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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아니고 복당파도 아니다"?…나경원, 원내대표 나서나

정도원 기자
입력 2018.11.12 00:00 수정 2018.11.12 05:56

"친박과 복당파는 출마하지 말아야" 여건 조성

"朴, 평생 감옥 갈 죄냐" 친박과 '거리 줄이기'

잔류파·복당파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가 관건

"친박과 복당파는 출마하지 말아야" 여건 조성
잔류파 의원들, 나경원 접촉… 본인은 숙고 중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 이른바 잔류파의 원내대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유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 이른바 잔류파의 원내대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유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의 4선 중진 나경원 의원이 이른바 '잔류파'의 원내대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1일 한국당 의원들에 따르면 '통합과 전진' 등 잔류파 주축의 의원 모임은 최근 수 차례 회동을 가진 결과, 친박 색채가 강한 후보로는 복당파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나경원 의원을 잔류파 원내대표 후보로 염두에 두고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과 전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친박 색깔이 강한 홍문종 의원이 나섰다가 1차 투표에서 완패했던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의원들이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과 나경원 의원을 접촉한 게 사실"이라며 "심재철 부의장이 당권 도전 의지를 굳히면서, 나경원 의원에게로 뜻이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출마 요청을 받은 나 의원은 숙고 중이다. 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아직 마음을 굳힌 것은 아니다"라며 "(원내대표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보도는 조금 앞서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20대 국회 들어 이미 두 차례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다가 쓴잔을 마셨던 아픔이 있다. 2016년 첫 원내대표 경선에서 정진석 의원과 겨뤄 분패했다. 이후 정진석 원내대표의 중도 사퇴로 치러진 그해 겨울 경선에서 정우택 의원과 겨뤄 불과 7표차로 또 석패했다.

정치적 내상을 입은 나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정책위의장 제안조차 고사한 채, 이주영·한선교·조경태 의원의 후보단일화를 거중조정(居中調停)했다. 사심없는 노력에 동료 의원들의 신망을 적잖이 회복했지만, 이번에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면 반드시 당선이 돼야만 하는 입장이다.

최병길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5일 "12월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과 복당파는 출마하지 않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고 염치"라고 일갈함에 따라, 친박도 복당파도 아닌 나 의원에게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내대표 경선 대신 전당대회에 도전하면, 집단지도체제로 개편될 경우 최소한 최고위원으로 지도부 입성은 '따놓은 당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부 중진의원들은 전당대회 도전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하는 대목이다.

"朴, 평생 감옥 갈 죄냐" 친박과 '거리 줄이기'
유기준과 회동 가졌지만 일단 합의점 못 찾아


내달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잔류파 대표선수는 나경원 의원과 유기준 의원 간의 정치적 조정이 관건이라는 말이 나온다. 발언하는 나경원 의원 곁에 유기준 의원이 있는 가운데, 정우택 의원이 건너편에서 이 둘을 바라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달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잔류파 대표선수는 나경원 의원과 유기준 의원 간의 정치적 조정이 관건이라는 말이 나온다. 발언하는 나경원 의원 곁에 유기준 의원이 있는 가운데, 정우택 의원이 건너편에서 이 둘을 바라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따라서 나 의원은 ▲복당파가 후보단일화 없이 개별 출마하는 한편 ▲잔류파는 본인으로 후보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두 가지 '승리 방정식'을 염두에 두고, 양측의 기류를 지켜보며 행보를 최종 결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통합과 전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최소한 다음 주까지는 (나 의원의) 출마 여부가 결정돼야, 그 다음에 후보단일화를 향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9일 윤상현 의원이 주관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한민국 바로살리기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평생을 감옥에 갈 정도로 잘못을 했느냐"며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거기에 공감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잔류파의 주축인 옛 친박계와의 정치적 거리를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잔류파 4선 중진으로, 나 의원과 함께 '보수의 미래' 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지만 포럼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유기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의지가 강력한 관계로 정치적 조정이 관건이다.

유기준 의원과 나경원 의원은 서울법대 선후배로, 17대 국회 등원 동기이며 남녀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보수의 미래' 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등 여러 여건을 들어 후보단일화를 낙관하는 기류도 있다.

잔류파의 또다른 4선 중진이며 '보수의 미래' 포럼 고문인 정우택 의원은 최근 주변에 "39세 때 사무관을 던지고 황야로 나서던 심정으로 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적극 중재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두 의원은 이날 오찬을 함께 하며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출마를 나누어 '역할분담'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잔류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두 분 다 '양보'를 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는 단일화가 된다면 자신으로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잔류파로 묶여 있기는 하지만 원래는 친박과 비박으로 정치를 해온 '결'이 다르다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우려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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