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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나영 "늦은 복귀, 자신 있는 작품 선보이고파"

부수정 기자
입력 2018.11.14 09:33 수정 2018.11.18 08:13

영화 '뷰티풀 데이즈'서 엄마 역

6년 만에 스크린 복귀 '화제'

배우 이나영은 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 6년 만에 복귀했다.ⓒ이든나인 배우 이나영은 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 6년 만에 복귀했다.ⓒ이든나인

영화 '뷰티풀 데이즈'서 엄마 역
6년 만에 스크린 복귀 '화제'


배우 이나영(40)은 신비주의 배우로 꼽힌다. 작품 활동을 자주 하지 않아서 일까. 대중과의 친밀도도 높지 않다. 조용하고 새침데기일 것 같은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인터뷰서 만난 이나영은 이런 이미지를 확 깨부순 '사람'이었다. 여유도 있었고, 말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했다.

여전히 소녀 같은 그를 12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났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 홍보 인터뷰 때문이었다.

영화는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와 그런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이 16년 만에 재회하는 이야기를 통해 분단국가의 혼란과 상처를 희망의 메시지로 표현한다.

이나영은 엄청난 고통의 기억을 품고 있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삶의 여정을 지속하는 엄마 역할을 맡았다. '하울링'(2012) 이후 6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2015년 배우 원빈과의 결혼 이후 첫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노개런티 출연을 자처하기도 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스크린에 복귀한 이나영은 "남편 원빈과 작품을 얘기를 한다"고 했다.ⓒ이든나인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스크린에 복귀한 이나영은 "남편 원빈과 작품을 얘기를 한다"고 했다.ⓒ이든나인

영화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 단편 '히치하이커'와 다큐멘터리 '마담B' 등을 출품한 윤재호 감독의 첫 실사 장편영화로,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이다.

12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이나영은 "시나리오에 반했다"며 "지문도 없었고, 대사로 별로 없었지만 그냥 무언가 알 것 같았다. 시나리오도 쉽게 읽혔다"고 밝혔다.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의 생각이 궁금한 그는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봤다. 이후 확신이 들었다.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라는 믿음이 생겼다.

윤 감독은 이나영이 표현하는 캐릭터와 메시지가 전형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에게 출연 제안을 했다. 이나영이 출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이나영은 흔쾌히 수락했다.

이나영은 촌스럽고 수수한 10대 소녀소녀, 중국에서 술집을 다니는 도발적인 20대 여자, 한국에서 술집 마담이 된 30대 여인, 그리고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까지. 20여 년에 걸친 인물의 굴곡진 삶을 표현했다. 또 연변어, 중국어, 서울말 등을 구사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캐릭터는 이름이 없다.

"탈북을 위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인물이에요. 그 삶을 연기하려고 신경 썼죠. 30대 캐릭터는 이런 역사를 다 품은 거잖아요. 10대, 20대를 연기할 때보다 30대 시절을 연기하는 게 훨씬 더 어려웠어요. 고통을 겪은 여자가 아들을 만났을 때 어떤 마음이 들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최대한 누르며 연기했습니다. 시선에서 주는 힘에 집중했죠."

윤 감독은 실제 취재를 바탕으로 탈북 여성 이야기를 기획했다. 감독의 이야기를 많이 들은 이나영은 '찔레꽃'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캐릭터를 준비하기도 했다. 배우는 "고난을 겪은 인물들에게 처한 바닥의 삶을 담으려고 했다"며 "엄마가 그간 겪은 과정과 고난을 떠올리며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연기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과 감정이 너무 안타깝잖아요. 눈물을 뚝뚝 흘렸죠.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대사에도 펑펑 울었는데 꾹 참았어요."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스크린에 복귀한 이나영은 "꼭 하고 싶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다 보니 복귀가 늦었다"고 했다.ⓒ이든나인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스크린에 복귀한 이나영은 "꼭 하고 싶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다 보니 복귀가 늦었다"고 했다.ⓒ이든나인
아들 역을 맡은 장동윤과 호흡을 묻자 "반듯하고, 듬직한 배우"라며 "중국어도 자연스럽게 잘해서 놀랐다. 서로 의지하면서 연기했다. 다만 둘 다 감정 잡느라 바빠서 대화는 자주 못했다"고 웃었다.

오랜만에 작품으로 복귀한 그는 "내가 한 연기 중에 아쉬운 부분만 보인다"며 "현장은 긴장되는 곳이자, 희열을 느끼는 공간이다. 감정 잡기가 힘들어서 예전과 큰 차이점을 느낄 시간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1998년 청바지 광고 모델로 데뷔한 이나영은 인형 같은 외모로 사랑받았다. '후 아 유'(2002), '네 멋대로 해라'(2002), '영어 완전 정복'(2003), '아는 여자'(2004), '아일랜드'(200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도망자 Plan.B'(2010), '하울링'(2012) 등에 출연했다.

작품에 대한 갈망은 항상 있었다. 하고 싶은 작품을 꼭 만나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자신 있게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을 찾고 싶었어요. 시기를 나누는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겨서 더 좋은 작품을 찾고 있었습니다. 저를 기다리는 팬들에겐 너무 죄송스럽죠. 드라마를 하게 된 것도 영화 덕분이에요."

이나영은 지난 2015년 동료 원빈과 결혼식을 올린 후 그해 12월 득남했다. 원빈 이나영 부부의 결혼생활을 궁금해하는 대중도 많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 나온 이나영은 "촬영장은 긴장과 희열의 공간"이라고 했다.ⓒ이든나인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 나온 이나영은 "촬영장은 긴장과 희열의 공간"이라고 했다.ⓒ이든나인

이나영은 "여느 가족과 똑같다"며 "원빈이 아기 띠를 메기도 한다. 다른 가족과 특별히 다른 게 없다"고 웃었다.

아이에 대해선 "아이 얼굴이 시간이 흐를 때마다 변한다고 하더라"며 "엄마 반, 아빠 반 닮은 듯하다"고 했다.

원빈과 이나영은 강원도 정선에서 밀밭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스몰 웨딩은 예전부터 생각했던 방식이다. 화제가 돼서 민망하단다.

남편 원빈은 아내를 위해 응원도 한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원빈의 차기작을 바라는 팬들도 많다. "저희가 좀 느리죠? 하하. 장르적인 부분보다 '휴머니즘'을 표현하고 싶은 것 같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차기작은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다. 이종석과 호흡한다. 이나영은 "오랜만에 밝은 캐릭터라 긴장된다"며 "요즘 화질이 좋아진 것도 걱정"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종석 씨가 저의 팬이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하하. 실망시키지 말아야 할 텐데. 오랜만에 보여드리는 만큼 재밌는 작품이 나왔으면 합니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는 그는 "다음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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