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첨단전술무기' 들고 나온 北, CSIS 보고서 의식했나

박진여 기자
입력 2018.11.16 10:56 수정 2018.11.16 11:11

침묵 유지하던 北, 대내 결속 다지기·대외 압박 전술 카드

무기공개로 위력감 조성하던 것과 대조…협상 수위조절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실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실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침묵 유지하던 北, 대내 결속 다지기·대외 압박 전술 카드
무기공개로 위력감 조성하던 것과 대조…협상 수위조절 분석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신형 첨단기술무기' 개발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돌연 신형무기 실험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 배경에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실험을 지도했다고 16일 전했다. 여기에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병철 전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동행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으시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하셨다"며 "우월하고도 위력한 설계상 지표들을 모두 만족시킨 최첨단 전술무기 시험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의 무기 실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것은 지난해 보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우리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노동계급이 나라의 방위력을 높이는 데서 또 하나 커다란 일을 해 놓았다"며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생전에 직접 종자를 잡아주시고 특별한 관심을 돌리시며 개발, 완성으로 걸음걸음 이끌어오시던 무기체계가 드디어 탄생했다"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공개했다 ⓒCSIS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공개했다 ⓒCSIS

그러면서 "오늘의 이 성과는 우리의 국방력에 대한 또 하나의 일대 과시로 되며 우리 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획기적인 전환"이라며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날 선전한 무기가 어떤 종류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과거 무기 실험 장면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위력감을 조성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대외 여론을 의식해 보도의 톤을 조절한 조치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핵·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가 아닌 전술무기를 공개한 것은 북미협상의 판을 깨지는 않되 대미 견제 성격으로 수위조절을 한 모습이다.

뚜렷한 성과가 없는 비핵화 협상에서 대내적으로는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한편, 대외적으로 압박 전술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최근 불거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삭간몰 미신고 미사일 기지' 보고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외부에서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문제제기가 대두되자 이를 의식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박진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