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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능능 “뮤지컬 회당 5000만 원, 문제없지만…”

이혜진 에디터
입력 2018.10.30 11:09 수정 2018.10.30 11:11

[인터뷰]뮤지컬 리뷰 유튜버 능능

유튜브에서 뮤지컬 리뷰 전문 채널을 운영 중인 ‘능능(박선영)’이 충무아트홀에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유튜브에서 뮤지컬 리뷰 전문 채널을 운영 중인 ‘능능(박선영)’이 충무아트홀에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인기 뮤지컬 배우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특A급’ 배우들의 출연료는 회당 5000만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뮤지컬계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앙상블(코러스 배우)들의 출연료는 낮다는 점. 심지어 몇몇 배우들은 출연료를 받지 못하고 무대를 보이콧해 공연이 취소된 적도 있다. 티켓 값도 올라 이는 고스란히 관객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코러스 배우 처우 개선해야…한 작품만 20번 봐”

뮤지컬 리뷰 유튜버 ‘능능(박선영)’을 인터뷰한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의 입구. 소셜콘치 뮤지컬 리뷰 유튜버 ‘능능(박선영)’을 인터뷰한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의 입구. 소셜콘치

최근 충무아트홀에서 '뮤지컬 리뷰' 유튜버 능능(24‧본명 박선영)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그 분들은 자신들의 능력으로 저 같은 뮤지컬 팬들에게 신뢰를 쌓은 사람들”이라며 “그런 출연료를 받는게 과연 문제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특A급으로 분류되는) 배우 박은태 씨는 과거 뮤지컬 ‘라이언킹’에서 ‘코뿔소 앞다리’ 역으로 출연해 오늘날에 이르렀다”면서도 “앙상블의 처우는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참고로 미국 뮤지컬계는 배우들의 출연료 하한가를 정해 앙상블을 보호하고 있다.

‘회전문 관람(같은 뮤지컬을 여러 번 보는 행위)’이 공연제작사의 상술에 넘어가거나 지나친 팬덤 현상에 따른 중독 증세 아니냐는 지적엔 “(작품을) 처음 볼 땐 주연 배우만 보다가 두 번째 볼 땐 앙상블(단역 배우), 세 번째 볼 땐 무대 전체를 본다”며 “그런 식으로 ‘팬텀’이라는 작품을 20번 정도 봤다. 그동안 뮤지컬을 본 횟수를 더하면 150번 정도”라고 밝혔다.

“뮤지컬에만 돈 많이 쓴다…무대 서기 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어”

유튜브에서 뮤지컬 리뷰 전문 채널을 운영 중인 ‘능능(박선영)’이 충무아트홀 건물 밖에서 뮤지컬 리플릿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가 왼손에 쥔 것은 그가 20번씩 반복해 봤다는 뮤지컬 ‘팬텀’의 리플릿이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유튜브에서 뮤지컬 리뷰 전문 채널을 운영 중인 ‘능능(박선영)’이 충무아트홀 건물 밖에서 뮤지컬 리플릿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가 왼손에 쥔 것은 그가 20번씩 반복해 봤다는 뮤지컬 ‘팬텀’의 리플릿이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통상 뮤지컬 티켓 값은 6만원~15만원. 광고가 주 수입원인 그는 편당 30만원~500만원의 개런티를 받고 있다. “4년 전인 스무살, 강원도에서 상경해 지금껏 내 힘으로만 살았다”고 밝힌 그에게 경제적 어려움은 없을까.

그는 “할인 제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티네(matinée‧평일 낮 공연)’를 애용하고 있다”며 “뮤지컬 빼면 큰돈 들어갈 게 없다. 옷이나 화장품에도 별로 관심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처럼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지난 4년 동안 50여 편의 광고에 출연하며 돈을 벌어왔다.

꿈은 원래 가수였다. 그래서인지 리뷰 영상 중간에 부르는 노래 실력은 꽤 수준급이다. 어릴 땐 실용음악, 최근엔 연기 레슨을 받은 그가 왜 배우 경력을 뮤지컬이 아닌 독립영화 주연으로만 두 차례 쌓았는지 궁금했다. ‘코뿔소 앞다리’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그는 “앙상블도 노래와 연기를 엄청 잘해야 한다”며 “완벽하게 준비된 다음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중한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여성 구독자 더 많아…공감가는 댓글 보면 고마워”

뮤지컬 리뷰 유튜버 ‘능능(박선영)’이 충무아트홀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뮤지컬 리뷰 유튜버 ‘능능(박선영)’이 충무아트홀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그의 신중함은 유튜브 리뷰 영상에서도 보인다. 다른 유튜버들처럼 자유분방한 느낌으로 소통하기보다 아나운서같은 말투로 필요한 말만 가려 하기 때문.

이에 대해 “대본까진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일정한 틀을 갖고 말한다”며 “처음엔 작품의 줄거리를 소개하다가 그 작품이 좋은 이유에 대해 말한다. 그러다가 무대와 배우에 대해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유튜브 구독자들은 여성들이 더 많다. 보통 외모가 예쁜 유튜버들의 구독자 성비가 남성 에 쏠리는 것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다.

그는 “뮤지컬 팬 중 여자가 더 많아서 그런 것 같다”며 “제 리뷰 영상에 댓글로 자신의 리뷰를 남기는 분이 있는데 글을 읽노라면 마치 저를 보는 듯하다. 제가 뮤지컬을 보고, 말하길 좋아하는데 그런 댓글을 보면 공감도 되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뮤지컬이 여성 다루는 방식 변화 중…주체적 여성 연기하고 싶어”

뮤지컬 리뷰 유튜버 ‘능능(박선영)’이 충무아트홀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뮤지컬 리뷰 유튜버 ‘능능(박선영)’이 충무아트홀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최근 젠더 이슈가 일으킨 무대 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뮤지컬이 여자를 다루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며 “예를 들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수 년 동안 논란이었던 집단 강간 씬을 올해 삭제했다. 여성 관객들의 의견을 예전보다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작품은 일부 뮤지컬 팬들로부터 ‘강간을 통해 여성의 고통을 전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의 꿈은 뮤지컬에 대한 편견을 깨고 배우로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는 “유튜버로서 뮤지컬에 진입장벽을 느끼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싶고, 배우로서 지금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어떤 남자의 누군가’가 아닌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소셜콘치 기자 (ktwsc28@socialco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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