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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신문 "우리식대로 살아나가자"…핵협상 장기화 준비?

이배운 기자
입력 2018.11.09 09:37 수정 2018.11.09 10:08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속에서도 인민의 투쟁에 국제사회가 경탄”

대북제재에 주민 불만 ‘부글부글’… 사상단속·결속력 다지기 주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9일자 1면에  ‘《우리식대로 살아나가자!》 이 구호를 더 높이 추켜들고 사회주의강국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9일자 1면에 ‘《우리식대로 살아나가자!》 이 구호를 더 높이 추켜들고 사회주의강국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노동신문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속에서도 인민의 투쟁에 국제사회가 경탄”
대북제재에 주민 불만 ‘부글부글’… 사상단속·결속력 다지기 주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유례없는 가혹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는 주체조선에 세계가 경탄하고 있다”며 ‘자력갱생’ 구호를 거듭 강조했다.

지난 8일 예정돼있던 북미고위급회담이 취소되는 등 핵협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주민 결속 다지기 및 사상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9일 1면의 절반을 할애해 ‘《우리식대로 살아나가자!》 이 구호를 더 높이 추켜들고 사회주의강국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우리 당과 인민은 제국주의자들의 압력 속에서도 자주·자립·자위의 혁명로선을 철저히 구현해왔다”며 “남들이 수정주의 바람에 현혹돼 혁명을 망쳐먹을 때도 끄떡없이 오늘도 자기의 신념에 따라 사회주의기치를 높이 들고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지금 제국주의자들이 떠드는 세계화의 흐름에 말려들어 수많은 민족들의 문화와 풍습 언어까지 이질화되고 있다”며 “외세가 관을 치고 민족성이 유린 말살됨으로서 조국도 민족도 모르는 사람들이 범람하고 약소민족들은 지구상에서 점차 사멸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은 제국주의자들의 끈질긴 제재봉쇄 책동도 교활한 심리 모략전도 절대로 통할 수 없다”며 “우리식대로 살아나간다는 김일성-김정일 주의는 자주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혁명사상이며 유일한 지침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노동신문 논평 면에는 ‘자력갱생으로 영원히 승리떨쳐갈 것이다’는 제목의 논평이 게재됐다.

논평은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속에서도 경제건설 대진군을 힘차게 벌리는 우리 인민의 투쟁 모습에 국제사회가 경탄하고 있다”며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정신은 이 땅에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국가를 일떠세운 위대한 변혁의 힘이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흰색 티셔츠에 밀짚모자의 소탈한 차림으로 금산포 젓갈가공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흰색 티셔츠에 밀짚모자의 소탈한 차림으로 금산포 젓갈가공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핵협상 테이블에 나서고 경제 시찰 강행군을 지속하는 것은 주민들의 누적된 불만에 위기감을 느낀 탓이라고 분석한다. 오랜 대북제재로 주민들이 생활고와 고립감에 시달리자 곧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북돋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신문이 연이어 자력갱생 및 사회주의사상을 강조하는 것도 주민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한편, 개혁개방 분위기 확산에 따른 내부동요를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권혁철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과거 리비아, 이란 등 핵을 보유하고 있던 국가들이 비핵화에 나선 것은 경제문제가 안보문제를 능가한 탓”이라며 “내부로부터의 위협이 정권생존 문제에 더 치명적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논의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대북제재 국면이 길어지는 것도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선 대북제재 완화 요구에 단호하게 선을 그으면서도 “급할 것이 없다”며 핵협상 장기화를 예고하는 상황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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