리가 '44'인 사람은 김씨가 유일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혜경궁김씨' 트윗 올리자마자 캡처한 김 씨

결정적인 증거는 김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인 카카오스토리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 이 지사 트위터에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는 점이다. 김 씨는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 40분 카카오스토리에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을 올렸다.

'혜경궁 김씨'는 그로부터 10분 뒤 같은 사진을 올렸고, 다시 10분이 지난 후 이 지사의 트위터에도 같은 사진이 올라왔다. 김 씨 변호인 나승철 변호사는 이에 대해 제3자가 김 씨의 카카오스토리에서 사진을 다운 받아 해당 트위터에 올렸을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가 2013년 5월 18일 트위터에 올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의 사진이 다음날 낮 12시 47분 '혜경궁 김씨' 트위터와 오후 1시 김 씨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것도 결정적인 증거라는 분석이다. 김 씨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진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서 캡처된 것으로, 캡처 시각은 혜경궁 김씨가 사진을 올린 시간인 '12시 47분'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카스(카카오스토리) 계정과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으면 트위터에 사진 올리고 그 트위터 사진을 캡처해 카스에 올리진 않는다. 바로 올리면 더 쉬운데 굳이 트위터의 사진을 캡처하겠느냐"며 "경찰의 수사내용을 보면 네티즌 수사대보다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트위터 본사에 확인? 그게 함정"

이 지사는 다만 김 씨의 휴대전화를 제출해 결백을 입증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엔 "지난 4월 3일 그 일이 있고 난 뒤 이상한 전화가 많이 와 정지시키고 2∼3주 후에 새로 휴대전화를 만들었다. (정지시킨 휴대전화는) 선거운동용으로 쓰다 지금은 없다"며 "초반 요청을 했으면 제출했을 텐데 7개월간 요청 안 하고 기소 송치를 결정한 뒤 변호사를 통해 제출 요청이 왔다. 저희도 당황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씨의 명의로 트위터 본사에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의엔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그 계정은 제 아내의 것이 아닌데 어떻게 물어보느냐. '그건 내 것이다'라고 인정하는 건데 사실상 함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