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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전대통령 구속 만기는 2019년 2월 16일…석방 후 충실한 심리하라

서정욱 변호사 | 2018-11-11 07:00
<서정욱의 전복후계> 법취지 보면 3차갱신 불가
도주 우려 없을 듯…2차례까지만 갱신 허용해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연장 심리를 마치고 호송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연장 심리를 마치고 호송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부분의 언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고심 구속 만기를 2019년 4월 16일로 보도하고 있다. 10월 16일 1차로 구속기간이 2개월 연장되었는데 상고심의 경우 2개월씩 3차례 구속기간 갱신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 보도는 형사소송법 제92조의 규정과 판례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한 오류다. 먼저 규정을 직접 보자.

제92조(구속기간과 갱신) ①구속기간은 2개월로 한다. ②제1항에도 불구하고 특히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2차에 한하여 결정으로 갱신할 수 있다. 다만, 상소심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의 조사, 상소이유를 보충하는 서면의 제출 등으로 추가 심리가 필요한 부득이한 경우에는 3차에 한하여 갱신할 수 있다.  <개정 2007. 6. 1.>

위 규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 법은 상소심에서 무조건 3차에 걸쳐 갱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의 조사, 상소이유를 보충하는 서면의 제출 등으로 추가 심리가 필요한 부득이한 경우'에만 갱신할 수 있다.

위 단서는 2007년에 신설되었기 때문에 과거에는 상소심의 경우 구속기간은 2차례밖에 갱신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심리기간을 짧게 하면 졸속재판 등 오히려 피고인의 이익에 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위 단서를 추가했다.

그렇다면 위 단서는 당연히 검사만이 상소한 경우나, 아니면 피고인이 상소했더라도 새로운 증거조사 신청이 없거나 상소이유 보충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당연히 적용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한편 구속기간 제한 취지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일관되게 "미결구금의 부당한 장기화로 인해 피고인의 신체적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헌재도 "피고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가 피고인이 석방될 경우 재판 출석 불투명, 재판지연, 증거인멸 우려보다 우선한다"고 판시하고 있다(2001. 6. 28. 선고 99헌가14 결정).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공판일인 지난 4월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1심 선고 생중계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공판일인 지난 4월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1심 선고 생중계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러한 판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만약 피고인의 이익이 아니라 법원의 심리 편의나 검사의 증거조사 필요를 위해 구속기간을 연장한다면 부당하게 피고인의 인권을 침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법규정과 입법취지에 비추어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살펴보자.

박 전 대통령의 경우 1심에서 부당한 구속기간 연장에 불복해 재판을 보이콧한 후 일체 항소나 상고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증거조사를 신청하거나, 상소이유를 보충하는 서면의 제출 등도 일체 없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3차 구속기간 갱신은 하등의 근거가 없는 것이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면 미국은 재판단계에서 구속기간 제한이 없고, 일본도 중범죄의 경우 제한 없이 재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 미결구금을 막기 위해 엄연히 구속기간 제한 규정이 있으며, 1998년 법원이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지만 헌재는 "기간이 지나면 풀어주고 재판하라"며 합헌결정했으며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면 법을 개정할 일"이라고 판시했다.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의 경우도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오로지 법에 따라 구속기간 제한 규정이 적용되어야 하며, 그 기간은 제92조 2항 단서의 적용이 안 되므로 당연히 2차례만 갱신이 허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에서 병원진료를 마친 후 구치소로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에서 병원진료를 마친 후 구치소로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과거 1심에서 검찰이 6개월 기간 만료 후 법원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하면서 든 이유는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수사과정에서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으며, 석방될 경우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법원의 경우 이미 증거조사가 모두 끝났고, 박 전 대통령이 아예 재판을 보이콧하고 있기 때문에 인멸할 증거가 전혀 없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이 도주우려가 없다는 것도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대법원은 여론과 정권의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의 법철학자 예링은 "저울이 없는 칼은 사실 그대로 폭력이고, 칼이 없는 저울은 법의 무기력"이라고 갈파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광장의 촛불에 불타버린 죽은 법치에 의한 것으로 '사실 그대로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 동서와 고금을 통틀어 직접 한 푼도 받지 않은 국가의 최고지도자가 징역 33년을 받은 예가 전무후무(前無後無)하기 때문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이라도 대법원은 구속기간에 쫓겨 헌재처럼 졸속심리를 할 것이 아니라 일단 석방 후 충분한 심리를 통해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판결을 하여야 한다.

이것만이 '판결의 권위’와 '법의 지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사법부의 대위기를 조금이나마 수습해 법치 수호의 최후 보루로서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글/서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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