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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전망치 잇따라 하향...암운 드리워진 국내 경제

이홍석 기자
입력 2018.10.19 06:00 수정 2018.10.19 06:08

한은·한경연, 2.7%로 나란히 낮춰...IMF·OECD도 하향 조정

기업 체감경기 더 안 좋아...규제 개혁·제도 개선 시급 지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경제 성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사진은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만의 모습.ⓒ연합뉴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경제 성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사진은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만의 모습.ⓒ연합뉴스
한은·한경연, 2.7%로 나란히 낮춰...IMF·OECD도 하향 조정
기업 체감경기 더 안 좋아...규제 개혁·제도 개선 시급 지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경제 성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정부가 정책적 노력을 통해 당초 목표했던 성장을 달성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악화되고 있어 한풀 꺾인 성장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나란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낮췄다. 이는 기존 전망치(2.9%·2.8%)에서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은은 지난 1월과 4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해오다 지난 7월 2.9%로 0.1%포인트 낮춘데 이어 이번에는 0.2%포인트를 떨어뜨린 것이다. 투자와 고용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수치를 계속 낮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연도 같은날 3분기 경제동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설비·건설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2.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마찰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주요품목에 대한 수요확대에 힘입어 수출은 호조세를 지속하겠지만 수입가격 증가로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기관의 전망대로면 올해 한국 경제는 지난 2012년(2.3%)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도 연이어 전망치를 낮췄다. IMF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월)에서 2.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OECD도 지난 5월(3%) 수치에 비해 0.3%포인트 낮은 2.7%를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통상 시장에서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 중심의 자본 유출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양 기관은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2.6%와 2.8%로 제시해 기존보다 0.3% 포인트와 0.2%포인트 낮추는 등 우리 경제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또 정부(기획재정부·2.9%)와 한국개발연구원(KDI·2.9%) 등도 당초 목표치 3%에 밑도는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올해 수치는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투자와 고용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투자와 고용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이러한 전망치 하향 조정은 최근 기업들의 체감 경기와도 맥이 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두운 기저에는 투자 저조와 고용 부진이 깔려 있는데 이는 결국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는 75로 3분기보다 12포인트나 하락했다. 또 응답기업의 72.5%는 최근 우리 경제가 ‘중장기 하향세에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 여력 약화로 인한 내수 부진과 무역 분쟁으로 인한 수출 타격 등 기업들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법인세 인상을 비롯, 주 52시간제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각종 제도들이 기업들의 숨을 옥죄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규제 개혁은 미미한 상황이라는 게 재계의 인식이다.

이로 인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하기보다는 일단 보유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경제의 활력이 잃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유보금 증가에도 소비와 고용 등 각종 지표들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각종 지표로 나오는 수치보다도 더 안 좋다”며 “정부도 소득주도 성장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규제개혁과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기업들이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투자와 고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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