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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 발언’ 선동열 자존심 긁었나

김평호 기자
입력 2018.11.15 08:21 수정 2018.11.15 08:22

긴급 기자회견 열고 사퇴 발표

“우승 어렵지 않았다” 말에 상처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국보투수는 결국 국가대표 감독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4일 오후 2시 30분 KBO 7층 기자회견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발표했다.

앞서 선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고도 환영 받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 전원 프로 선수를 발탁한 야구대표팀은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고, 무엇보다 오지환, 박해민 등 병역과 관련해 ‘무임승차’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큰 비난에 휩싸였다.

이후 선동열 감독은 청탁을 받고 오지환을 선발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시민단체에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 현직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는 최초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까지 했다.

특히 선 감독은 사퇴문에서 “우승이(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국회의원의 결정적인 말이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선동열 감독을 질의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봉이 얼마냐” “근무시간이 얼마나 되냐”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등의 발언으로 선 감독을 몰아세웠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동열 감독이 국정 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선수 선발 과정에서의 의구심을 해소할 것이라 기대했던 팬들은 야구에 무지한 손 의원의 상식 밖 질문에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기도 했다.

선 감독에게는 해당 발언이 비수로 꽂혔다. 금메달을 안기고도 환영 받지 못한 것도 서러울법한데 금메달을 당연시 여기는 풍조에 적지 않은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발언이 사퇴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선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문을 통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이었음에도 변변한 환영식조차 없었습니다. 금메달 세리머니 조차할 수 없었습니다. 금메달을 목에 걸수도 없었습니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데에 대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선수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감독. 사퇴는 겨우 남아 있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선 감독의 고심 끝 결정이 아니었을까.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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