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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봉착한 삼성바이오…'글로벌 1위 CMO' 목표 미뤄지나

손현진 기자
입력 2018.11.16 06:00 수정 2018.11.16 06:08

증선위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맞다"…검찰 고발·대표 해임 권고 조치

리더십 위기에 사업 추진에도 먹구름…'2020년 글로벌 챔피언' 목표 어찌되나

증선위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맞다"…검찰 고발·대표 해임 권고 조치
리더십 위기에 사업 추진에도 먹구름…'2020년 글로벌 챔피언' 목표 어찌되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로 설립 7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자료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로 설립 7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자료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금융당국이 결정 내리면서 삼성바이오가 설립 7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그동안 '글로벌 1위 CMO 기업'을 목표로 추진해 온 사업 전략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오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삼성바이오의 회계위반 혐의에 관해 고의적인 분식회계라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 검찰 고발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삼성바이오 측은 행정소송을 내고 적법성을 입증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와 다수 전문가들의 감리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던 만큼, 지금까지의 회계처리가 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증선위의 검찰 고발로 15일부터 삼성바이오에 대한 주식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증권가 및 업계에서는 거래 정지 기간이 길어질 수는 있어도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게 점치고 있다. 앞서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실질심사를 받은 기업들 중에서도 상장폐지된 사례는 전무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러나 앞으로의 사업 확장세에는 여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상장폐지 리스크를 눈앞에 둔 가운데, 증선위가 김태한 대표이사 해임을 권고하면서 리더십의 향방까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는 2011년 설립 이래 약 7년 만에 3개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잇따라 건설하면서 세계 최대 수준인 36만리터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2020년까지 CMO(의약품 위탁생산) 분야의 글로벌 챔피언이 되겠다는 게 목표다. 작년부터는 의약품 위탁개발 사업까지 본격화하면서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처럼 삼성바이오가 단기간에 글로벌 수준의 생산기반을 갖춘 배경에는 김태한 대표의 추진력이 있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 대표는 삼성그룹 신사업추진팀장으로 활동하며 바이오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실행력이 강한 스타일로 알려진 그는 지난해 3월 세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중도하차하지 않는 한 그의 임기는 만 3년이 되는 2020년 3월까지다.

김 대표는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의약품 컨퍼런스 CPhI(Convention on Pharmaceutical Ingredients)에 작년에 이어 참석해 자사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공정 건설 및 운영 경쟁력으로 단기간에 세계 최고의 CMO 기업으로 거듭났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CMO, CDO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잇따라 열린 감리위원회 및 증선위 심의에 참석해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비롯한 회사 측의 입장을 소명하는 데 직접 나서기도 했다.

증선위는 김 대표의 해임을 권고했을 뿐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 삼성바이오는 조만간 주주총회를 열고 김 대표에 대한 해임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해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선 한국 기업들은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삼성바이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바이오기업 전반에 대한 글로벌 시장 내 인식이 악화될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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