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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공중훈련 유예, 미국이 적극적 '왜?'

이배운 기자 | 2018-10-22 13:41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지난 19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5차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지난 19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5차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

北 전략무기 전개 과민반응…중간선거 앞두고 북미관계 급랭사태 방지
‘비용 안내면 전략자산 안온다’…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압박?


미국 군사당국이 오는 12월 실시될 예정이었던 한미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유예를 먼저 제안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싱가포르에서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계기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한미 국방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이 이어지도록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훈련 유예를 먼저 제안한 것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다.

올해 대북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먼저 제안한 것은 통상 우리 정부였다. 반면에 이번 훈련 유예에 미국 측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북미관계 관리, 북미 고위급협상 지렛대 확보, 한미방위비 분담금 협상 압박 등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전략무기 초음속 폭격기 ‘B-1B 랜서’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지난해 8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미국의 전략무기 초음속 폭격기 ‘B-1B 랜서’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지난해 8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5월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 개최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예정돼있던 남북고위급회담 취소를 선언하고 북미정상회담 결렬 가능성을 거론한 적 있다.

이같은 전례에 비춰 '비질런트 에이스'가 예정대로 실시 될 시 남북미 대화분위기는 또다시 급랭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내달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미관계 회복을 최대의 외교성과로 선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악영향을 미친다.

북한이 특히 '비질런트 에이스'에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이유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 'F-22' 스텔스전투기와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되기 때문이다.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꼽히는 F-22는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 중 하나로, 최고속력 마하 2.5로 비행하며 작전반경은 2177km에 달한다. 적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첨단 스텔스 기능을 갖춰 북한의 레이더망을 뚫고 핵·미사일 기지 등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52는 최대 32톤의 폭탄을 싣고도 6400km 이상의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최대 상승고도는 약 16.8km로 고고도 침투해 다량의 폭탄 투하로 북한 전역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고 핵 미사일 탑재도 가능하다.

북한의 낙후된 레이더 시스템으로는 B-52와 F-22를 공습 전에 감지해 내는 것이 불가능하며, 마땅한 요격 수단도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북한군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강한 공포심을 일으켜 이들 무기의 등장 자체로 김정은 체제를 흔든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데일리안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데일리안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대화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북한에 성의를 표시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북제재 완화, 종전선언 합의 등 북한에 내줄만한 협상용 카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연합훈련 유예는 정치적 부담이 비교적 적고 상황에 따라 손쉽게 재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북미 고위급 회담 및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될 수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북한의 카운터파트 사이의 고위급회담이 앞으로 열흘 정도 뒤에 여기(워싱턴)에서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측 카운터파트너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거론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아무런 협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미 간 '빅딜'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우리측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이고 이것은 엄청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비용을 이유로 연합훈련 중단에 이어 향후 주한미군도 철수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흘려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을 보다 높게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측은 협상 테이블에서 항공모함, 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자산들의 한반도 전개 비용도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방위비 분담 협정 자체가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에 관한 것인 만큼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강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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