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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투성이 북한…'묵비권' 일관하는 이유는?

이배운 기자
입력 2018.11.14 17:22 수정 2018.11.14 17:59

핵 프로그램 지속, 대남 갑질 논란에도 '침묵모드'

“의도적인 침묵으로 남남갈등 유도”…“주민 통제 일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핵 프로그램 지속, 대남 갑질 논란에도 '침묵모드'
“의도적인 침묵으로 남남갈등 유도”…“주민 통제 일환”


올해 남북화해 및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와중에도 북한의 화해 의지와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 정권의 '본심'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의구심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해명을 내놓거나 전후사정을 설명하려는 '성의'를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이후로도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 가동하고 있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신고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미사일기지가 최소 13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38노스’는 2일 북한 평산 지역 일대에 위치한 우라늄 추출 시설이 가동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고, 이외에도 방사성화학연구소 가동,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제조, 핵무기 은닉 시도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북한을 향한 불신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북한의 남북합의 준수 및 화해 의지를 의심케 하는 논란도 수차례 불거졌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냉면 목구멍’ 발언 등으로 우리 정부를 얕잡아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구설에 휘말렸다.

이외 북한 함정 NLL 불인정, 남북 고위급회담 일방 취소, 현송월 노쇼사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전날 열병식 단행 등 ‘갑질’을 벌이는 듯한 행태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이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국제사회는 북측의 의도를 두고 각종 추측과 해석을 제기한다. 그러나 문제의 당사자인 북한은 정작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이들 문제는 흐지부지 잊히고 잠재적인 갈등 촉발 요인으로 남겨지는 상황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키면서 ‘남남갈등’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하게 피력할 수단을 갖추고 있지만 침묵 전략을 통해 대북공조를 약화 시키고 핵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북한 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속내 해석을 둘러싼 국론 분열을 겪었고, 미국 정부와 수차례 엇박자를 드러내면서 한미공조에 균열이 넓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남 교수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자신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논란해소 및 관계개선에 나서야겠지만 북한은 ‘그쪽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이니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현 남북미 대화 상황이 알려지는 것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 대한 엄격한 통제 및 정보제한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사안들에 대해 대내외 적으로 당국의 입장을 표명하면 주민들이 정세를 파악하게 되고 이는 체제 균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남측 재벌 총수들이 평양에 와서 리선권 위원장과 식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주민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되는 사실”이라며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기지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보였다’ 등 최근 소식을 알려서도 안 되기 때문에 공식적인 반박보다는 당국자간 면담을 통해 입장 전달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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